MBTI 유행, '다름'을 배우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던가. 사실은 남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세상인 듯하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MBTI 성격유형 검사가 이를 방증한다. MBTI는 사람 성격을 4가지 기준에 따라 16가지 유형으로 나눈 검사를 말한다. 

MBTI 성격 검사의 16가지 유형

MBTI 유형은 ‘내’가 누군지 알 수 있다. 결과지를 보며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고 알게 된다. ‘아, 내가 외향적인 사람이구나’ ‘아 나는 계획적이기 보다는 즉흥적인 사람이구나’.

심리 전문가들은 MBTI 대유행을 우려한다. 심리학 검사에서 사용되는 전문성 있는 검사가 아니라고. 혹은 너무 맹신하지 말라고. 물론, 이를 맹신하고 내 유형과 맞지 않는 MBTI 유형의 사람을 배척하는 것은 문제다. 

그러나 우리는 MBTI를 통해 남과 ‘다름’을 배운다. 감정적 판단능력(F)이 높은 사람은 사고적 판단능력(T)이 높은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때, 왜 공감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아, 나랑은 발달한 판단능력이 다르니 이렇게 받아들이는구나. 이 사람은 본인의 성향에 맞게 내 말을 잘 들어주고 있는 거구나.’ 하고.

이렇게 바라보니 MBTI 유행은 바쁜 현대사회의 초상이 아닐까. 한 길 사람 속을 알기 위해 우리는 오랜 시간 사람을 지켜보아야 했다. 이제는 MBTI 유형으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대략적으로는 알 수 있게 됐다. 기업들의 MBTI 마케팅에서도 빠지지 않는 것이 나와 잘 맞는 유형을 알려주는 것이다. MBTI별 연애유형이나 여행지 추천 검사결과에서 빠지지 않는 항목은 나와 잘 맞는 유형, 상극인 유형이다. 

MBTI를 이용한 마케팅 검사. 검사 결과에는 꼭 '전생의 웬수'처럼 나와 상극인 유형이 나온다.

무엇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과유불급이다. 심리전문가의 말대로 MBTI를 맹신하지 말고 ‘참고’만 하는 것이 필요하다. MBTI 유형도 나이를 먹으면서 혹은 지금 내가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리 나올 때도 있다. 

MBTI를 통해 내 소개를 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ESFJ. 철저한 계획주의자와 외향형 ‘인싸’입니다. 잘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