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떼구르르꺄르르 Aug 30. 2023

아무거나 찾고 싶어 떠난 여행

무엇인가를 잔뜩 찾아 돌아오다


조혈모세포협회에서 정밀 유전자검사 결과 연락을 받은 날이었다. "맞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아쉬움보다 해방감이 컸다. 왜냐하면 여행을 가야 되니까. 그때만해도 조혈모세포 기증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몰라 방학을 모조리 저당 잡혀 있었다. 좋은 마음에서 시작된 거지만 이것저것 걸리는 것이 많았다. 그래서 더 그랬나.


막연히 가고 싶었던 미국은 일정과 가격이 아무래도 아쉬웠다. 그 가격으로 1주만 다녀온다는 건 아까웠다. 그러던 차에 유투버 언니네 영상관의 몽골 캠핑영상 시리즈를 보게 되었다. "저곳이다." 그 느낌이 왔다.


동행을 구해야 한다는 정보를 얻고, 제일 처음 들어간 오픈카톡방. 날짜가 맞아서 그냥 바로 항공권을 샀다. 더 따져보지도 않고 "이곳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여행을 간다"는 그 자체였다. 어디인지 누구랑 가는지는 눈에 별로 들어오지 않았다. 눈에 담을 시간과 여유도 없었다. (기말고사, 프로젝트, 세미나 준비 등등) 그냥 이 고비가 끝나면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는 그것 하나로 버텼다.


그냥 여행이기만 하면 되는 여행. 뭔진 모르겠지만 아무거나 보고 아무거나 먹으면 돼.


이 여행은 어떻게 되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