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의 즐거움 - 몽골 별 헌팅
쏟아지는 별을 즐겨본 적 있나요?
몽골여행에 내가 유입된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별이다. 쏟아지는 별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현혹되었다.
첫날은 실패였다. 날이 흐렸다. 게다가 새벽비행의 영향으로 너무나도 피곤했다. 몽골 보드카까지. 날이 아니었다.
두 번째 밤은 달이 복병이었다.
월몰 시간을 확인한 후, 몽골여행을 위해 새로 산 S23을 세팅했다. 처음으로 천체사진모드로 찍어본 사진이다.
달이 완전히 넘어가지 않아서 반대쪽 하늘만 찍었다. 새벽 3시에나 나와야 제대로 된 별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날 고비사막으로 넘어갔을 때 다시 시도했다.
유난히 추웠는데 천체서진 한 장 찍는데 최소 4분이 걸리기 때문에 4분 동안 앉아서 은하수를 감상했다. 달이 완전히 넘어가니 정말 가릴 것 하나 없는 깨끗한 별들의 모습이 하늘 가득 펼쳐졌다.
세팅하는데 시간이 또 오래 걸려서 이윽고 해가 밝아왔다. 내일 또 도전할 거다.
고비지역에서 이틀을 있었기 때문에 은하수 방향과 세팅값을 그대로 알고 있어서 다음날은 좀 더 수월했다.
그다음 숙소로 이동했는데 이날은 정말 마지막날이었다.
아예 누워서 하늘을 쳐다봤다. 1~2분마다 혜성이 유영했다. 한쪽 끝에서 한쪽 끝까지 시선을 따라가면, 또 다른 혜성이 궤도를 그리고 있었다.
고요함 속에 흥미진진함을 느낀다면 말이 될까? 그런데 나는 그랬다.
왜 윤하가 우주를 노래했는지, 왜 우리는 푸른 점에 살아가는 한낱 먼지 같은 존재인지. 별을 보고 있자니 세계관이 확장되고, 이로 인해 해방감, 무한함을 느끼게 되었다.
또 별을 보러 가고 싶다. 고요함 속에서 그 해방감을 다시, 또 느껴보고 싶다.
사진을 보며 그 순간을 추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