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
이번이 세 번째 심리상담.
첫 해에는 5회, 둘째 해에 7회, 이번 해에 7회
심리상담 선생님과의 인연도 꽤 되었네
우연코 신청한 심리상담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
중간에 집단상담 수업인 자기사랑 클래스까지 했으니
참 많은 시간을 함께 해왔네
처음에는 나의 마음, 나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
아니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걸 떠나서 나의 마음이 어떤지 파악하는 것부터가 어려웠어
선생님과의 첫 시간에 나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놓다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어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던 건지, 우는 내 모습이 웃겼던 건지
우는 동시에 웃으려고 애쓰는 나 자신을 발견했었지
이제는 그냥 슬프면 슬프다, 괜찮지 않으면 괜찮지 않다고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해
괜찮지 않으면서도 나는 괜찮다. 나는 괜찮을 거다. 나는 괜찮아야 한다고 주문을 걸며
나 자신을 학대하지 않으려고 해.
선생님이 항상 해주시는 말씀.
나 자신부터 잘 돌봐야 한다. 내가 내 안의 나를 잘 들여다 보고 나를 잘 돌봐주어야 한다.
가족이 되었건 친구가 되었건 그 누가 되었건
1순위로 봐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거다.
심리상담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는 무언가 마음에 슬픔이 있거나 엄청난 스트레스로 힘들어하거나 그래서 받는 거라 생각했는데,
사람은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슬픈 일, 짜증 나는 일,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일 등등
세상만사를 겪으며 다양한 감정을 겪으며 살아간다는 것을 깨달았어.
자신의 그런 모습을 스스로 알고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정하는 것
그걸 도와주는 게 심리상담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
내가 나의 삶을 바라보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달라졌어
심리상담을 받기 전과 후로 나뉠 만큼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태도가 많이 달라졌어.
나 스스로의 관점이 달라지니 누군가의 말도, 누군가의 태도도 다르게 받아들여지더라고
예전에는 전쟁터에 맨몸으로 나가서 작은 화살촉이라도 스치면 아파했다면
이제는 뭔가 내 몸에 갑옷 같은 완충제가 있어 상대의 영향력이 덜 해지는 듯해
몇 해 동안 나에 대한 갖가지 검사를 많이 받았어
TCI 검사, MBTI, CPI, 학습유형검사까지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검사들이 많은 줄 몰랐었는데 말이야
각종 검사를 받고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에 대해 객관적으로 많이 받아들이게 되었어
나는 이런 부분이 강하구나, 이런 부분은 약하구나, 나의 행동이 이런 점들 때문에 나타나는 거구나
나의 성격과 성향, 태도 들을 이렇게 구분하고 점수화하니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나 자신을 좀 더 섬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어
검사 결과로 나를 전부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여러 검사 결과가 공통됨도 나타나고,
기간을 두고 받은 검사 결과는 나의 변화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지
지난번 이미 한번 경험해 보았던 TCI 검사를 이번에 또 한 번 받았어
검사지를 작성하면서 스스로 생각했지
“그동안 일기도 쓰고, 커뮤니티 활동도 하면서 많이 배운 만큼 나 자신도 많이 달라졌겠지? “
싶었는데 타고난 기질을 보여준다는 항목들은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똑같이 나오더라고
그나마 인내력 수치가 많이 올랐어.
생각보다 회사 생활도 오래 해오고, 대학원도 다니면서
인내력이 더 강해졌나 봐
나에 대한 변화를 알 수 있는 것도 좋았지만,
이번 검사를 통해 더 좋았던 점은 따로 있어
과거에는 나 자신에 대한 검사만 진행했기에
나에 대한 결괏값만 알고, 나에 대해서만 해석하고 상담해 주셨는데,
이번에는 함께 했기에 두 개의 결과를 놓고 함께 들으며
서로의 상대적인 부분, 관계적인 부분도 고려하여 해석해 주셨다는 게 가장 큰 차이였어
사실 그 점이 제일 좋았지. 나에 대해서만 보는 것과는 많은 차이점들이 있더라고.
나의 이러한 점이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시너지가 나기도, 오히려 부딪히기만 하는 경우도 있지
그래서 반드시 장점이다 단점이다 라며 단정 짓기보다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느냐에 따라 장점이 되기도, 단점이 되기도 하는 거래
기질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숨만 쉬어도 나타나는 것들이에요.
나는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걸 시도하는 걸 잘해. 내가 숨만 쉬면서도 잘하는 것들이지
사실 이걸 잘하는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검사도 받고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지. 생각보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있어서 두려워하거나 변화를 주지 않으려고 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말이야.
반면 규율, 규정대로 하거나 반복적으로 꾸준히 하는 일을 잘 못해
금방 지겨워하고 다른 관심사로 옮겨가 버리지
나 같은 경우는 연대감이 낮았어. 연대감… 사람들과 함께 하는 능력이랄까?
연대감 :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사회적 존재로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수용하고 동일시하는 능력
연대감이 높은 사람의 특징
- 마음이 부드러운, 공감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자비심이 많은, 원칙적이고 공정한, 타인을 지지하는, 타인을 존중하는
연대감이 낮은 사람의 특징
- 마음이 너그럽지 못한, 민감하지 못한, 적대적인, 복수심이 많은, 기회주의적인, 타인을 비판하는, 비협조적인
타인을 수용하고 잘 받아주는 사람들과 함께 함으로써 연대감이 어떤 것인지, 어떤 말과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 보고 배우고 느끼며 나 자신의 연대감도 키워갈 수 있는 거래
내가 상대적으로 연대감이 낮기에 연대감이 높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편안함을 느껴왔나 봐
나의 부족한 부분을 상대가 채워줄 수 있다는 건 참 좋아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잘 못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 그 부분이 뛰어난 사람을 곁에 둘 수 있지.
그렇게 서로 상호보완하며 채워가는 거 아닐까? 그래서 혼자서는 절대 살아갈 수 없다는 건가 봐
반면에 내일이와는 또 우리가 참 같은 결을 가진 사람이구나 싶었어
이번에는 내일이도 같은 검사를 받았기에 우린 서로의 결과를 비교할 수 있었지
우리가 왜 비슷하다고 느끼면서도 서로 다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어
자기 초월 부분만 제외하고는 모든 항목이 같은 방향성을 지니고 있더라
다만, 각자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게 달랐기에 서로 강점을 보이는 부분이 달랐던 거야
이건 정말 신기했어. 우리가 왜 비슷하다고 느끼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으니깐
이렇게 한 발 한 발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해 가는 건가 봐
먼 훗날 돌이켜 보면, 지금 이런 것들로 신기하다며, 재밌다고 하는 이 시간들이 참 그리울 거야
우리가 매번 말하지. 지금 우리가 하는 것들이 마치 소꿉놀이 같다고.
무엇인가에 불안해하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으면서, 스트레스 덜 받으며 소꿉놀이 할 수 있는 시간도 참 감사한 거였어
우리가 가진 상황에서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아가며 소꿉놀이 끌어가보자
2023.04.01 서로 서로 채워가며 성장하는 오늘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