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준다는 것
7주 동안 하는 심리 상담 6주 상담이 끝나고, 선생님이 다음 주가 마지막이니
6주 동안 심리 상담을 하면서 어땠는지 다음 시간에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셨어
1. 심리 상담은 아픈 사람이 하는 게 아닌, 내 감정을 알기 위한 도구
정신적으로 마음이 아픈 사람만 심리 상담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어
그러나, 심리 상담은 나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었어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갖고 내가 느끼는 그 감정들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었어
내 기질을 더 정확하게 알게 되었어
생각보다 이기심이 더 심한 사람이야
난 외로움을 살면서 느낀 적 없이 살았다고 자부했어
K 장녀로 태어나 부담감을 갖고 살았다는 걸 뒤늦게 알았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 자리에서 내 감정을 돌보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어
2. 내가 바꿀 수 없는 영역을 내려둔 마음 이게 바로 수용
내가 바꿀 수 없는 영역에서 스트레스받기 싫어 내가 더 소중해!!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배제해 버렸어
이렇게 주문을 걸었는데 내가 그렇게 해온 과정들이 ‘수용’이었어
수용이란 : 어떤 것을 받아들임
상대하기 싫어서 무시하고, 나랑 다른 결인 사람으로 단정 짓고 어울리지 않았어
내가 만든 기준선에서만 관계를 맺고 말았어
내 감정 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고,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게 소중해졌어
마음 한편에 내가 너무 이기적인가? 무시하는 게 편 갈라서 놀아도 되나? 이런 마음도 있었지만
선생님이 그 상황에서 수용하는 방법을 터득한 거라고 이야기해 주시는데
그동안 이기적이라고 여겼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들었어
3.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힘
내가 사는 이야기를 6주 동안 아무런 의심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심리 상담 시간을 보냈어
선생님이 들어주시고, 질문을 통해 내가 그때 어땠는지를 생각하라고 던져주시는 질문들이 나를 힘나게 했어
무던하게 넘어갔던 상황에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공감해 주시고,
그 속에서 잘하고 있고, 내 장점에 더 집중해 다정다감하게 던져주시는 말이 나를 힘나게 했어
내가 그동안 살아온 방법들이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고, 하나씩 겹겹이 쌓여 있구나
책을 읽고, 강의를 듣다 보면 나를 다독이기보다 따끔한 충고로 날 자극할 때가 많아
찾아다녔지만, 결국은 그 충고가 아파서 듣기가 싫었던 날들도 있었어
최근에 열심히 살아야 할까? 대충 살아야 할까?
이 2가지 상황에서 오뚝이처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나한테
이 시간들은 오뚝이인 날 쪼이지 않고 다독여줬어
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내가 커뮤니티 모임과 아이들 수업을 하다가 한계를 느낄 때 책을 읽고 찾아가는 경험치를 쌓는 과정이 귀하다고 말해주셨어
학교를 가서 공부를 미친 듯이 할 용기는 없고
하려면 제대로 하고 싶은데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깐 합리화를 했던 것
지금 상황에서도 충분히 찾아보고 공부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인데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고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걸 합리화가 아닌 흘러가는 대로 살자고 안주했어
감정 조절이 안될 때 ‘적당함, 수용' 단어를 떠올리면서 감정을 다스리는데 시간이 짧아졌어
10번 중에 10번 달성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보다 횟수가 늘어나고 있어
주기적으로 심리 상담을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2달의 시간이 참 좋았어
친구랑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른 묘한 매력
나를 직면할 수 있어 소름이 돋고, 내가 모르는 내가 나올 때마다 이중인격이 아닌가 싶고,
내로남불에 끝판왕인 나를 보면 또라이가 아닌가 싶었어
내 기준에서 다른 사람이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하면 한마디 하고 싶은 나
다른 사람이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면 듣기 싫어하는 나
기분이 좋으면 주변 사람 신경 안 쓰고 앞만 보고 해벌레하는 나
남편에게 의지 안 하는 척하지만 무지하게 의지하고 있는 나
가족들이 주는 부담감보다 가족들이 주는 행복감에 빠져 사는 나
재미없어 보이는 일에는 관심이 1도 없어 무지한 나
험한 세상, 나쁜 사람이 많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고 믿고 싶은 나
마음 맞는 사람하고는 뭘 해도 다 이해가 되는 나
신세한탄하는 친구 앞에서 듣다가 행동 안 하면 답답해하는 나
사회생활에서 아니다 싶으면 그냥 내려두고 수용하는 법을 배운 나
마음 맞는 친구 오늘이랑 이야기하는 시간을 기다리는 나
새로운 걸 배우고, 그걸 기록하고, 열어보는 걸 즐기는 나
한 가지에 집중해서 온 힘을 다해해보고 싶은 나
10년 만에 회사를 쉴 수 있는 기회에 부지런히 움직이고 싶어 생각이 많은 나
정리한 일기를 선생님께 읽어드렸어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심리적 자본을 많이 쌓았다고 칭찬해 주시고,
출산을 앞둔 나에게, 엄마가 자신의 심리적 자본을 많이 알수록 아이를 잘 이해할 수 있는 폭이 생긴데
태교를 따로 하지 않는 나한테 이게 진정한 태교였어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내 아가한테도 도움이 되는 일이었어
선생님한테 이런 질문을 했어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과 대충 사는 것 그 사이에서 자아 성찰을 하는 시기가 자꾸 찾아온다…
선생님은 당연한 거래 자연의 섭리도 겨울에는 나무들이 쉬는 시간을 갖고 다음 봄이 올 때 싹을 피우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가 있듯이 사람도 그런 시기가 필요한 거래
매일 열심히 살고 매일 열정 넘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한가 싶어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괜찮은가? 이렇게 생각도 드신대
난 후자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
어떻게 하면 저렇게 살 수 있을까?
무슨 마인드를 갖고 있길래 지치지 않을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닐 텐데 뒤에 깔려있는 고충이 있었을 텐데 보이는 것만 믿었어
소중한 걸 희생하면서 까지 살아가는 것보다 소중한 걸 지키면서 조금 느려도
살아가는 것이 삶을 선택할래
오늘이 덕에 알게 된 심리 상담 7주 동안 내가 여태 살아온 나를 돌아봤어
내가 그동안 성실하게 살아온 삶이 나를 열매 맺게 할 수 있는 것뿐이더라고
내가 유일하게 잘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고
그렇게 나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고
또 언제 자아 성찰 하면 오뚝이처럼 지낼지는 모르지만 그거는 걱정 안 할래
그냥 오늘 일어나는 일에 충실하면서 살래
2023.05.07 나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 내일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