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책을 바꿔야 한다는 부담감과 새로운 선생님에 대한 약간의 무서움을 가졌던 안아가 학교에서 돌아왔습니다. 사실, 내심 걱정했기에 안아가 돌아오면 물어보기로 마음먹고 있었죠.
“아빠, 오늘 학교에서 임원 선출이 있었어요.”
들어오자마자, 학급 임원 선출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길래,
“네가 뽑혔어?”
라고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안아는 직설적인 아빠의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고,
“내가 회장으로 추천받아서 나갔는데, 떨어졌거든 그래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다시 부회장으로 또 추천받은 거야.”
“그래서, 부회장은 됐어?”
“응. 어이없이 됐어.”
전학 오자마자 학급 임원으로 선출되니, 안아 스스로도 놀랍고 신기했나 봅니다.
“축하해!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네.”
그리고 음악책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음악책은 잘 바꿨어? 선생님이 잘해주셨고?”
“뭐, 그건 별거 아니었어.”
음악책 이슈는 부회장에 당선된 안아의 마음에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학급 임원을 한 적 없기에, 부담스럽기도 하면서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4학년 때는 부회장을 하고 싶었지만, 아쉽게 떨어졌으니까요. 그런데, 그 당시에
“왜 회장이 아니라, 부회장이 하고 싶은 거야?”
라고 물었더니,
“회장은 하는 일도 많은데, 부회장은 그렇지 않거든.”
주로 학급 회장한테 선생님이 여러 일을 시키시니 하는 일이 많고, 부회장은 꼭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하지만 사실, 부회장도 그 역할이 있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닌데 말이죠. 어쨌든 부회장이 된 안아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조금 부담감을 가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