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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땡 Aug 27. 2020

엄마의 후회.

김땡이의 20년 08월 27일.

오늘은 저녁 준비를 하는 엄마를 바라보다 문득


"엄마, 엄마는 살면서 후회되는 거 없어?"


이런 질문을 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챙겨드리랴, 식구들 챙기랴

고생을 많이 한 엄마였기에

'결혼한 게 후회된다.' '너희 키우느라 꿈을 놓친 게 후회된다.' 이런 답변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답을 들었어요.


"엄마는 좀 더 열심히 살지 않은 게 제일 후회돼."


정말 의외의 답변이었어요.

엄마는 딱 봤을 때 '성실하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거든요.

맡은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이요.


"엥? 엄마 진짜 의외다. 완전 성실한 이미지잖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 저에게 엄마가 작게 웃으며 대답했어요.


"아냐 아냐, 엄마는 뭔가를 진짜 열심히 하진 않았거든. 다 설렁설렁했어. 그게 지금 제일 후회돼. 하나라도 악착같이 했다면, 뭐라도 되지 않았을까?"


엄마 얘기를 들으면서 괜히 제가 찔렸어요.

겉으로 보기엔 성실해 보이지만 사실 그 무엇도 악착같이 하지는 않는 모습. 딱 저였거든요.

내가 엄마의 그런 부분을 닮았구나 싶었어요.

엄마의 얘기를 들으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죠.

나도 그래, 엄마.


어딘가에 확 뛰어들기는 두려워서 남들 가는 대로 엉거주춤, 그러면서 또 뒤처지기는 싫으니 항상 애매한 어딘가쯤을 걸어가는  모습.

엄마는 그런 모습을 얘기한 걸까요?


지금 딸에게 털어놓는 엄마의 후회가

몇십 년 후 나의 후회가 되는 것일 지요?

엄마의 후회를 미리 들은 딸인 저는 지금부터라도 엄마와 다르게 살아야 하는 것일?

요즘 들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더 고민이 깊어지는 것 같아요.


무엇이든 이 고민 끝에 좀 더 나은 내가 서있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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