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크레터 #55|링크컨설팅
윙크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에디터 D입니다. 오늘 전해드릴 주제는 바로 #온보딩 입니다. 링크컨설팅에서도 퍼실리테이터를 채용 중이라, 채용 후를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는데요. 마침 작년 연말에 출간된 『온보딩』(플랜비디자인, 2023)이라는 도서가 있어서 이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추가로 대기업 임원 온보딩에 관한 박사 논문이 있어 짧게 소개하고, 국내 주요 기업들의 온보딩 사례도 소개합니다. 스스로 온보딩이 필요한 분들이나,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HR 담당자분들은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환영의 첫 기억
여러분이 기억하는 최초의 환영 인사는 무엇인가요? 여러분이 해 주었든, 받았든 그 인사가 특별하게 느껴졌다면 기억에 남아있을 겁니다. 저는 제가 했던 ‘환영’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게 하나 있는데요.
저는 초, 중, 고 내내 전학을 다녀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살았던 동네 친구들은 대체로 다 그랬고요. 그래서 어쩌다가 누가 전학이라도 오면 꽤 오랫동안 “야, 쟤 이번에 전학온 애”라는 타이틀이 붙곤 했어요. 고등학교 때 처음 우리 동네로 전학 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학급실장이기도 해서(그 친구가 예쁘기도 했고), 적응을 빨리 도와주고 싶었는데요. 그래서 담임 선생님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창고에 가서 책걸상과 사물함을 가져다주고, 학교 시설을 소개해 준 적이 있습니다. 일?!을 다 마치고 선생님께 가서 보고했을 때,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렇게까지 해 줘서 너무 고마워”라는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처럼 본인이 받았든, 했든 특별했던 환영 인사는 강한 인상을 주는데요. 아마 모든 것이 어색하기만 한 사회 생활을 시작하며 직장에서 받았던 인사라면 그것이 좋았든, 나빴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겁니다. 이제 직장이라면 책걸상을 갖다주는 정도로 환영 인사라고 하기에는 부족할텐데요.
여러분이 조직에 입사했을 때 받았던 환영 인사는 어땠나요?
신규 입사자에게 꼭 필요한 ‘온보딩’
이번 윙크레터에서는 작년 12월에 출간된 『온보딩』[1]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11명의 HR 실무자가 현장에서 부딪히고 깨지며 축적한 온보딩의 핵심 노하우와 디테일’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HR 담당자 입장에서 온보딩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에만 도움이 되는 책인 줄 알았는데, 책을 읽고 보니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신규 입사자에게 구체적인 대응법을 제시’하는 책이었습니다.
온보딩(On-Boarding)은 신규 입사자가 조직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사전적 의미는 배나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지난 윙크레터 〈2024 HR 키워드〉에 썼듯이, 최근 직원의 긍정적 경험이 중요해지면서 온보딩이 강조되고 있고, 요즘 많은 기업들이 '컬처핏'한 인재를 양성하고, MZ 신규 입사자의 퇴사율을 줄이기 위해서도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2] 이처럼 온보딩이 꼭 필요한 시기에 ‘신규 입사자를 위한 온보딩 안내서’라는 부제를 달고 출간된 책이 바로 오늘 소개할 『온보딩』입니다.
총 6개 파트로 구성된 『온보딩』은, 재밌게도 모든 파트의 제목이 ‘불~’로 시작합니다. 신규 입사자가 겪을법한 감정과 느낌들인데요. 바로 Part 1부터 part 6까지 불그레-불안-불편-불만족-불평-불가능이라는 제목으로 ‘첫 출근’ 했을 때부터 ‘이 회사에 적응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까지, 각 상황에 맞는 해결 방법을 제시합니다.
신규 입사자가 아니라도 회사에 다니며 누구나 겪을법한 불편, 불만족, 불평스러운 상황에서의 대응 방법도 디테일하게 알려 주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을 필요가 있는 직장인,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직장인이라면 잊었던 자극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또한 각 파트 마지막에 수록된 〈소프트랜딩 성공 노하우 전수〉에는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실용적인 노하우들이 가득합니다. #시작 #적응 #관계 #업무 #도전 #성장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면, 생생하지만 탁월한 노하우라 마치 ‘블라인드 최고급 버전’에서나 들을 수 있을 법한 사례들입니다. 그럼 이번 책 소개는 제게 인상깊었던 핵심 구절들을 먼저 소개하며 시작해 보겠습니다.
(신입) 신규 입사자에게 도움될만한 『온보딩』 핵심 구절들
★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했는데 막상 일해보니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를 수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처리하느라 나에게 관심이 없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함께 일해야 하는 팀원들이 조직에 대한 불만, 실망 가득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나아가 그 마음을 새로 들어온 나에게 표정, 눈빛, 자세, 태도, 손짓, 발짓 등 온몸으로 독사과를 표현할지도 모른다. 독사과에 말려 ‘아차, 잘못 들어온 것 같다. 얼른 발 빼자’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 순간을 경계해야 한다.”(p.29-30)
★ “흔히 잡무라고 하는 일들이 있다. 당신은 아직 조직 적응 기간 중이고 조직의 업무를 파악하기 위해서 분위기를 익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물론 그 일들이 지속된다면 당신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를 놓칠 수 있으므로 적응이 완료되었다는 생각이 들면 적극적으로 새로운 업무 배정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p.175)
★ “회사에서 옳다고 합의한 가치와 목표에 부합하게 결정하고 실행해야 한다. 모든 결정과 실행의 기준을 여기에 맞추면 나중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뒷감당을 할 수 있다.”(p.248)
(경력) 신규 입사자에게 도움될만한 『온보딩』 핵심 구절들
★ “경력직 입사자는 기존 직장에서 익숙해져서 편했던 것들에 그리움이 남을 수 있다. 인간에게는 편한 것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결심이다. 편해지려는 욕구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심리다. 하지만 그 편안함을 버려야만 그 공간에 새로움을 더할 수 있다.”(p.105)
★ “상대방이 불평불만을 쏟아내고, 부정적 감정을 온몸으로 표출할 때 표현을 뒤집어 긍정적인 욕구와 의도를 찾아주자. 상대방의 마음을 얻으면 이후 함께하는 모든 과정이 순탄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p.155)
★ “얼리버드 멤버 중에 팀장님도 계셨어요. … 아침 티타임이라 가볍게 시작했다가 준비해간 걸 물었어요. ‘저에게 어떤 걸 기대하시냐?’ 파고드니까 크고 작게 열다섯 가지 저도 되더라고요. 자리에 돌아와서 바로 이메일로 작성해 보내드렸어요. 그러면서 우선순위를 물었더니 회신이 왔고, 저는 예상 데드라인을 기입해 다시 한번 전송해 드렸습니다. 그 이후 뽀개기에 들어갔고, 지금은 딱 2개 남은 상태입니다. 팀장님이 처음이라며 참 기특해하고,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p.167-168)
신규 입사자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면
이 책은 HR 현장에서 직접 채용과 고용을 하는 11명의 저자가 모여 쓴 만큼, 다른 어떤 책보다 구체적이고 바로 적용 가능한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첫 출근 전에 어떤 고민을 하는 게 좋은지,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은지부터, 입사 후 동료들과 연결되는 방법,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는 방법, 불편하게 하는 사람을 대하는 방법,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각 상황에 맞는 전략을 알려줍니다. 어떤 선택을 하는가는 독자의 몫이겠죠.
일하며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가 줄어든다면, 회사뿐만 아니라 신규 입사자 입장에서도 지속가능하고, 성장하기 더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일텐데요. ‘일 하고 싶은 조직’을 꿈꾸는 건 아마 모든 조직일테고, ‘일 잘 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건 아마 모든 회사원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신규 입사자라면, 이직을 앞두고 있다면, 체계가 없어 보이는 곳으로 이직했다면, 갑작스럽게 부서 이동을 통보받았다면 일단 『온보딩』 을 읽어보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책 소개는 마치고요. 아직 윙크레터 내용이 좀 더 있습니다.
대기업 임원의 온보딩은 어떨까?
‘온보딩’에 대해 찾아보다가, 대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온보딩에 대한 연구[3]가 있어 핵심만 짧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대기업 내부 승진 임원의 온보딩 과정을 탐색한 연구에 따르면, 대기업 내부 승진 임원의 온보딩 과정은 준비기-자각기-조정기-적응기-안정기의 다섯 단계로 나타납니다. 국내 대기업의 전·현직 임원 11명이 참여한 이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온보딩에 성공한 임원들에게서는 자기중심적 성격 결함, 복잡성을 다루는 면의 미숙함, 위임을 하지 못하는 것, 심한 감정 기복, 느린 학습 능력과 같은 부정적 성격 특성이 드러나지 않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배려하고 화합시키는 이타적이고 포용적인 성격 특성이 두드러졌다고 하는데요. 아래는 연구에 참여한 한 대기업 임원의 말입니다.
“CEO에게 설득할 땐 설득하고, CEO의 지시를 조직에 전달하고 수행할 때도 속도 조절을 했지요. 직원들 마음 헤아려주면서 부드럽게 시행해야 하는 거죠. 사장님을 내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모셔야 할 분이다는 마음, 나는 인사 전문가로서 서비스한다는 마음으로 감정을 빼고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연구의 목표는 ‘국내 대기업에서 내부 승진한 임원들이 역할 전환 직후 온보딩 과정에서 겪는 경험을 개인의 노력과 조직의 지원을 모두 포함하여 입체적으로 탐색하고 온보딩의 이론적 모델을 정립하고자’ 하는 것인데요. ▲ 대기업 내부 승진 임원의 성공적 역할 전환 요소 ▲ 온보딩의 어려움과 개인 및 조직 차원의 극복 노력 ▲ 온보딩의 전개 과정과 기간이 궁금한 분들이라면, 해당 논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R insight」2024년 2월호, 〈모빌리티 전문가로서의 성장을 돕는 온보딩 프로그램 운영〉[4]에 따르면 "기아는 '입사 첫날의 경험을 개선하자'는 모토로 지난 2022년 온보딩 프로그램의 전면적인 변화를 시도했다."고 합니다. 1달에 걸쳐 집중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1년간 5단계로 재구성한 것인데요. 이처럼 기업들의 온보딩 프로그램도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발맞춰 변하고 있습니다.
온보딩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시겠죠? 아래 이미지에서 보시는 것처럼 잘못된 온보딩을 하지 않도록 회사도 노력해야겠지만, 스스로도 많은 노력을 해서 잘못된 방식으로 조직에 올라타지 않길 바랍니다. (참고로 2024년 〈Liink 조직개발 세미나〉의 첫 번째 주제가 바로 『온보딩』 독서토론입니다. 2월 22일(목) 저녁 7시부터 9시30분까지 진행하는데요. 현재 다섯 분이 신청해주셔서 3자리가 남아있습니다. ▼ 신청은 아래 '신청하기' 파랑 버튼을 클릭해 주세요.)
https://www.yna.co.kr/view/MYH20201214019400038
참고 자료
[1] 김윤정·김정현·김화정·박진일·박찬규·박한샘·장정관·전수정·정우성·조한겸·지정훈, 《온보딩》, 플랜비디자인, 2023.
[2] 박진영 기자, 〈[뉴투신년기획(2)] CJ제일제당과 구글, 오래 일할 직원 찾는 방법은 '컬처핏 인터뷰'?〉, 2024.01.09, 뉴스투데이.
[3] 최루디아, 〈대기업 내부 승진 임원의 온보딩 과정 탐색〉, 숭실대학교 대학원 평생교육학과, 2021.06.
[4] 이현아 기자, 〈모빌리티 전문가로의 성장을 돕는 온보딩 프로그램 운영〉, HR insight, 2024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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