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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루시아 Jan 11. 2023

파리 생활의 기록(1)

2017.1. ~ 2018.7.


   프랑스 17개월 간 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감사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기는 귀국한지 한달이 지난 2018년 8월 3일.           



  먼저 내가 느낀 프랑스인. 프랑스 사람들은 각양각색이다. 뭐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사람만다 성격이 다르다. 그런데 가치관도 개인별로 많이 다르다. 한국인들은 먼저 획일적인 문화다. 다들 좁은 땅떵어리에서 서로 부대끼며 아파트에서 살며 아파트도 같은 구조에 살다보니 다들 뭔가 공통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돈을 잘 벌어야 하며, 좋은 대학 가야하고, 좋은 직장 취직 후에 제때 결혼해서 최대한 빨리 집을 사야하고... 일련의 비슷한 패턴을 주위로부터, 사회로부터 강요 당한다.

  하지만 이런 면에 있어서는 프랑스인들은 다르다. 공부 잘하는 엘리트주의가 한국 처럼 있어도 필요 이상으로 그렇게 모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부 잘하는 애들이 잘되서 세금도 많이 내고 나라 발전 시키면 공부 못하는 난 뭐 잘된 사회보장제도 덕에 나눠먹는 거지머. 편하게 일하면서... 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즉 남의 눈치를 많이 안본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의 생각과 가치관을 존중한다. 다른 것을 토의하지만 내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행정처리, 은행업무 등에 있어서 개인별 특수한 상황을 잘 이해해주는 편이다. 요새는 넘처나는 난민들로 인해 이런 관용정신이 많이 사그라진 것들을 관공서, 특히 경찰서를 방문할 때 마다 느끼지만 그래도 한국보다는 다양성에 대한 관용이 넒은 편이다.

  또 중국의 꽌시 문화처럼 아는 사람이 있다면 편해지는 경우가 많다. 관공서에 일을 보든 은행이든 어디든 굳이 꼭 잘 아는 관계가 아니더라도 아는 사람이 한 사람 있다면 살짝은 편해지더라.      

  프랑스 사람들은 워낙 자기 의견이 강하다 보니 소심하거나 한국 사람들처럼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자기 의견을 말하고 반대면 반대, 내가 불편하면 불편하다고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아무 때나건, 뭐 직장 상사에게 격 없이 닥치는대로 말하는 건 아니다. 그들도 위계질서에 대한 어느 정도 존중을 해주지만 토론의 장이나 회의시간에 수업시간에는 할 말, 궁금한 거 눈치 안보고 다 하는 편이다. 질문과 말이 많다고 주위에서 싫어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런 분위기는 자유로운 소통의 분위기를 창출해 낼 수 있다.     

 한편으로 프랑스 사람들은 지나치게도 개인주의적이다. 남에게 피해 안주는 선에서 자기 뜻대로 한다지만 결국 소소히 피해주는 경우가 발생된다. 길거리의 신호등은 무시되기 일쑤고(특히 보행자에게 있어서), 무슨 일이 있으면 열어야 할 시간에도 가게문은 닫혀있거나 손님에게 서비스를 베푸는 직종도 최선의 서비스가 아닌 적당한 서비스를 베푼다.

 관련되서 한국 사람처럼 치밀하지 못한 것 같다. 대충대충? 이런 식의 일처리도 보이고, 본인이 맡고 있는 일만 하거나 어쩌면 자기가 맡은 일도 적당히 한다. 실례로 마트에서는 한 계산대에 사람이 10명이 줄서 있어도 옆에 직원은 뭔가를 한다. 한국에서는 일단 손님 기다리는 것을 최소화 하려고 잠시 계산대를 열거나 하기도 하는데, 프랑스는 꿋꿋이 자기 일을 한다. 그래도 맡은 일은 누가 보건 안보건, 그 방법이 효과적이건 아니건 자기 만의 스타일로 최선을 다하는 것 같아는 보인다.           


  이제 프랑스 문화 얘길 해보자. 이건 정말 프랑스만의 최대 장점이다. 먹는 문화가 정말 잘 발달되어 있다. 이들만의 식문화. 특히 정말 다양하고 고품질의 와인. 지역별, 등급별 와인을 아무리 마셔도 이들이 가지 와인의 0.1%도 먹지 못했다. 와인을 즐기는 다양한 소품들에대해도 이해하고 보관법에대해도 이해하고 했어야 하는데 많이 배우지 못하고 온 게 아쉽다.

 음식문화는 훌륭하다. 정통 코스요리가 시작되면 3시간 동안 먹어야 한다. 식전주, 앙트레, 본식, 치즈, 식후주, 디져트, 커피 이건 내가 먹어본 긴 편에 속하는데 이것도 몇 개 생략되었다는 말을 듣고 놀랐을 뿐이다. 어느 식당을 가거나 참 보기 좋게 디자인 한다.     

 예술을 사랑하는 나라. 길거리엔 화가가 넘쳐나고, 식당과 거리의 디자인들은 아름답게 느껴진다.

  독일이 유럽의 경제를 이끌고, 영국이 정치를 이끌면, 프랑스는 문화를 이끄는 나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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