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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 이작가 Apr 19. 2023

이집트 여행 #2

이집트 제2의 도시 아스완 

아부심벨을 또 언제 올 수 있으련가? 떠나려고 하니 아쉬움이 크다. one dollar, one dollar로 관광객 일행을 유혹하는 소년들이 이끄는 대로 스카프며, 냉장고 붙이는 자석이며, 잘 안 팔려 먼지 때가 묻은 아부심벨 책을 사서 버스에 오른다. 이 기념품들이 가장 젊은 오늘의 추억을 좀 더 붙들고 있을 것 같다.


아스완으로 돌아가는 길은 훨씬 수월하다. 거리야 같지만 할 애기도 많아지고 특히 손님들에게 마이크를 돌려서 본인들의 여행과 삶등에 대한 얘기를 하게 하였다. 심지어 할 애기 없다고 노래한 사람도 있다. 사막 한가운데서 시드니 교민들은 실은 버스는 90년대 한국가요를 부르며 달리고 있다. 

아부심벨에서 장사하는 배두인 소년


이집트의 현대사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나세르호수의 나세르는 초대대통령(1956-1970)으로 이집트의 국부로도 불린다. 영국의 지배하에 있던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하고 1차 중동전쟁 패배로 빼앗겼던 시나이반도를 돌려받고 또 러시아로부터 아스완 댐 건설에 대한 지원을 받아낸다. 지금도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지만 부패한 왕정을 무너뜨리고 군을 장악하여 현재의 국호, 영토, 인프라의 기초를 세웠으니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이랑 비슷한 것 같다.   


20세기 제국주의의 침략과 세계 열강의 이기적인 국가주의 앞에 약소국들의 운명이 비슷하다.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국운이 달린 수에즈운하 주도권을 프랑스, 영국에 휘둘렸었고,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 체제에서 줄타기를 하다가 지금은 러시아, 중국과 미국 같은 강대국 사이에서 정치는 부패하고 민주화는 아주 멀어 보인다.   


잠깐의 봄처럼 지나간 민주화,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추출된 군부출신의 대통령, 무바라크 (1981-2011)는 30년 독재 통치를 하다가 수감 후 가석방 그리고 사망하였고 현재 엘시시 대통령 (2014-현재) 역시 군부출신으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위기의 이집트 경제상황 속에서 IMF에 달러를 빌려 신카이로 건설하고 한국으로부터 무기와 원전도 사들이고 있는데 두고 볼일이다. 


게다가 이집트 주요 식량인 밀은 러시아, 우크라이나로 부터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데 두 나라의 전쟁으로 민중들은 굶주리고 있고 코로나로 관광수익 역시 두나라에서 오는 게 가장 큰 부분인데 경제적 위기이다. 그래서 문명이 가장 먼저 시작되었지만 아르헨티나와 더불어 제일 먼저 망할 나라 중 하나로 손꼽힌다. 과거는 화려했지만 현실은 처참하다. 


펠레신전 역시 수몰위기에서 구출되었다


아스완(Aswan)은 인구 100만의 이집트 제2도시이다. 카이로에서 남쪽, 나일강의 상류로 1000km이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력발전인 아스완 하이댐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관광객입장에서는 아부심벨, 펠레신전, 오벨리스크뿐만 아니라 룩소르까지 가는 나일강 크루즈가 시작하는 곳이어서 나일강의 여유와 활력이 있는 도시이다. 


오벨리스크는 파라오의 업적을 새겨놓은 기념비석 같은 존재였고 특히 아스완의 단단한 화강암이 최상재료로 쳤다. 특히 고왕국 때 피라미드는 워낙 도굴이 빈번하여 신왕국으로 되면서 무덤의 룩소르지역의 왕가의 무덤에 따로 만들고 신전과 오벨리스크를 세우는 것이 유행하게 되었다. 그 후 제국주의는 오벨리스크를 약탈하여 세우는 것이 국력 과시로 여겨져 파리 콩코드광장, 로마, 세계곳곳으로 크로작은 기념품처럼 팔려나가게 된다. 

미완의 오벨리스트는 무게만 1150톤이다

아스완에 있는 미완의 오벨리스크는 1000톤이 넘는데 아직 철기가 없던 시기라 화강암보다 더 단단한 돌로 갈아서 바위산에서 떼어냈다는 것이 놀랍고 배두인 노예, 히브리 노예들 피멍 든 거친 손이 맘에 아프다. 파라오가 태양의 신도 아니고 노예들도 똑같은 사람인데 말이다. 이제 나일강 크루즈를 타고 하류 쪽으로 내려가면서 신전들도 보고 룩소르로 간다. 나일강은 노예들의 눈물처럼 유유히 잘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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