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센트럴 스테이션
"여기는 시드니의 킹스포드 스미스 국제공항입니다." 기장의 목소리가 공허하게 기내를 메운다. 눈을 뜨자, 창밖으로 드러난 건 거대한 대륙의 끝자락이었다. 직항으로도 십 시간을 넘게 날아와 도달한 이곳에서, 나는 무엇을 찾아왔는가? 공항을 나서는 순간, 나는 이국의 풍경 속에 내던져진다. 한국어의 위안이 사라진 곳, 나를 기다리는 것은 오로지 낯섦과의 대면이었다.
공항에서 호주 통신사의 유심을 구입하고, 맥도널드에서 빅맥을 먹는다. 이 모든 행위가 나에게는 일종의 의식처럼 느껴진다. 새로운 땅에서의 첫 식사, 그것은 나에게 자유와 고독을 동시에 선사한다. 센트럴 역으로 가는 길, OPAL 카드를 손에 쥔 순간, 나는 이 도시의 일부가 되어간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는 늘 이방인으로 남을 것이라는 예감이 자리한다.
센트럴 역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니, 여행자와 유학생, 직장인으로 붐비는 이곳이 바로 시드니의 심장임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 중심에서 서 있었다. 차이나 타운으로 발길을 옮겼을 때, 나는 갑자기 내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잊었다. 주변의 아시아인들 사이에서, 나는 나만의 소속감을 찾았다. 그들의 언어와 음식, 그리고 문화 속에서 나는 잠시나마 위안을 받았다.
이 낯선 도시에서의 첫날, 나는 여행이 단순히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 이상임을 깨달았다. 여행은 나 자신과의 대화이며, 내면의 세계를 탐험하는 과정이다. 시드니의 거리를 걷는 동안, 나는 나의 삶을 돌아보았고, 앞으로의 여정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이 낯선 곳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그리고 이 경험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말이다.
중국의 요리는 그 깊이가 바다와 같다. 마치 하늘을 수놓는 별들처럼, 북경의 빨간 오리는 공중에 매달린 모빌처럼 흔들리며, 광둥의 얌차는 이동하는 카트 위에 세월의 맛을 싣고, 쓰촨의 청량고추는 그 매운맛으로 시간을 머물게 한다. 마라탕의 뜨거운 육수에 재료를 담는 것, 그것은 마치 시드니에서 대륙의 깊은 맛을 탐험하는 여정과 같다.
차이나 타운은 세계의 모든 요리를 품은 채, 다문화적 조화의 향연을 벌인다. 말레이시아의 로티 까나이가 카레 속에 춤추고, 베트남과 한국, 일본의 요리가 이국적인 멜로디를 연주한다. 호주의 땅은 외국에서 온 이들로 인해 다채로운 색깔로 물들어, 마막의 인기 있는 말레이시아 요리가 그 증거다. 손끝에서 춤을 추는 로티 까나이는 이국적인 풍미의 하모니를 연출한다.
영어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진다면, 한국식 숯불 고깃집에서 한잔의 소주와 함께 그 무게를 내려놓으라. 동포의 따뜻한 맞이와 함께, 숯불 위에서 구워지는 양념 돼지고기는 이국에서의 작은 성취와 용기를 선사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경험의 가치가 계산서 앞에서 시험받는다. 시드니의 높은 생활비와 소주에 부과되는 세금은 한국과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곳이 바로 시드니, 다양성과 도전이 공존하는 곳이다.
NSW주의 여섯 번째 총독 랄프 달링은 1825년부터 1831년까지 그의 철권 통치 아래 죄수들을 가혹하게 다루고 모든 엔터테인먼트를 금지시켰다. 그의 통치는 폭군의 그것이었으나, 이제 그가 지배했던 땅은 축제와 파티가 어우러지는 자유의 공간으로 거듭났다.
펍마다 제공하는 해피아워는 저녁의 어둠을 밝히는 작은 빛과도 같다. Central 역 주변의 Haymarket, 시드니 CBD, King Street Wharf, 그리고 오페라하우스를 잇는 이 거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의 환희를 노래한다. 나는 이곳에서 펍 호핑을 하며, 마치 메뚜기처럼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뛰어다닌다. 이 도약은 호주의 메뚜기처럼 자유롭고 경쾌하다.
시드니의 차이나타운이 자리한 곳은 중국의 영향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석탄, 철광석, 유학산업이 호주 경제의 큰 축을 이루며 중국과의 끈끈한 연결고리를 보여준다. 농장에서의 워킹홀리데이 경험 중 인종 차별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때도 있지만, 다문화가 공존하는 이 대도시에서는 그러한 우려가 덜하다.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하나하나의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영어 때문에 겪는 어려움, 생활의 불편함은 모두가 경험하는 성장통일 뿐이다. 이 모든 시행착오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여행자, 더 나은 인간으로 거듭난다. 시드니에서, 나는 나만의 색깔을 찾고, 내 몸과 마음을 단련시킨다. 완벽을 추구하기보다는, 경험 속에서 의미를 찾으며 살아가자.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는 법, 그것이 바로 시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