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여성호르몬은 하나가 아니다
드디어 에스트로겐 이야기가 막을 내렸는데, 여성호르몬이 하나 더 등장한다. 바로 프로게스테론이다. 에스트로겐을 통해 알아본 것처럼 여자는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에 호르몬도 더 다양한 건가 싶기도 하지만 사실 임신과 출산이라는 여자의 고유한 역할 때문에 호르몬이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일들을 바로 프로게스테론이 담당하고 있다.
프로게스테론은 주로 난소에서 생성되어 배란이 되면 수정란이 착상할 수 있도록 자궁내막을 두껍게 만들어 임신을 준비한다. 난자가 수정되지 않는다면 프로게스테론의 분비가 점점 감소하게 되고, 두툼하게 준비해 둔 자궁내막을 생리혈로 내보내게 된다. 반면 임신이 되었다면 프로게스테론은 계속 분비되어 추가적인 배란이 되지 않게 하고 임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임신 중에는 임신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난소뿐만 아니라 태반에서도 프로게스테론을 생성한다.
배란 후 체온이 0.5도 정도 상승하는 것도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이다. 이 시기에 프로게스테론은 대사를 촉진하여 에너지 소모가 증가한다. 이 때문에 에너지를 더 많이 얻기 위해 식욕도 왕성해진다. 다이어트를 한 번이라도 해본 여자라면 누구나 생리주기에 따른 식욕과 체중 변화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배란 이후부터 생리를 시작하기 전까지 7~10일 동안에는 프로게스테론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식욕이 당기고 부종이 잘 생길 수 있어 다이어트하기 힘든 시기입니다. 임신을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내 몸에 새롭게 자리 잡을 생명체에 대비하기 위하여 하루 섭취량이 증가하게 되고 지방을 저장하도록 유도하게 되어 체중이 대부분 증가하게 된다. 반면 생리를 한 후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균형을 잘 이루게 되어 대사가 활발해져 체중 감량이 조금 쉬워진다. 이렇게 여성호르몬 변화에 의한 생리주기에서의 식욕의 변화에 대해서 잘 알고 대처한다면 더 지혜롭고 현명한 다이어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프로게스테론이 월경주기를 조절하고 임신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외에 다른 역할도 있을까?
물론이다. 다른 호르몬들처럼 프로게스테론도 다양한 기능을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다. 뼈의 건강을 유지하는데도 에스트로겐과 협력하는데, 프로게스테론은 뼈를 새롭게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고, 에스트로겐은 이미 만들어진 뼈를 유지하는 것을 돕는다. 이외에도 피부를 깨끗하게 하고 모발을 풍성하게 유지하는데도 에스트로겐과 같이 작용한다.
하지만 프로게스테론이 에스트로겐과 협력만 하는 것은 아니다. 월경주기 때 서로 상호보완적인 일을 담당했던 것처럼 두 호르몬은 서로 상보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에스트로겐은 감정적인 호르몬인 반면, 프로게스테론은 이성적인 호르몬이다. 따라서 어떤 일을 대할 때 에스트로겐은 감정이 앞서는 보상과 행복을 추구하지만, 프로게스테론은 이성적인 결단력을 추구한다. 따라서 담배를 끊는 것과 같은 같은 나쁜 습관을 고치려고 결심할 타이밍을 월경주기 후반기에 프로게스테론이 왕성하게 분비되어 임신을 열심히 준비할 때로 잡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