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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back Apr 25. 2024

시간이 자라게 하는 것

그러니까 살아있어....

시간이 지나면 자란다


아이도

나무

자연이 자란다


생명을 품고 있는 모든 것들은

자라난다

....

다 커버린 어른

나는 죽어간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가을을 지나온 나무

나무가 죽어간다

겨울이 깊어가면 깊어갈수록...

....

뿌리가 깊어진다

겨울이 강하면 강할수록

더 추우면 추울수록

뿌리는 땅속 깊은 곳으로 깊은 곳으로

깊어진다

겨울의 세기만큼

뿌리는 깊어진다


일상을 지나면 지날수록

내 안에 내가 내려간다

왜 살아야 하냐고

온몸이 아프고

지치고 여기저기 살아있기 위해

존재하기 위해 해내라고 하는 아우성이

내 안의 나늘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게 한다

내일이 오지 않기를

고통이 멈추기를

내가 멈추기를...


나보다 먼저

봄을 마주친 나무가 걱정된다

살아있니?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것

비닐이불을 살그머니 들어본다

!!!!!!!!!!!

나비가 번데기에서 나오듯

잎사귀를 고이 접고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아기나무였던 그 나무는

땅속에 뿌리를 가득 채우고

그만큼 아니 그보다 더

온 땅을 채우고

하늘로 향한다

여기저기 꽃대가 쑥쑥 자라나는지

놀람과 감격을

나에게 퍼부어준다


나 살았어...

너도 깊어진 만큼 자라날 거야

너에게도 나에게도

생명을 주신 분이

너도 그렇게 코딩되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네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너는 더 더 더 자라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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