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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back Nov 11. 2024

영감 같은 내 친구 님!

늦지 않게 갈게요

오늘은 일출을 보기로 했다


주말아침은

일출을 볼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장착할 수 있는 일상이니

써먹어야지요!!!


입고 나갈 옷을 찾고

허기를 달래주고

늦었다!!!♡

해 뜬다!!!!!!


다다다닥 나간 님과의 산책은

힘들지만 행복했다


옛날부터 살아내려온 사람들과 자라

앞에 걷기

팔짱 끼우면 은근슬쩍 빼기

친구가 아닌 어르신과 다니는 산책 같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해주려 하고

내가 먹고 싶어 하는 것을 같이 먹어주고

같이 하자하니

좋다 좋다 감사하다 감사하다


그러다 마주친 해님

늦게 나온 덕분에 산길에서 만난 붉은빛은

더 반짝반짝 아름다웠다


앞서서 걷는 님은

매일매일 뜨는 해 뭐가 이뻐

하면서 딱 멈춘다!!

여기 괜찮네...

딱딱 사진 찍을 위치를 찍어주고 찍어주고

앞서간다


그러다 만난

고은 어르신!!!


님이 찍어준 해님 조망폿에

오늘 해님 예쁘네~

해가 예쁘게 뜨는 걸 보니  오늘 날씨가 좋겠어요

미소를 짓고 인사를 보내주신다


"네~ 정말 예뻐요~ 그런데

님은 매일 뜨는 해 뭐가 예쁘냐고 하네요~"


고은 어르신은

같이 산책도 하고 좋아 보인다며

잘해주라 하신다

그리고


본의의 님은 작년 먼저 여기까진가 보오

돌아서 가셨다고 한다


그 말에 눈물이 나는 뭐지?


나의 눈물에

고은 어르신도 눈물이 고이고

어르신의 님과의 이야기를 하는

어르신의 모습이 슬프지만

나 지금은 일어서서 일상을 잘 걸어가고 있어요

라고 그녀의 님에게 말하는 거 같아

순간의 스침에 대화가 이럴 수 있구나

나조차 놀라고 있었다


앗!!!


앞서 지나간 님이 생각나

돌아보는 나에게


기다리니 얼른 가보라고 하시며

잘해주라고

우리님은 나에게 정말 잘해줬다고

그런데 나는 늦게 알았다고

생전 싸움 한번 안 했다는 말에

엄마가 좋은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아빠가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고

그랬다고..


님이 지나간 길을 걸으며

어디까지 갔나 종종 급해진

발걸음 앞에

공터를 돌고 있는 님은

저기 이쁘다

여기서 봤어야지라는 말을 띄우고

빙글빙글 공터를 뛴다

....

나를 위해 기다려주고

나를 이해하려 하고

나를 아껴주는 님을 몰라줬다


나만 뒤에 두고 영감같이

앞선다고

비교함으로

모자라다 했다


왜 눈물이 이렇게 나는지

미안함 때문인지

고마움 때문인지 알 수 없는

방울방울이

눈과 코를 지나 내릴 뿐이다


나는 나의 님이 돌아서가기 전에

알아채자


지금부터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알아채주고 존중해 주고

인정해 주자


나에게 스밈으로 나에게 새긴다

늦지 않게...

잊지 마라 잊지 마라

기억해라 기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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