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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군 Jan 26. 2023

공부 잘 하고 싶어요

공부의 의미


‘선생님,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나요?’ 흔하지는 않지만 종종 듣게 되는 질문입니다. 대인관계 문제처럼 현실에서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장애물은 아니지만 공부를 지금보다 잘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늘상 하게 되지 않나요. 특히 수능과 같이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친구들은 상담선생님을 통해 현재의 공부 습관과 방법을 점검하고자 합니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은 의외로 묵직한 고민입니다. 현대 한국의 교육 제도는 초등학교부터 12년간 배운 것을 고등학교 3학년 말미에 평가합니다. 그 결과에 따라 진학할 수 있는 대학이 나뉩니다. 과거보다는 덜하지만 소위 명문대라고 불리는 대학에 합격하면 더 높은 지위와 소득을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현대에만 그런 건 아니지요. 과거시험은 고려시대 광종때부터 시행되었는데 고위 공무원으로 출세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길이었지요. 고려, 조선을 지나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모두에 걸쳐 ‘시험으로 경쟁해서 이기면 성공한다’는 명제는 확고하게 존재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천년 가까이 시험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공부’는 사전적으로 학문과 기술을 배워서 익힌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들은 대부분 각 학문의 가장 기초적인 수준의 내용입니다. 주기적으로 치르는 중간, 기말고사 등의 결과가 좋으면 공부를 잘한다고 말하죠. 여기까지가 좁은 의미의 공부입니다.


학문의 세계는 중등학교 교과과정에 비해 훨씬 방대합니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지식들도 책을 통해 익힌다면 그걸 공부라고 할 수 있죠. 지금은 유튜브나 SNS 게시글에도 지식이 조금씩 스며 있잖아요. 집안일을 잘하는 요령에서부터 도구를 다루는 기예까지 모든 기술은 오래 연마하면 더 능률이 오릅니다. 그러므로 보일러를 고치거나 도자기를 굽는 재능을 익히는 것도 엄연히 공부입니다. 배워서 익힌다면 삶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고 개인의 삶에서는 그것이 성장과 발달의 한 형태니까요. 넓은 의미의 공부는 그래서 지식, 기술을 익히는 것 모두를 말합니다.


여기서는 공부라는 의미를 넓은 의미로 쓰고자 합니다. 학교 공부는 물론이거니와 그 밖의 지식과 기술을 더 효율적으로 익히는 방법을 설명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거죠. 암기 혹은 이해의 요령, 학습에 유리한 환경조성, 마음관리 등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이러한 방법들이 여러분의 성적을 극적으로 바꾸어 주진 못할지라도 분명 지금보다 더 낫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겁니다.


30년 전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제목의 영화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제목만 봐도 마음에 확 와닿죠? 성적이 좋은 학생만 우대하는 경향이 지금보다 더 심각하던 세태에 돌을 던진 영화였죠. 아직도 학교에는 성적이 좋기만 하면 성품과 리더쉽도 덮어두고 좋을 것이라고 믿는 분위기가 있죠. 공부 잘 하는 것만 성공인 것처럼 여기면서 대학진학 외에 다른 진로를 찾는 청소년들을 철부지 취급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는 게 사실이구요. 근데 진짜 행복은 성적순 아닌 게 맞는데 말이죠. 그쵸?


성적이 높다고 행복한 건 아니라지만, 자신을 발전시켜나가며 얻는 성취감은 기쁨과 자신감을 줍니다. 성적이 높아지는 것이 대표적이구요. 더 빠르고 정확하게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게 되거나 화폭에 붓질을 더 섬세하게 하게 되면 보람을 느끼죠. 운동을 하는 친구라면 슛이 강해지거나 서브가 신속해지면 짜릿하고 신나죠. 이 모든 것들이 전부 공부입니다. 행복을 선물하는 존재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이번 장에서 다룰 내용은 넓은 의미의 공부라고 했죠? 어떤 지식과 기술이건 그걸 효율적으로 익히는 방법은 유사하거든요. 그러므로 여러분이 진로를 어떻게 잡았든 앞으로 제가 할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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