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담군 Jan 26. 2023

선택과 집중

공부의 1원칙

실험 참가자들은 준비된 동영상을 시청합니다. 동영상에는 흰 셔츠를 입은 사람 세 명과, 검은 셔츠를 입은 사람 세 명이 농구를 하고 있습니다. 피험자들의 과제는 아주 쉽습니다. 흰 셔츠 팀의 패스 횟수를 세는 겁니다. 농구가 진행되고 참여자들은 과제에 몰두해 있는 한편, 고릴라 옷을 입은 한 사람이 나와서 고릴라처럼 가슴을 1분 동안 두드리다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나서 참가자들에게 고릴라 옷을 입은 사람을 보았냐고 물으면 무려 50%의 사람이 고릴라를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실험의 결과가 납득이 가시나요? 어떤 대상에 집중하는 걸 다시 말해서 주의를 기울인다고 하죠? 우리의 주의력이 얼마나 약한지 보여주는 실험입니다. 패스 횟수를 세고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의 뇌는 다른 일을 할 수 없었어요. 한 가지 사건에 집중하고 있으면 다른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는 거에요. 우리는 시야에 닿는 사물과 들리는 소리를 모두 인지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중에 집중을 하고 있는 자극만 보고 그 범위는 넓지 않아요.


우리는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다고 착각을 해요. 공부를 하면서 음악을 듣고, 동영상을 보면서 배드민턴을 치고, 내일 중간고사를 생각하면서 회화 연습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죠. 그건 착각일 뿐이라는 걸 위의 실험이 보여 주고 있어요. 공부가 학문과 기술을 익히는 일이라고 했죠? 이건 상당한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동시에 다른 일과 병행할 수 없습니다. 다만 책의 진도가 나가면 실제 지식을 입력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뭔가 성취했다는 개운함을 느끼게 되겠죠. 그러나 그런 식으로 공부하면 결과가 좋을 수가 없습니다.


공부의 왕도, 그 첫 번째는 한 가지에만 집중하기입니다. 너무 당연해 보이지만 여러분의 삶 속에서 잘 실천 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세요. 비효율적 공부 방식 중에는 음악을 들으면서 교과학습을 하는 사례가 가장 흔합니다. 책을 두 개 펴놓고 옮겨 다니며 공부하는 경우도 있죠.


이런 원리는 기술 훈련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손톱을 꾸미거나, 커피를 내리거나, 빵을 굽거나, 기계를 분해해서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연습은 책을 통해서 하는 게 아니죠. 이런 활동을 할 때도 다른 어떤 일도 손대지 않고 오직 그것만 하는 것이 학습효과가 가장 좋습니다. 주의가 분산되면 당장 작품은 만들어지더라도 실력이 늘지 않지요.


한 가지에 집중하기 위해서 우리가 넘어야 할 장애물은 ‘선택’입니다. 어떤 시간에 수학을 공부하기로 했으면 그 시간에 국어는 다루지 못합니다. 다른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게 바로 선택이거든요. 여러분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먼저 손에서 놓지 못하는 다른 일이 무언지 살펴보세요. 영어 성적 뿐 아니라 과학 성적도 같이 높이고 싶고, 수능을 잘 보고 싶지만 교양도 쌓고 싶고... 미련을 가지다 보면 선택이 애매모호해지면 동시에 두 분야의 공부를 하게 됩니다. 아니면 몸은 한 가지 일에 몰입중이라 하더라도 머리는 하지 못한 다른 일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을 겁니다.


이럴 때는 과감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모든 걸 다 잘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덜 중요한 과목은 다음으로 미루거나 포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팔방미인이 되는 것보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삶에는 더 유리합니다. 인생에서 배워야 할 중요한 항목에 순위를 매기고 그 순서대로 시간을 안배해서 공부하세요. 그러면 집중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선택하고 집중하라’는 교훈은 너무 흔하게 듣죠. 실천하기는 어렵구요. 그건 노력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 주요 난관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포기할 항목을 정하는 게 더 큰 장애물입니다. 이 본질을 알면 여러분의 공부인생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작가의 이전글 공부 잘 하고 싶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