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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군 Feb 17. 2023

의식하지 못해도 자라고 있습니다

성장한다는 믿음

혹시 반려동물을 키워 보신 적 있나요? 개나 고양이를 아주 어릴 때부터 키워 보셨다면 이들이 얼마나 빨리 자라는지 느끼셨을 겁니다. 한 두 달만 되면 걷고 뛰는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집니다. 인간은 기어다니려고만 해도 6개월은 기다려야 하는데 말이죠. 1년이 지나면 이들은 어른이 돼서 짝짓기와 임신이 가능해지죠. 인간은 이제 걷기를 시작할 나이인데 말입니다. 개나 고양이의 성장도 사실 다른 동물들에 비하면 느린 편이죠. 대부분 1년도 되지 않아 먹이를 구하고 배우자를 찾는 등 자기 앞가림을 하기 시작합니다.


인간은 성장기가 정말 길죠. 경제적 자립을 시작하는 때를 동물로 치면 자기가 스스로 온전히 자기를 관리하는 시점으로 볼 수 있을 텐데요. 이 시기가 인간은 스무 살 넘어야 시작됩니다. 보통 대학 다니고 취업 준비를 하면 20대 후반은 되어야 하죠. 그러면 그 전까진 뭘 할까요? 미래를 위한 자기계발 활동을 하죠. 그게 바로 공부입니다. 그러니까 태어나서 2~30년을 공부만 하는 거에요. 그 뿐인가요? 독립하고 나서도 자기 분야에 적응하기 위해선 배움을 게을리 할 수가 없습니다.


전 공부가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교적 학문적 호기심이 많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공부는 노는 것에 비하면 너무 지루했어요. 학생 시기를 견디기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얼른 생산적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세상에 기여를 해서 그 댓가로 돈을 받구요. 경제적 자립을 해서 자유롭게 살고 싶었습니다. 근데 첫 직장을 갖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너무 길었어요. 그러니 제 인생의 대부분은 결국 공부만 하면서 보냈던 겁니다.


학생이라는 신분에 머물러 있을 때는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모든 게 정해져 있지 않고 막막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리 책을 읽고 과제를 하고 시험을 치러도 내가 실력이 있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냥 계속 지지부진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돌아보면 그 어떤 순간도 자라기를 멈추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단지 그렇게 보일 뿐이었죠.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이는 기간조차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성장이 있었습니다. 지식의 양이 계속 늘어났습니다. 세상을 더 정교하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마음도 더 너그러워지구요. 그때 책에만 박제되어 있다고 생각하던 지식들을 100% 활용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공부를 잘 하고 싶은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이것입니다.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자라고 있다는 거에요. 학교에서 멍 때리고 집에 가면 허송세월 하는 것 같죠. 근데 그래도 보고 듣는 게 분명 있어요. 학문의 깊이가 점점 깊어지고 실제로 더 어려워지고 있잖아요. 실감나지 않는다면 2년 전, 3년 전 교과서나 문제집을 펼쳐보세요. ‘내가 이렇게 쉬운 걸 가지고 진지하게 씨름하면서 살았단 말이야?’라는 생각이 들 겁니다.


자기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원래 스스로는 잘 모릅니다. 인간은 그렇게까지 성찰하는 동물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학교에서 혹은 학원이나 일터에서 인내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분명 여러분은 성장하고 있습니다. 좌절감을 느낄 때면 꼭 이 말을 기억해 주세요.


이 장에서는 집중의 중요성, 기억 전략, 동기를 이끄는 방법 등을 설명했습니다. 제가 설명한 다른 분야에 비해 양은 좀 적었습니다. 워낙 세상에 공부법 전문가들은 많잖아요. 그래서 저는 뼈대만 설명했습니다. 나머지 정보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다른 자료를 찾아보며 익히길 바랍니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공부가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면, 이왕이면 효율적으로 하는 게 좋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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