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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Jan 08. 2024

펫로스 증후군, 반려견 복제로 극복하시겠습니까?

황이안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약 552만에 달하는 수치가 증명하듯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반려로 동물을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반려견과 반려묘의 평균 수명은 10~15년 정도로 그리 길지 않기에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을 경험하는 인구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펫로스 증후군은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우울과 고통, 상실감과 죄책감등을 느끼는 상태를 말하는데,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극복하고자 노력한다. 반려동물의 기일을 챙기기도 하고, 펫로스 증후군을 함께 겪는 사람들과 모임을 갖기도 한다. 최근에는 한 유튜버가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방식으로 반려동물 복제를 선택하였음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녀는 반려견이 사망한 뒤 펫로스 증후군을 겪었고 이로 인해 민간업체에 사망한 반려견의 복제를 의뢰하였다. 그녀는 반려견 복제 사실과 함께 ‘반려견 복제가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저로 인해 복제를 알게 되고 누군가는 펫로스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밝혔다. 현행 동물보호법 상 동물복제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기에 그녀의 선택에 대해 이해한다는 의견과 반려동물 복제는 비윤리적인 행위라는 비판이 엇갈리는 실정이다. 


 최초로 반려견 복제를 사업화한 곳은 황우석 박사가 이끄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이다. 황우석 박사는 

이병천 교수와 함께 2005년 서울대 수의대에서 갯과 동물을 복제하는데 세계최초로 성공하였다. 이후 2008년 수암생명공학연구소에서 반려견 복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매년 150마리 이상의 복제견을 만든다고 전해진다. 복제견은 주로 질환모델견, 마약탐지견, 맹인 안내견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그중 일부가 반려견이다. 복제가 어렵다고 알려진 갯과 동물의 복제를 황우석 박사의 팀이 성공한 이후 전 세계 수많은 연구소에서 개의 복제가 시행되었고, 반려동물로 인기 있는 동물인 만큼 반려견을 복제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복제견을 제작하는 기본원리는 예상보다 간단한데, 복제하려는 개의 체세포를 채취하는 것이 우선이다. 체세포는 사후 24시간까지 채취가 가능하고, 주로 피부조직에서 채취하여 수백만 개로 배양하여 보관한다. 이 과정은 체세포 보관 업체에서 담당하게 되고, 일부 견주들은 생전에 미리 업체에 의뢰하여 체세포 채취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세포 보관 업체는 반려견의 체세포를 보관하고 있다 반려견 사망 이후 견주의 요청에 따라 체세포를 복제 업체에 의뢰하고, 본격적인 복제 과정이 시작된다. 복제 업체는 다른 개의 난자를 채취하여 난자의 핵을 제거하고, 복제할 개의 체세포의 핵으로 치환한다. 핵을 치환한 난자를 대리모견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과정까지 완료하면 이후 일반적인 임신, 출산의 과정을 거친다. 


 다만, 복제견 제작이 비판받고 있는 이유는 위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른 개들의 고통 때문이다. 한 마리 개를 복제하기 위해 다른 개에서 난자를 채취하고, 대리모견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최소 20마리의 개들이 이용된다고 동물단체는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견주로부터 의뢰받은 복제견은 한 마리이지만 여러 마리의 새끼를 낳는 개의 특성상 의뢰된 개 외의 복제견이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려견 복제 업체에서는 이렇게 태어난 의뢰 외 복제견들을 좋은 곳에 분양한다고 하지만 동물단체에서는 사실확인이 불가능한 주장에 대해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설령 반려견 복제에 대한 규제와 법이 마련되어 안전하고 투명한 과정을 통한 복제가 가능할지라도 여전히 우려지점이 남아있다. 첫 번째는 복제견의 건강과 수명의 대한 문제이다. 아직까지는 복제 동물의 수명에 대한 정확한 연구결과가 존재하지 않지만 국내 국가사업으로 태어난 복제 검역탐지견의 경우는 대체로 수명이 짧고 다양한 질병을 앓았으며 공격성이 강했다. 한 반려견 복제 업체는 이에 대하여 ‘ 복제 후 고객에게 납품됐을 때 건강상 문제가 있다면 고객 의사에 따라 회수여부를 결정하고 재복제를 진행해 드린다'라고 설명한다. 다만 회수된 복제견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미지수이다. 두 번째 문제는 반려견 복제 사업이 늘면 유기동물의 수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이다. 매년 발생하는 10만 마리의 유기동물, 그중 약 8만 마리의 유기견이 복제견으로 인해 입양의 기회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복제견이 견주의 기대와 다를 경우 유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려견 복제가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고 반려견과의 추억을 더 많이 쌓을 수 있는 기회일지, 혹은 생명윤리에 어긋나는 이기적인 행동일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반려견 복제 업체를 방문하는 견주들의 수는 더욱더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선택과 현상을 어떻게 취급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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