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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Jan 08. 2024

축구계를 충격에 빠뜨린 역대 최악의 오심들

박기현

 축구라는 스포츠는 역사가 깊은 스포츠이다. 오늘날의 현대 축구는 1863년 영국의 '축구협회(FA·Football Association)'가 창립되며 시작되었다. 이후 1904년  축구에 대한 국가대표 경기(A매치) 및 월드컵, 대륙별 축구대회(코파 아메리카, 유로, 아시안컵 등등), 청소년 월드컵 등 국제 축구 대회를 주관하는 스포츠단체, 국제축구연맹(FIFA)이 탄생하게 된다. FIFA가 생겨난 후부터 축구는 전 세계적인 스포츠로서 발전하였고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빛이 존재한다면 어둠 또한 존재하는 법, 축구가 기술적으로나 상업적으로 많이 발전하였다고 하여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이 기사의 주제인 ‘오심’이다. 축구의 경우에는 두 팀 간의 경기이기 때문에 잘못된 판정이 이루어지면 한 팀은 이득을 보기도 다른 한 팀은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에도 영국 리그인 프리미어리그 팀 토트넘과 리버풀의 맞대결에서 리버풀이 전반 34분 선제골을 넣었지만 골을 넣은 리버풀 선수가 상대편 최종 수비수보다 앞에서 패스를 받으면 안 되는 룰 때문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골이 취소되었다. 한마디로 리버풀의 공격수가 토트넘의 수비진보다 앞에서 공을 받았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인 온사이드였고 만약 제대로 판정이 내려졌더라면 골로 인정이 되었어야 했다. 


 결국 이 경기는 리버풀이 2대 1로 패배하였다. 그리고 경기 종료 후 영국 심판 기구인 PGMOL는 이것이 오심임을 인정하였다. 이렇게 최근까지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오심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일들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그 경기 결과를 넘어 축구계의 큰 충격을 준 역대 최악의 오심들에 대해 알아보자. 

  


마라도나 신의 손 


 1986년 월드컵은 멕시코에서 개최되었다. 이 대회의 최고의 우승 후보라고 함은 단연 아르헨티나였다. 그리고 그 이유는 마라도나의 존재만으로 설명이 가능했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의 보카 주니어스라는 클럽에서 커리어를 시작하여 바르셀로나가 그때 당시 유럽에서 가장 비싼 이적료를 들여 영입할 정도로 큰 기대를 받고 있던 선수였다. 마라도나를 등에 업은 아르헨티나는 예상대로 승승장구하였고 조별리그부터 16강까지 한 번도 지지 않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8강 상대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였다. 

 전반전을 별 소득 없이 0대 0으로 끝낸 양 팀은 후반전에 더욱 서로를 몰아붙여야만 했고 후반 6분 디에고 마라도나는 골을 몰고 돌파하며 잉글랜드 페널티 박스 앞까지 왔다. 그리고는  오른쪽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를 건넸다. 하지만 그 공은 잉글랜드의 호지라는 수비수에게 걸렸고 호지는 그 공을 백패스하여 당시 잉글랜드 골키퍼 피퍼 실턴에게 건넸다. 실턴 골키퍼는 그 공을 잡으려고 하고 있었다. 

 마라도나 또한 공중에 떠있는 축구공을 향해 달려들었고 그 과정에서 문제는 발생하고 만다. 그 공을 마라도나가 뛰어올라 손으로 골을 넣은 것이다! 그 골이 들어간 즉시 잉글랜드 선수들은 가장 가까이에서 본 실턴 골키퍼를 시작으로 핸드볼 파울에 대해 항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리플레이 장면이 나오고 그 장면을 본 해설진, 관중들은 모두 그가 손으로 골을 넣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주심과 선심은 개의치 않고 득점을 인정하며 다시 킥오프를 하기 위해 중앙선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때 당시의 주심인 알리 벤나슈어는 선심이 더 잘 보이는 위치에 있었기에 그의 결정을 믿었다고 말하였다. 반대로 선심이었던 보그단 도체프는 주심이 별말 없이 경기를 진행했기에 내가 깃발을 들어 골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었다고 말하며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심이 있고 난 후 몇 분 안가 마라도나는 오심으로 혼란스러운 잉글랜드 수비진 사이를 헤집으며 월드컵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골로 평가받는 60여 미터를 혼자 드리블하여 숯으로 마무리하는 골을 만들었고 부정행위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해 내었다. 

 경기 막판에 잉글랜드가 한 골을 만회하지만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었고 아르헨티나는 4강으로 진출하여 그 후로도  6승 1 무라는 무패의 기록으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우승하게 된다. 마라도나는 경기가 끝난 후 첫 번째 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조금은 마라도나의 머리로, 조금은 신의 손으로.”     


오브레보 사건 


  오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거의 무조건적으로 언급이 되는 경기이다. 때는 2008-2009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 잉글랜드 축구팀 첼시와 스페인 축구팀 바르셀로나의 경기였다. 여기서 챔피언스 리그는 유럽 축구 연맹에서 주관하는 32개의 유럽 팀이 본선에 참가하고 그중 16개의 팀이 16강에 진출하여 1차전, 2차전으로 경기를 펼치며 1,2차전의 스코어 합계가 높은 팀이 그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리는 유럽 최고의 축구 대회이다. 이렇게 권위 높은 대회에서 그것도 결승을 코앞에 둔 중요한 4강 경기였던 이 경기는 정말 오심 범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낙 오브레보라는 노르웨이 심판이 진행한 2차전이 이 사건의 명칭이 될 정도로 임팩트가 컸어서 그렇지, 1차전도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던 바르셀로나 공격수를 첼시 수비수가 손으로 잡아끌어 넘어뜨리며 박스 안에서 파울을 하였지만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았던 부분이나 옐로카드 한 장이 있던 첼시 선수가 바르셀로나 선수를 팔로 가격했으나 파울만 선언되고 심한 파울을 하면 주어지는 경고는 따로 주어지지 않는 등 오심 논란은 존재했다. 


 이럼에도 2차전이 주로 언급이 많이 되는 이유는 앞서 말한 대로 판정의 임팩트가 더욱 컸기 때문이다. 2차전에서 나왔던 몇 가지 오심 논란만 살펴보자면 후반 25분경 첼시 골키퍼가 높고 멀리 찬 공에 첼시 공격수와 바르셀로나 수비수가 머리로 경합하는 상황이 생겼다. 그러던 중  첼시 공격수가 바르셀로나 수비수의 복부를 발로 가격하였지만 파울 선언이 되지 않았다. 두 선수의 경합으로 뒤로 흘렀던 공이 다른 첼시 공격수 앞을 지나가고 있었고 그 공격수가 공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자기 발에 스스로 걸려 넘어졌음에도 오브레보 심판은  뒤따라오던 바르셀로나 수비수가 다리를 건 것으로 생각하여  레드카드를 꺼내어 퇴장 선언을 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여러 차례 자신들의 페널티 박스 안 쪽에서의 핸드볼이나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옷을 잡아끌거나 뒤에서 태클을 하는 등의 파울성 행동을 하였지만 페널티킥이 선언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본다면 판정 논란으로 인해 두 팀 모두 피해를 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바르셀로나가 2차전이 거의 끝날 무렵에 극적인 결승골을 넣어 바르셀로나가 결승에 진출하였기에 결승 진출에 실패한 첼시는 경기가 끝난 후 오브레보 심판에게 구장의 보안 요원들이 나가는 오브레보 주심을 보호해야 했을 정도로 격하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오브레보는 이러한 항의에도 개의치 않고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첼시의 드로그바라는 선수는 본인을 찍던 생방송 카메라에다 대고 ‘이 경기는 수치야 수치라고!’라는 말과 함께 욕설을 하여 3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기도 하였다.


 당시 첼시의 감독이던 거스 히딩크는 시간이 지난 후 인터뷰를 통해 이때를 회상하며 

 "너무 실망스러웠다. 경기 결과가 조작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유일한 경기였다."라고 밝히기도 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오브레보 심판은 인터뷰나 다큐멘터리 출연등을 통해 핸드볼이 의심되었던 몇 가지 장면들의 판정 논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정하였다.    



비디오 판독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대두된 오심 

잉글랜드가 겪은 월드컵에서의 수난은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 24년 뒤에도 이어졌다. 사건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전차군단’ 독일과 잉글랜드가 16강에서 만나며 시작되었다. 축구 강국인 두 나라의 경기이기에 전 세계 많은 관중들은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두 강국의 경기는 예기치 않은 부분에서 승부가 판가름 나고 말았다. 

 전반 중반까지는 독일이 밀어붙이며 2대 0으로 앞서 갔지만 잉글랜드가 얼마 안 가 한 골을 만회하며 스코어는 2대 1이 되었다. 그렇게 다시 분위기를 가져온 잉글랜드는 추격 골을 득점하고 바로 1분 뒤의 공격에서 램파드라는 선수가 페널티 박스 앞에서 중거리 숯을 날렸고 날아간 공은 분명히 골대 상단을 맞힌 후, 골라인 안으로 떨어지게 된다. 물론 공이 골라인 안 그라운드에 떨어지고 다시 튀어올라 골라인 밖으로 나왔지만 이미 공은 골라인을 넘었었기에 모두가 골임을 직감했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주심만은 달랐는지 램파드의 슈팅은 골로 인정되지 않았고 취소되어버리고 만다. 이 오심은 스코어가 2대 2가 되면 남은 시간 동안 경기의 흐름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독일을 추격하던 잉글랜드에게 제대로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그렇게 오심은 번복되지 않은 채  독일은 분위기를 다시 다 잡고 2골을 몰아치며 4대 1로 잉글랜드에게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하였다. 이 사건 이후 축구에도 비디오 판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점점 생겨나게 되었고 시간이 흘러 유럽 축구 리그들에서 서서히 도입이 되더니 월드컵에서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도입이 되게 된다. 

 추가적으로 비디오 판독 기능뿐만 아니라 슈팅한 공이 골라인을 통과했는지 판독하는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 또한 제기됐다. 그리고 이미 테니스와 같은 종목에서는 초당 500장을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 6대를 동원해 골라인을 지나는 공을 촬영하는 방식, 호크아이(hawk-eye) 시스템이 실행 중이었고 또 다른 방법으로는 경기장의 페널티 지역 바닥에 가는 전선을 설치하고 공 안에는 소형 칩을 집어넣는 방법인 독일 카이로스(Cairos) 사가 개발한 GLT 기술이 있었다. 이렇게 하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이 공에 삽입된 칩과 반응하여 골라인을 넘어가게 되면 신호를 주심에게 전송하여 주는 방식이다. 이 GLT 기술은 바로 다음 월드컵인 2014년 월드컵에서부터 도입되기 시작했다.


 오심은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위에 설명한 사례들은 모두 오심이 경기의 전부가 되어버린 사례들이다. 가장 최근의 월드컵인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기술(SAOT)이 도입되면서 오심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진 많은 오심 경기들이 말해주듯 한 번에 해결되지는 않는다. 축구뿐만 아니라 여러 스포츠들이 지속적으로 사랑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오심으로부터 잃은 신뢰를 빨리 회복해야 한다. 


출처

https://www.interfootball.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6449 

https://www.fifa.com/fifaplus/ko/articles/100-great-world-cup-moments-qatar-2022-9-maradona-hand-of-god-1 986-argentina-england-ko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6062114221451975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84386&cid=42872&categoryId=42872&anchorTarget=TABLE_OF_CONTENT2#TABLE OF CONTENTS 2 

https://www.youtube.com/watch?v=UmZP6fBZf6A 

https://youtu.be/z9 TDAXhLWI8 

https://rmcsport.bfmtv.com/football/ligue-des-champions/ligue-des-champions-hiddink-a-cru-que-chelsea-barca-2009-avait- ete-truque_AV-202005080325.html 

https://www.interfootball.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7819 

https://www.sportalkorea.com/news/view.php?gisa_uniq=2012041817172228§ion_code=20&key=&field= 

https://www.hani.co.kr/arti/sports/soccer/427818.html 

https://www.youtube.com/watch?v=CJSwKMA10io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6/29/2010062901126.html 

https://www.sportsseoul.com/news/read/7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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