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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Jan 08. 2024

흉기가 된 익명성: 다크웹

김태의

 인터넷의 구조를 설명하는 유명한 비유가 있다. 여기에서 인터넷의 구조는 빙하와 같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가 볼 수 있는 수면 위의 빙하만을 보고 빙하의 크기를 판단하지만, 수면 밑에는 훨씬 거대한 크기가 숨겨져 있다. 그리고 인터넷도 이와 같이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거대한 범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구글, 네이버 등의 검색엔진으로 검색하여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곳은 인터넷의 구조에서 표면웹에 해당하며 전체 인터넷의 4~5%에 해당한다. 


그리고 전체 인터넷의 95% 이상이 해당하는 딥웹이 있다. 이는 일반 검색 엔진에 잡히지 않는 모든 범위를 일컫는 개념인데, 사실 딥웹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달리 카톡 채팅창, 이메일의 받은 편지함과 같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부분들도 많다. 하지만 딥웹 중 특정 소프트웨어나 접속 허가가 필요한 네트워크를 사용해야만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을 다크웹이라 한다.


다크웹은 검색 엔진으로는 검색이 불가하며, 암호화된 네트워크에 존재하기 때문에 IP 주소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원한다면 사이버경찰조차 추적이 어렵게 하는 극한의 익명성을 보장한다. 때문에 다크엡에서는 이를 악용한 온갖 범죄가 일상처럼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의 심해와도 같은 음지 중에 음지이며 익명성에 기댄 인간의 추악한 면을 여실히 보여주기도 한다.

실제 실크로드 사이트의 거래 화면

 다크웹의 가장 대표적인 범죄사례는 ‘실크로드’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무기, 마약, 위조문서, 위조지폐, 살인 청부 등의 거래되었으며 이 중 마약 카테고리로만 13000여 개의 게시글이 게재되어 있었을 만큼 거래량이 많았다.


 실크로드를 포함한 모든 다크웹의 불법 거래는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비트코인으로 이루어진다. 미 법무부가 몰수한 실크로드 거래와 관련된 비트코인은 총 10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를 한화로 환산하면 약 1조 3000억에 달한다.


 현재 실크로드의 운영자는 연방수사국에 의해 체포되었고 사이트는 폐쇄되었다. 



다음은 한국의 범죄 사례이다. 

손정우의 웰컴투비디오 사이트 결제 화면

 ‘웰컴투비디오’는 세계 최대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 공유 사이트였다. 한국인 ‘손정우’가 이 사이트를 운영했으며 포인트 제도를 도입하여 회원들에게 더 많은 영상을 올리게 부추기고, 아동 성착취 영상이 아닌 영상은 올리지 못하도록 했다. 


 웰컴투비디오의 총 회원수는 128만 명, 유료회원은 3344명이었다. 그 과정에서 25만 개의 아동 성착취 영상이 업로드되었고, 손정우는 비트코인으로 약 4억 원을 취득했다. 


 하지만 손정우는 사이트 내 파일에 자신의 ip주소가 유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그 결과 전 세계 32개국의 수사기관이 협력하여 손정우를 포함한 337명의 용의자를 체포하였다. 그리고 그중 210명이 한국인이었다.


위와 같은 사례들로 다크웹에 대한 이미지가 어둠의 암시장 정도로 굳어질까 싶어 덧붙이자면, 위의 사례들과 같이 체계적인 거래 체계를 갖춘 대형 규모의 사이트는 굉장히 희귀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다크웹에서는 어떠한 법적 안전망도 없기 때문에 모든 거래는 신뢰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때문에 암시장으로 둔갑한 사기 사이트가 대부분이다. 이를 뒷받침할만한 황당한 사기 사이트 하나를 소개하겠다.

실제 다크웹의 해당 사이트 화면

 이 사이트의 내용은, 자신이 비트코인을 받을 때, 1%의 수수료를 더 받는 버그를 발견했으며 이것이 수정되기 전까지 비트코인을 최대한 불리기 위해 비트코인을 빌려달라는 내용이다. 이곳에 비트코인을 입금한다면 24시간 이내에 100배로 불려서 돌려준다고 한다. 


 사실 유무를 따질 필요조차 없는 사기 사이트이며, 실제로 해외의 한 유저가 300만 원가량의 비트코인을 입금했지만 당연하게도 3억으로 불려주지는 않았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설명이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에게 다크웹에 대한 경각심, 경계심을 키웠으면 한다. 그리고 만약 호기심이 생겼더라도 다크웹에 감히 접속할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결제 같은 거 하지 않고 그냥 궁금해서 구경만 하는 것도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다크웹에는 일반적인 검색 엔진처럼 최소한의 검열 시스템도 존재하지 않는다. 별생각 없이 클릭한 링크에서 끔찍하고 역겨운 사진이 튀어나올 가능성이 다분하다. 평소에 수위 높은 영화도 잘 본다고 자신하다가는 정말 큰코다칠 수 있다. 다크웹을 탐방하는 한 유튜버의 묘사에 의하면,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평생의 트라우마가 남을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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