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주
잉글랜드 프로축구리그 EPL에는 (이하 프리미어리그) 런던을 연고지로 하는 클럽이 하나 있다. 바로 첼시 FC이다. 프리미어리그 초창기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리그 내에서 그렇게 경쟁력이 있거나 상징성이 있는 팀은 아니었으나, 2003년 러시아 기업가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팀을 인수한 이후로, 다섯 차례의 리그우승과 두 차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잉글랜드와 런던을 대표하는 클럽으로 떠올랐다.
첼시에는 전설적인 공격수로 추앙받는 선수가 한 명 있는데 바로 ‘디디에 드록바’이다. 특유의 정확한 마무리와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이 나는 클러치 능력으로 첼시팬들뿐만 아니라 모든 축구팬들에게 전설 그 자체로 평가받고 있는 사나이이다. 그러나 첼시는 드로그바가 팀을 떠난 이후 마땅한 주전공격수를 찾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었다. 이후 2023년, 드로그바의 뒤를 이어 팀을 지탱할 흑인 공격수가 팀에 입단한다. 그의 이름은 ‘니콜라 (the football) 잭슨’. 그는 누구이고 어떤 선수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해 보도록 하겠다.
니콜라 잭슨 (Nicolas Jackson). 그는 2001년 감비아 반줄에서 태어났다. 카사 스포츠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2018년 17살의 나이에 1군 스쿼드에 합류할 정도로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2019년, 스페인 라리가의 비야레알로 이적하며 유럽 빅리그에 입성한다. CD 미란데스로 임대도 떠나고, 임대복귀 후 교체와 유망주 자원으로 팀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22-2023 시즌, 리그에서만 12골 4 도움을 기록하며 첼시로 이적했다. 이적 첫 시즌에는 전대회 17골을 기록했고, 현재 진행 중인 24-25 시즌에는 선발 8경기 5 득점을 기록하며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주 포지션은 원톱 스트라이커이다. 예전에 측면공격수였었던만큼 중앙뿐만 아니라 측면에서도 의 드리블 돌파를 즐기는 편이며, 평범한 키에 비해 만족스러운 헤딩득점실력과, 다른 수비수들에 비해 빠른 스피드로 상대가 수비라인을 높이 끌어올렸을 때에 간혹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한, 공이 소유하고 있지 않을 때의 움직임인 오프 더볼 움직임도 나쁘지 않은 편이어서, 첼시 팬들과 세네갈 팬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 중 하나이다.
잭슨은 기본적으로 앞쪽에서 버텨주고 연계해 주며 득점할 수 있는 성향과 피지컬을 갖고 있지만 라리가에서 프리미어리그로 넘어오면서 연계능력은 많이 하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스트라이커로써 가지고 있어야 할 득점력 역시 많이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2023-2024 시즌 그의 시즌 골 기댓값은 19 득점이었으나, 실제로는 14 득점밖에 하지 못하며 결정력에 개선이 필요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또한 스트라이커라면 필수적인 요소인 ‘득점력’이 많이 아쉽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엄청난 월드클래스 수비수들이 즐비한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로라한 공격수도 하지 못하는 두 자릿수 득점을 이뤄냈다는 것이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받을 수는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너무 쉬운 찬스에서도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처참한 골 결정력과, 슈팅이 대부분 정면으로 가거나 어이없게 빗나가며 아쉽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결정적인 득점상황에서 몸개그를 하거나, 상대수비와의 경합에서도 정말 너무할 정도로 경합승률이 낮은 모습을 보고, 현지나 국내 SNS에서는 잭슨의 경기사진이나 영상을 밈으로 만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현재이다.
잭슨이 첼시로 이적해 올 때의 이적료가 500억이었는데, 프리미어리그가 막대한 자본력을 근본으로 하여 전문가들이 500억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쓸 수 있는 클럽들이 많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하지만, 절대 적은 금액이 아니며, 평균 4-5년 하는 계약기간을 8년으로 잡고 잭슨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겠다고 말한 포체티노 전 첼시 감독을 보면 첼시가 잭슨에게 거는 기대가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데, 좋지 않은 결정력과 높지 않은 집중력 등의 이유들이 얽히며 일부 첼시팬들 중에서는 이제 막 이적해 왔고 나이도 어린 잭슨이지만 그를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많은 비판을 받고 시작한 잭슨의 24-25 시즌. 국가대표 경기를 소화하다가 입은 경미한 발목부상으로 프리시즌훈련에 늦게 합류해서 올시즌도 지난 시즌과 같은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이 아니냐는 첼시팬들의 걱정들도 있었다. 실제로 그는 1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첼시팬들에게 하루빨리 나폴리의 스트라이커 빅터 오시멘을 영입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2라운드 울버햄튼과의 경기에서 선제골과 더불어 엄청난 어시스트를 바탕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고, 리그에서 웨스트햄, 브라이튼전에서도 연속으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콜 파머와 함께 팀의 에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잭슨이 찬사를 받는 이유는 단지 공격포인트를 많이 기록했다는 수치적인 요소들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상대수비수와의 1대 1 상황이라던지, 경합 자체에서 많이 승리하며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력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성장했다고 보인다.
특히 6라운드 리버풀전에서는 비록 팀은 2-1로 지긴 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동점골을 기록하며 이제 확실한 찬스에서는 득점을 기록해 주는 선수라는 것을 입증했다. 현시점 콜 파머, 리바이 콜윌 등과 함께 첼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시즌이었던 23-24 시즌 그가 처참한 경기력을 보여줘서 그런지, 현재 잭슨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당연한 결과라고 이야기하는 축구팬들도 많다. 그런데 필자는 잭슨이 현재의 모습에서 조금만 더 퍼포먼스를 개선한다면 단숨에 리그 탑급정도의 스트라이커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비야레알시절 어린 나이에 리그에 주었던 임팩트가 워낙 컸기에 프리미어리그에 2년 차, 적응도 마친 이 시기에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할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한다.
보는 사람을 웃기면서도 민망하게 만드는 플레이, 가끔 어이없는 플레이로 많은 비난을 받았던 니콜라 잭슨. 이번시즌초반, 좋은 퍼포먼스로 첼시 팬들을 웃게 만들고 있다. 앞으로 그의 활약과 더 나아가 유럽대항전에서의 활약도 어떨지에 대해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