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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 ㅈ가 Aug 29. 2020

코로나를 보며 드는 생각, 어른들이 미안해.

코로나 사태를 바라보며 드는 생각

몇 년 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어른들이 자주했던 얘기가 있다. “어른들이 미안해.” 


이 말은 사회에 만연한 구조적 문제, 각종 부정부패와 악폐습으로부터 어린 아이들을 보호해주지 못한데 느끼는 어른의 책임감을 보여주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어른이 갖추어야 할 가장 핵심적인 덕목을 ‘책임감’ 이라고 보기에 이와 같은 얘기가 언급되는 게 참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최근에 코로나 사태를 보며 드는 생각은, 어른들은 다시 미안해 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사태에서 소외된 피해 대상은 어찌 보면 학생이다. 사회성을 길러야 할 시기에 그러지 못하고 있으며, 양질의 교육도 못 받고 있다. 소상공인이나 각종 기업체와 달리 학생과 학교는 경제 주체가 아니다. 경제 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생과 학교는 반박할 기회조차 받지 못하며 어떤 집단보다도 쉽게 희생 당하고 있다. 



학교를 빠른 시일 내에 개학하고, 모든 학생들이 출석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게 아니다. 어린 학생들도 큰 희생을 하는 중인데, 이 원인이 어디서 기인했냐는 것이다. 학교를 못 나가는 작금의 상황은 학생의 잘못에서 기인하지 않았다. 신천지 교회와 사랑제일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던 건 어른이었으며, 이태원 클럽에 빼곡히 줄을 섰던 것도 어른이었고, 각종 집회에 꾸준히 참여했던 것도 어른이었고,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써달라는 요청에 폭력으로 대응한 것도 어른이었다. 그저 어른 숫자가 많아서 그렇게 보일거라는 말은 통계적으로 틀렸다. 대한민국 인구 중에 미성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8% 가량이며, 현재 코로나 확진자 중 미성년자의 비중은 7% 가량이다.


클럽과 주점 등 각종 사업체가 폐쇄되는 건 분명 안타까운 말이지만, 잘못의 주체와 책임의 주체가 같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자승자박이다. 그러나 학교가 폐쇄되는 건 잘못의 주체와 책임의 주체가 엄연히 다르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이야말로 어른들이 간절히 미안해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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