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을터뷰 Sep 17. 2020

캐주얼하게 소장하는 아트 포스터

페이지메일




저희 같은 사람이 그런 작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많이 없는데 여기서 아트 프린트나  포스터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페어에도 관심을 두고, 나중에 진품도 구매할 수 있지 않을까요?




/


페이지메일

차지형 대표


pagemail.kr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차지형입니다. 원래는 디자인 쪽으로 일했어요. 포스터를 수집하는 게 취미였고요. 학생 때 영국에서 생활했는데, 포스터 샵이나 아트 상품을 캐주얼하게 판매하는 샵이 많은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았어요. 벌써 10년 전인데 그때 국내에서는 미술관이나 페어에서만 그림을 살 수 있었고, 우리나라에도 그런 샵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영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페이지메일을 구상할 수 있었겠네요. 페이지메일 이름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페이지메일은 종이 편지라는 뜻이에요. 현대에 와서 이메일이란 단어가 생겼지만 원래 종이 편지가 있었잖아요. 개인적으로 페이지라는 단어를 쓰고 싶기도 했고 종이 콘텐츠의 가치를 다루는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게 있어서 사용하게 됐어요.





미술 작품의 유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미술 시장이 있지만 중간 브릿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같은 사람이 그런 작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많이 없는데 여기서 아트 프린트나 포스터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페어에도 관심을 두고, 나중에 진품도 구매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영역을 지키고 싶어요. 페이지메일은 이 영역 안에서 운영하고 있어요.


온라인으로 하시다가 오프라인까지 확장하게 된 이유가 있었나요?


실물로 보고 싶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주 고객층이 개인이 아닌 업체가 많은데, 시간이 중요하다 보니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서 오프라인을 선호하시기도 하고요. 오프라인의 시장성을 보고 싶기도 했어요.


특별히 을지로에 온 이유가 있나요?


을지로만은 안 오려고 했어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고 많이 오는 곳이지만 여기서 일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저는 조용한 성북동, 서촌을 보러 다니다가 을지로에 와서 시세나 물어볼까 하고 부동산에 들른 건데, 이 공간을 보고 바로 계약했어요. (웃음)


을지로에 오니 어때요?


막상 오니까 장점이 많아요. 샵을 준비할 때도 공구 상가가 가깝고, 필요한 게 있으면 뭐든 쉽게 구할 수 있었어요. 운영 측면에서는 사실 반반이에요. 그림을 구매하기 위해서 차를 가지고 나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주차가 어렵고, 연령대가 높은 분들은 부담스러워하는 곳이에요. 하지만 새로운 젊은 층이나 이런 걸 잘 몰랐던 분들, 우연히 샵을 알게 되어 좋다는 사람들에게는 잘 맞는 것 같아요.


주 구매층이 궁금해요.


30-40대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정말 많아요. 비슷한 샵을 운영하면서 구매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리고 신혼 등 인테리어를 위해 오는 분들도 많아요.


포스터를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오프 더 레코드로 말하자면 제 취향이에요. 그나마 기준이 있다면 제가 그래픽과 디자인 일을 했기 때문에 편집이 잘 된 게 좋고, 스토리가 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선택하는 것 같아요. 같은 그림이라도 어디에서 언제 전시했고, 디자이너가 누군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수 있고, 빈티지 여부와 추가 발행이 가능한지에 따라 다르기도 해요. 그 당시 어떤 디자이너에게 특별히 의뢰해서 한정판으로 포스터를 발행했다든가 그런 스토리가 생산 과정 안에서 생겨요.





좋은 포스터를 구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포스터를 수집하는 게 취미라서 어렵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다른 업체도 많이 생기고, 다른 데 없는 걸 하려면 해외 현지에 있는 인력을 쓸 수밖에 없더라고요. 빈티지나 컬렉터블 포스터는 현지에 계시는 분들의 도움을 받거나 제가 직접 가서 사 와요.


톤앤매너를 다루는 방법이 궁금해요.


자세히 보시면 그래픽적인 요소가 많거나 컨템퍼러리 스타일의 포스터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는 해요. 저작권 때문에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포스터로 만나보기 어려운데, 여기서 오는 희소성의 가치도 있고 공간에 뒀을 때 좀 더 세련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을 때는 언제예요?


기억에 남는 고객이 몇 분 계세요. 처음 온라인으로 시작하고 인스타에 포스터 두 점을 올렸는데, 유명한 컬렉터분이 구매해 주셔서 이런 분들도 예쁘면 구매하는구나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리고 학생들이 왔을 때 좋아요.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오면 같이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재미있어요. 못 가게 할 때도 있었어요. (웃음)


페이지메일 2호점이 생겼더라고요.


백화점 안에 입점했어요. 콜라보의 기회도 생겼는데, 디스플레이 정도로 끝나게 될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워요. 기회가 있다면 장르 간 콜라보도 해 보고 싶어요. 좋은 작가의 몇 가지 작품을 선택해서 포스터로 만들고, 그 포스터는 페이지메일에서만 판매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전시를 한 번 하고, 홍보하는 것으로 끝나는 행사가 아니면 좋겠어요.








취재 김나래, 김성현

글 & 편집 길수아

매거진의 이전글 색色있는 공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