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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을터뷰 Dec 29. 2020

을지로의 파란방에서

아트룸 블루

아트룸 블루
서울 중구 을지로 20길 20, 6층
@artroom_blue_



운영하고 계신 두분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블루  저는 연기를 전공하고 지금도 계속 연극을 하고 있어요. 숩이라는 이름으로 미술 작업을 하는 작가로도 활동하며 '아트룸 블루'를 운영하고 있는 블루라고 합니다.


우주  도 연극하는 배우이고요. 배우활동과 함께 지금은 공간을 운영하면서 강사로 문화예술교육도 하고 있는 우주라고 합니다. 



알렉스룸 인터뷰하면서 운영자분께서 새로 생긴 신생공간이라고 소개 해주셔서 이곳을 알게 되었어요. 이곳은 어떤 공간인가요? 

 

블루  '어른이'들의 놀이터예요. 어른이 되어도 누구에게나 순수한 마음은 남아있잖아요. 아닌 척하더라도 남아있더라고요. 이 공간은 그들의 자유롭고 솔직한, 순수한 마음을 마구마구 발산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누구나 다 편안하게 와서 공간이 비어있을 때는 저랑 이야기를 나누셔도 좋고, 그림을 그리다 가셔도 좋고 편안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왼쪽부터) 아트룸 블루의 운영자 블루와 우주



파란색이 공간의 색과 정체성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블루  제가 원래 블루를 좋아해서 이기도 하고요. 작가로 활동을 하면서 블루를 왜 좋아하는지 생각해봤더니 제가 이면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많이 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겉으로 보기에 밝은 사람도 내면 깊숙한 곳에는 우울감을 갖고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이면을 숨기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이면조차 나인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예뻐하면 좋겠다 해서 블루로 색을 정하게 됐어요. 그래서 이 곳에 와서는 솔직해지고 좀 더 위로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블루로 색을 정하게 됐고요.


우주  블루 공간의 페인트 색깔의 의미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간혹있어 말씀드리자면 공간에 들어왔을 때 보이는 진한 블루가 프린세스 블루라는 색이에요. 블루가 어른과 여성성을 상징하거든요. 그런데 반대 방향으로 뒤돌았을 때 조금 다른 색의 리틀보이블루 라는 색이 칠해져 있어요. 리틀보이블루는 어린, 소년을 상징해요. 들어와서 봤을 때의 블루와 뒤돌았을 때의 색이 다른 건 이곳이 이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보통 전시공간은 화이트 큐브인 곳들이 많은데, 온통 블루로 뒤덮힌 전시장이다보니까 공간에 작품이 묻힐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기획전시나 프로그램이 아닌 대관으로 전시를 하는 분들은 어떤 작업을 하는 분들인지 궁금해요.


블루  그 부분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파란색이 어둡다보니 작품을 걸었을 때 작품이 튀어보여요. 그래서 대부분 한번 전시를 했을 때 보러오셨다가 생각보다 작품이 잘보인다고 대관을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자체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았았지만 대관 신청해주시는 경우는 작품을 보면 대부분 상처가 있거나 트라우마가 있는 분들이 이 공간과 적합하다고 생각하셔서인지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아니면 블루를 정말 좋아한다던가. 





기획전시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블루  '블루전시축제'라는 이름의 프로젝트인데요. 블루전시축제는 음악작가, 사진작가, 글작가, 연기하시는 분들 등 다양한 분들이 팀을 꾸리는데요. 총 세 팀으로 구성된 팀들이 각 1주일씩 릴레이로 공간을 꾸며요. 주제며 제목이며 공간이 일주일마다 계속 달라지는 페스티벌 형식의 프로젝트죠. 저는 연극을 하지만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다양하게 작업하고 있어요. 공연을 준비하다보면 스탭들이 다 같이 협업을 하잖아요. 무대도 세우고, 음향도 하고요. 그런 게 엄청 재미있었어요. 그 안에서도 끈끈함이 생기기도 하고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전시 쪽에서는 그런 축제가 없더라고요. 시각예술 분야가 개인작업을 아무래도 많이 하는 쪽이다보니 그런 것 같긴한데. 저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나 나만 이렇게 같이 작업하는 게 재미있는건가 하면서 조심스럽게 모집을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다양한 분야 사람들이 참여해 주었고, 함께 복작복작하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공간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 자체가 다양한 매체와 장르를 넘나드는 곳은 많지 않아서 기획 전시 프로그램 취지가 더 좋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프로젝트는 언제부터 진행하고 있나요?


블루  1회는 여름에 마쳤고, 11월 30일부터 12월 20일까지 2회 전시가 진행됩니다. 



공간을 내게 된 곳이 하필 을지로였던 이유가 궁금해요. 


블루  제가 을지로를 좋아했던 게 가장 큰 이유였어요. 한창 을지로에 찾아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곳들이 많았잖아요. 제가 그런 곳들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했어요. 을지로가 붐업되기 전 쯤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공간들이 많이 없어졌죠. 임대료도 조금씩 조금씩 올랐고요. 전부터 작업실을 만든다면 을지로다 생각하고 있었고, 그즈음 제가 알렉스룸에서 개인전을 했어요. 전시하면서 알렉스룸 사장님하고 같이 대화를 나누는데 너무 결이 맞는 거예요. 전시 이후로도 자주왔는데 어느날 옆방이 비어있는 거예요. 바로 얼마인지 찾아보고 저렴한 가격이라 계약하게 됐어요.





계약금도 그 때 저희가 유럽여행을 가려고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돈이었는데, 여행 계획 중에 코로나가 딱 터진 거예요. 당시에 고민을 하다가 제 꿈이 30대 40대에 제 공간을 갖는 는 꿈이 있었어요. 그리고 공간을 갖게 된다면 무조건 다 블루인 공간을 하겠다 라고 계획을 어렸을 때부터 했어요. 유럽을 못가니 하고 싶었던 걸 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됐죠.



꿈을 이루신 거네요. (웃음) 공간을 갖고 운영을 해보시니까 어떤가요?


블루  저는 너무 만족스러워요. 이런 공간이 좀 더 많아져야 아티스트 분들이 설 수 있는 자리가 많아지지 않을까 해요. 공연도 극장이 다 없어지고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저희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없어지고 있는데, 이런 작은 공간들이 많아지면 아무래도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해요.


  

생긴지 얼마 안됐는데도 불구하고 인스타그램 보면 팔로워 수도 많고, 알려진 것 같아요. 


블루  저희도 그게 신기해요. 만약에 여기에서 각잡고 무언가를 하려고 기획했었더라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잘 안됐을텐데, 저희는 진짜 놀 듯이 했거든요. 기획전시도 제가 하고 싶으니까 같이 할 사람 해서 모집했던 건데, 많은 분들이 관심있어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계획했던 것 보다 빠르게 2회를 열게 되었어요. 대부분의 팔로워 분들이 작가분들, 아티스트 분들이에요. 이 곳은 이미 날고 기는 작가님들 보다는 시작을 하고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거나 시작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조차 모르시는 분들 이라던지 항상 혼자 작업하셨던 분들이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공간의 방향이나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블루  지금은 블루전시축제가 메인이고 내년에는 블루전시축제를 3회, 4회 진행하면서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어요.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융합시키는 기획을 하다보니 더 나아가서 내년에는 블루 영화제를 만드는 게 목표예요. 독립영화하시는 분들 중에도 혼자 작업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영화를 보내주시면 그걸 모아서 상영회를 열어들이고 관객과의 대화도 할 수 있게 자리를 만들려고 해요. 그후에 그분들과 같이 협업으로 해서 영화 제작까지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블루전시축제이지만 언젠가는 블루 아트축제, 아트페스티벌이 될 수 있도록요. 



을지로의 공간과 인물을 추천받고 있어요. 을지로에서 좋아하는 공간이나 아티스트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우주  망우삼림이나 닷을 추천해요. dot 도자기 클래스를 해요. 도자기 만드시는 분이 계세요. 기획하는 공간은 아니고 개인 클래스 하시는 공간이에요. 추천하는 이유는 그냥 제가 그공간을 좋아해서예요. 


블루  인터뷰 이미 하신 분인데, 류지언니 추천해요. 이번에 블루전시축제에 참여하세요. 을터뷰 보는데 류지언니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보고 세상좁다 했죠. (웃음)







인터뷰이 블루, 우주

사진제공 아트룸 블루

취재 & 글편집 백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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