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CCA 제10차 서울서밋 발표 자료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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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보(2008)는 문화기관 서비스의 혁신 방안을 찾기 위해 문화의 가치 요소들과 그것들의 거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가치 중심의 혁신을 위한 공공문화서비스의 가치와 거래 방식에 대한 새로운 인식틀”을 제안했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존 홀든(John Holden)(2006)의 “3-I values for 3-P 모델”을 변형하여 문화예술의 가치를 “본질적 가치(Intrinsic Value), 산업적 가치(Industrial Value), 활용적 가치(Instrumental Value)로 구분했었습니다. 여기서 ”산업적 가치“(Indistrial Value)는 직접적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가치이고, 장기적이며 간접적으로 나타나는 활용적 가치까지 포함하여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로서 조금 더 넓게 인식하였습니다.
이후 이를 좀 더 발전시켜서 <3-I Values of Culture for ABC>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Intrinsic Value(본질적 가치)에 집중하는 Artists & Academia(예술계와 학계), Industrial Value(산업적 가치)에 집중하는 Business(산업계), 그리고 Instrumental Value(활용적 가치)에 집중하는 Civic(공공영역)이 3-I for ABC에 매칭됩니다. 공공영역은 정부와 시민사회 공동체 영역을 포함합니다. 이 모델에서는 문화의 경제적 가치와 본질적 가치까지 합하여 가장 포괄적인 <사회적 가치>로 이해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Economy = 경제>를 너머 <경세제민(經世濟民)>으로 전환하면, 자연스럽게 <가격> 중심으로 생각하여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산업적 가치(Industrial Value)> 보다, 간접적이고 장기적으로 발현될 영향과 효과가 가지는 <활용적 가치(Instrumental value)>까지 포함하는 관점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인 것이 곧 경제적인 것이고, 경제적인 것은 사회적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3-I Cultural Values of Culture for ABC-P>는 위의 문화의 가치 인식 모델에 그 가치 거래의 양과 양상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소들로서 세 가지 P를 연결하여 업그레이드 한 모델입니다. 문화의 가치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고 행위자의 가치관과 기술변화 등 외부 환경에 의해 쉽게 변화하는 점을 반영합니다. <3-I for ABC> 모델의 주요 주체인 A-B-C의 가치 인식과 거래 행위에 영향을 주는 중요 요소들을 추가로 고려한 것입니다. 우선 문화의 가치 거래가 성사되는 장(場)인 <플랫폼(Platform)>은 시장과 공공영역을 통틀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포함합니다. 두 번째 P는 그 플랫폼 위에서의 행위자들의 행위를 제어하거나 조장하는 <정책(Policy)>입니다. 세 번째 P는 행위자들의 가치관이 문화의 가치에 대한 평가와 거래 양상을 바꾸어 놓는 <가치관(Philosophy)>입니다. 이들 세 가지 P들 모두가 ABC 주체들에게 두루 영향을 주지만 특히 영향을 많이 주는 짝을 아래와 같이 대응시킬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문화예술의 가치 요소와 거래 통제 요인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3-I Cultural Values for ABC-P> 모델을 아래 표와 같이 제안합니다. 이 모델은 도식화를 통해 가치거래의 주요 통제 요소들의 힘의 크기에 따라 전체 문화생태계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양상을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김해보(2008)는 문화예술이 제공할 수 있는 3-I 가치의 세부 요소들을 단순화하여 각각 <이미지-이야기>, <현금-신용>, <발전성-안정성>으로 인식했습니다. 그리고 기술발전과 시대 변화에 따라 손에 잡히고 “Tangible(가시적, 명시적) 요소”들을 중시하던 관점이 최근에는 손에 잡히지 않게 모호하지만 분명 존재하는 “Intangible(비가시적, 불확정적) 요소”까지 중시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는 현상을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奇正(기정)의 개념을 적용하면, 기존에 통용되고 정립된, 즉 Tangible한 것을 정(正)으로, 아직 손에 잡히지 않고 불확정적인 Intangible한 것을 기(奇)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와 정은 고정된 것이 아니고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것입다. 기(奇)가 시간이 지나 정립되고 보편적인 것이 되면 오히려 정(正)으로 인식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기술의 발전과 사람들의 인식, 그리고 이를 반영한 제도화의 결과에 따라 바뀌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활용적 가치(Instrumental Value)>의 주요 요소로 대비시켰던 <발전성-안정성>은 도시 문화정책 수준에서 중요한 활용적 가치 요소인 <경쟁력-매력도>로 대체해 봤습니다. 인프라 수준 등으로 이성적으로 파악되는 <경쟁력>은 어느 정도 도시 간 비교 지표로까지 정착된, 즉 Tangible한 요소로 평가됩니다. 이에 비해 <매력도>은 이제 주목 받기 시작하여 그 개념 정의도 확립되지 못했고, 감성적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Intangible>한 요소라고 보는 것이 무방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