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리뷰 창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ㅇㅅㅇ Sep 23. 2021

슬기로운 의사생활 (The end)

리뷰를 마치며..

지난주 목요일, 시즌2 슬의생 마지막 화가 방송되었다. 인물 간의 러브라인과 내용 전개가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그와 동시에 시즌3가 또 나올 것이라는 시청자들의 기대는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의학드라마는 물론이고, 그동안 드라마를 즐겨보지 않았던 나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정주행한 드라마이다 보니, 현직 의사 입장에서 리뷰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챙겨서 볼 수 있었을까 싶다.


이왕 시작한 컨텐츠인만큼 중간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꾸준히 이어가려고 했고, 특히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동료에게 연락해서 함께 하자고 했다. 흔쾌히 수락해준 동료들 덕분에 매주 비대면으로 만나, 오디오 플랫폼인 "음"이라는 공간에서 1시간 30분에서 2시간씩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꼭 드라마 리뷰가 아니더라도 의사생활과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궁금해하는 청자들과도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드라마 흥행에 비해서는 우리 방송(?)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들어오는 소수의 팬(?)들이 있었기에 그분들에게 정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의학드라마에서는 극적 요소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함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거나 이해하기 힘든 장면도 없지 않았다. 일부 의사들은 그러한 드라마 표현방식에 분노하기도 하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우리 또한 다르지 않았기에 시청자들의 오해가 없도록 현실 상황에서는 어떻게 다른지 명확하게 설명을 하려고 노력했다. 반면, 의사가 보기에도 정말 공감이 가는 장면도 꽤 많아서 놀라기도 하고, 인턴과 레지던트 때 생각도 많이 나서 우리 마음도 뭉클해졌다.


나름의 휘발성이 장점이기도 한 오디오 방송에서는 편하게 우리끼리 농담도 하고, 의학적인 내용이 아닌 드라마 인물 속의 러브라인에 대해 시시콜콜하게 수다를 떨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하면서 재미의 요소를 더했다면, 기록용으로 끄적였던 브런치 글에서는 아무래도 딱딱함을 지울 수 없었던 것 같다.


나는 글에 재주가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최소 1~2가지 떠오르는 장면들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생각을 적어두고 싶었고, 오늘은 12화 방송 장면에 대한 이야기보다 그간 소회를 정리하며 이만 글을 끝맺으려 한다.


스트레스가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 역시 꾸준히 한다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지만, 그만큼 뿌듯하고 나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무엇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한 행동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나 스스로도 배우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낀다.

매거진의 이전글 슬기로운 의사생활 #1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