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듯 같은, 재해와 상해
테러처럼 외부에 의한 사고를 대비하는 보험으로 ‘재해보험’과 ‘상해보험’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예측이 어려운 사고 상황이란 커다란 의미는 동일하나, 아주 미묘한 차이가 있다.
재해는 갑자기 발생한 외적인 사고가 원인이다. 보험에서 쓰는 표현으로는 우연성과 외래성이라고 하는 조건이 필요하다. 상해는 여기에 급격성이라는 조건을 추가로 충족해야 한다.
기본적인 원인이 같기에 이 두 가지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란 어렵다. 그렇다면 영화 〈엑시트〉의 상황에서는 둘 중 어떤 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생명보험사는 ‘재해’ 손해보험은 ‘상해’
이름이 다르니 전혀 다른 보험인 것 같지만 사실 재해보험이나 상해보험이나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보험 판매처. 재해보험은 생명보험사에서, 상해보험은 손해보험사에서 다룬다. 보통 약관상 생명보험사에서 다루는 재해의 보장 범위가 조금 더 넓다고 하지만 이는 특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다. <엑시트> 속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개개인이 가입한 보험의 보장 범위에 따라서 보상 여부가 결정된다. 재해보험이라 보장이 되고, 상해보험이라 안 되는 것이 아니란 소리! 게다가 최근 생명보험사들이 보장 상황을 조금씩 축소하고 있기 때문에 재해보험의 보장 범위가 더 크다고도 할 수 없다.
테러를 대비하려면?
결론적으로 테러 상황은 재해든 상해든 보험 설계에 따라서 보장이 가능하다. 다만 손해보험에는 ‘상해’를 주력으로 하는 보험이 있는 반면, 생명보험에는 ‘재해’만 보장하는 상품이 따로 있진 않다. 보통 사망과 질병이 주 담보인 생명보험에 특약 형태로 각종 재해 보장을 추가하는 식이다.
즉, 재해보험에 가입하려면 생명보험에 가입을 한 다음 재해를 특약으로 구성해야 한다. 생명보험이 이미 있다면 특약을 추가하면 되지만, 새롭게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조금 까다로울 수 있다. 생명을 다루는 보험의 특성상 가입이나 조건 및, 보험료의 기준이 높기 때문. 상해보험의 경우는 신규 가입 기준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생명보험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손해보험사의 상해보험을 추천한다.
Tip. 가입 시 확인 사항!
재해보험과 상해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피보험자는 직업 고지 의무를 따라야 한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피보험자가 얼마나 위험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지 가늠하는 잣대가 ‘직업’이기 때문이다. 직업이 대외적으로 얼마나 위험한가에 따라서 등급을 나누고, 해당 등급마다 보장 범위나 보험금 등이 달라진다. 혹시라도 보험에 가입한 도중에 직업이 바뀐다면 보험사에 꼭 통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험금이 깎이거나, 보험 계약이 해지되는 불이익이 생긴다.
테러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사고다. 게다가 테러의 특성상 한 번 일어나면 대참사인 경우가 대부분. 조심하고 주의해서 피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대비라도 해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