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에서 레그 익스텐션이 제일 힘들다. 평소 이틀에 한번씩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데 하는 운동은 늘 정해져 있다. 사이드 레터럴 레이즈, 레그레이즈, 레그 익스텐션, 랫 풀 다운, 롱 풀, 암 풀 다운의 순서로 운동을 한다. 보통 10개에서 15개 정도를 한 세트로 하여 4세트 정도를 한다. 레그 익스텐션은 10개를 한 세트로 30킬로그램의 무게로 4세트 정도를 하는데 나는 세상에서 레그 익스텐션이 제일 힘들다.
다른 운동들은 그래도 견딜 만하다. 사이드 레터럴 레이즈는 어깨가 뻐근하긴 해도 숨을 몰아쉴 정도는 아니고, 랫 풀 다운이나 롱 풀도 등 근육이 당기는 느낌이 있지만 그럭저럭 4세트를 마칠 수 있다. 그런데 레그 익스텐션만큼은 매번 다르다. 첫 세트는 괜찮다. 발목 패드를 발등 위에 올려놓고 자세를 바로잡으면 마음속으로 '오늘은 좀 할 만하려나' 싶은 기대감도 생긴다. 그런데 2세트를 넘어가면서부터 대퇴사두근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레그 익스텐션이 유독 힘든 이유는 허벅지 앞쪽 근육, 즉 대퇴사두근을 고립해서 자극하기 때문이다. 스쿼트처럼 여러 근육을 함께 쓰는 복합 운동이 아니라 오로지 허벅지 앞쪽만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단일 관절 운동이다. 게다가 무릎을 펴는 동작에서 무게 중심이 계속 바뀌면서 끝까지 갈수록 더 큰 힘이 필요하다. 특히 다리를 완전히 펴는 마지막 구간에서는 몇 배의 힘이 들어가는 것 같아서, 마치 허벅지가 폭발할 것처럼 느껴진다.
3세트쯤 되면 진짜 한계가 온다. 10개를 채우기 위해 악을 쓰게 되는데, 8개째쯤부터는 허벅지가 터져 버릴 것 같다. 그럴 때마다 '그만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스치지만, 그래도 끝까지 버티는 이유는 하나다. 레그 익스텐션만큼 허벅지 근육을 확실하게 단련하는 운동이 없기 때문이다. 무릎 관절을 안정시키고, 일상 생활에서 계단을 오르거나 오래 걷는데 필요한 기초 체력을 만드는 데 이만한 게 없다.
4세트를 마치고 나면 다리에 힘이 쭉 빠진다. 기구에서 내려와 걸을 때 허벅지 앞쪽이 후들거리는 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렇지만 묘하게도 이 느낌이 싫지는 않다. 운동을 제대로 했다는 증거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레그 익스텐션이 힘들다는 건 변함없지만, 그만큼 내 몸이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음에 헬스장에 가면 또 그 자리에서 레그 익스텐션 기구를 마주할 것이고, 나는 또다시 '존나 힘드네'라고 중얼거리면서도 묵묵히 4세트를 채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