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으로 여러 산업군에서 비대면을 도입하여 병행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이직을 하던 나는 비대면 면접으로 많이 진행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크게 느낀 비대면은 학교의 온라인 수업이었다. 비록 직장인이지만 직장인임에도 학교의 온라인 수업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했다. 초중고등학교 시절 개근상을 받은 나로서 등하교는 너무나 당연했기 때문이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도 처음에는 사무실 근무를 고집했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에 맞춰 재택근무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개근상을 받고 다니고 이전 회사에서도 사무실로 출퇴근하던 사람으로서 재택근무가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었다.
막상 재택근무를 겪어보니 이렇게 좋은 제도일 수가 없다!
불필요한 체력 소모 없음
효율적인 회의
워라밸 (Work-life balance)
1. 불필요한 체력 소모 없음
경기도민은 서울까지 2시간이 걸린다. 이 2시간은 당연히 편도다. 출퇴근에 왕복 4시간이 소요된다. 이 시간동안의 체력을 버는 것만으로도 일에 집중하는 체력이 올라갔다. 평소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 오후 3시가 되면 자세가 흐뜨러지 아픈 어깨를 두드리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재택근무를 하면 오히려 남 눈치를 안 보고 틈틈이 스트레칭하고 쉴 땐 편안히 쉬어서 그런지 오후 6시여도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2. 효율적인 회의
처음 해 보는 온라인 회의도 대면 회의와 별반 다른 차이를 못 느꼈다. 오히려 잡담이 줄어들어 효율적으로 회의가 진행된다고 생각까지 했다. 그리고 회의실은 어디에서 하는지 다시 확인하고 찾아갈 필요 없이 바로 회의 링크만 클릭하면 된다.
3. 워라밸 (Work-life balance)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좋았던 이유는 워라밸이 너무 잘 지켜졌다. 오후 6시에 칼퇴하면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하는 동네 필라테스 학원에 갈 수 있다. 사무실에 근무하면 편도 2시간이어서 빨라도 오후 8시 30분 이후에나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이것도 중간에 지하철이나 버스 배차를 하나라도 놓치면 오후 9시 수업이나 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회사가 전면 재택근무를 취소하고 다시 사무실 근무로 돌아가게 되었다. 누군가 재택근무를 한다고 회사 메신저에 상태를 재택근무로 저장하고 개인 볼 일을 장시간 보거나 일을 하지 않고 카페에 오랫동안 있던 것을 경영진이 발견했다고 한다. 화장실도 못 가고 책상 의자에 앉아서 일만 한 나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내가 고지식한 면이 있어서 "근무 시간엔 당연히 열심히 일을 해야지! 오히려 재택근무라고 안 보여서 일 안한다고 다른 직원들이 생각하면 큰일 나지. 걱정 마세요. 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상황을 이용한 불성실한 직원이 있었나 보다.
이 불성실한 직원이 누군지 알게 되면 크게 혼내줄 생각이다. 재택근무라면 근무 시간에 더욱더 제발 열심히 일을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