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녕 소설집, 세계사)
그래, 실은 너를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새벽녘에 불현듯 노크소리 같은 걸 듣고 홀로 깨어나게 되면 나도 그 소리에 화답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던 것 같다. 아니, 있었다. 어떻게든 한번쯤은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순간들이 있었다. 우리는 지금 모두가 진흙밭에서 벌거벗은 채 다투고 있는 중이 아닌가. 무엇 때문인지. 무얼 위해서인지도 모른 채.
<남쪽 계단을 보라> p.87
안에서 키우고 있던 뱀였겠지요. 그게 제 몸을 물었던 거에요. 정말 한갓 뱀였다면 그러고 다니지는 않았겠죠...
<배암에 물린 자국> p.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