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이 울리고, 눈을 떴다. 이불을 개고, 비타민 한 알과 물을 마셨다. 여느 때와는 다르게, 설레는 마음으로 노래를 선곡했다. 노래 선곡은 그날의 느낌이다. '오늘의 날씨가 어떻지?'라는 생각으로 창문을 연다. 쏴아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때 마침 Brunor Major 특유의 R&B 스타일 목소리가 합쳐진다. 오늘 노래 선곡도 탁월하다.
나는 좋은 게 있으면, 꼭 더 알아보고 싶어 진다. 전시회에 가서는 꼭 작가의 해석, 의도를 찾아보고, 영화를 보고 나서는 연출자의 전 작품은 어떤 건지, 어떤 의도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본다. 그런 의미에서 노래는 그동안 나에게 그 정도의 의미를 갖지 않았었나 보다. 노래는 bgm의 느낌이었고, 나에게 좋은 리듬이었다. 그런데 그 생각을 바꿔준 계기가 있었다. 남자 친구와 헤어진 친구와 만난 날이었다. 친구는 지금껏 이별 노래를 들을 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는 노래가 다 자기 이야기 같다며, 듣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집에 오는 길에, 그동안 가사를 듣지 않았던 나는 가사에 집중해보았다. 그 순간 또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노래도 결국 사람들 사는 이야기였다.
비 오는 날에 어울린다고 했더니, 이 노래도 헤어진 연인에게 보내는 슬픈 편지였다. 'Weather'에 끌려 선곡했는데, 'Fair-Weather Friend'가 '좋을 때만 찾는 사람'이란다. 밖을 보니 비가 아직 현재 진행 중이다. 이런 감성을 느끼기에 탁월한 날씨와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