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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현 Jan 11. 2022

Da Capo, 처음부터

토이, Goodbye sun, Goodbye moon

20살이 되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던 시기를 넘어 이제는 조금씩 '어른'이란 단어가 쉽게 나이로 판별받지 못한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어른 같은 어른을 보면 존경심도 들고, 사람 자체에 대한 호감 지수가 높아진다. 최근 안테나 회사에서 카카오 tv와 협작해 '우당탕탕 안테나'라는 콘텐츠로 안테나 식구들 간의 여러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저녁 사담 자리. 유희열과 정승환 간의 대화가 인상이 깊었다. 그동안은 방향성을 제시해줬던 유희열이 이번 앨범을 내는 데에는 의사결정이나 판단을 내려주지 않았다고, 그 점이 원망스러웠다고 정승환이 고백했다. 그러자 유희열은 이제는 동등한 아티스트이고, 동료로서의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앞으로의 길은 너라는 아티스트가 스스로 결정했으면 좋겠다며, 그래서 최대한 말을 아꼈다고 했다. 누군가를 뒤에서 지켜보고, 누군가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쉽지 않다. 유희열은 그 여유를 가진 어른 같은 어른이었다. 책 '오늘도 리추얼'을 읽으며, 나 또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에 대해 떠올려 본다. 예전에는 단순히 의사, 변호사, PD 등 직업으로 나를 규정짓고 싶었다면, 이제는 누군가에게 어른 같은 어른이 되어 가고 싶다. Da Capo, 연주에서 처음부터라는 뜻. 정착할 때에 또 시작할 수 있는 용기라니, 앨범 제목조차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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