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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현 Feb 02. 2022

스포츠계 어벤져스 팀들이 떴다, <전설체전>

대한민국 최초의 운동부 대결 프로그램이 왔다

2020 도쿄 올림픽은 감동 그 자체였다. 김연경 선수가 "해보자"를 외치고, 김제덕 선수가 "파이팅"을 외치며 마지막 한계를 뛰어넘는 그 순간, 감동과 흥분을 느끼지 않은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스포츠가 주는 울림은 그만큼 위대하다. 선수 개개인에게는 그동안의 수없이 흘렸을 땀에 비하면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에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고, 선수들을 이룬 한 팀에게는 어려운 순간에도 서로를 의지하며 나아가는 팀워크를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스포츠에는 갈등, 성장의 서사가 점철된 한 편의 드라마가 있고, 그 진정성은 시청자에게도 전해지기에 모두가 함께 응원하게 된다. 리얼함을 추구하는 예능도 어느덧 스포츠의 진정성과 성장 서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골프, 축구, 농구 등 수많은 예능이 나왔고, 그 안의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은 좋은 흥행 성적을 보였다. JTBC의 신년특집으로 나온 <전설체전>도 이 흐름에 합류한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 전설의 운동부를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다는 즐거움

영화 <어벤져스>가 재미있는 이유는 마블 세계관의 여러 영웅들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다는 즐거움 때문이다. <전설체전>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전설의 스포츠 선수들이 종목별로 등장한다. 야구부, 라켓부, 동계부, 럭비부, 격투부, 농구부, 복근부, 연예부까지 각 팀마다 5명씩 총 8팀으로 무려 40명의 선수들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이들의 축구 경기까지 확인할 수 있다니... 운동부 간의 피 튀기는 시합을 확인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경기

전설의 스포츠 선수들은 각기 다른 기량으로 축구 경기에서 강점을 뽐낸다. 동계부는 스피드가 빠르고, 농구부는 조직적인 팀워크가 돋보이고, 격투부는 태클과 힘에 강하다. 이러한 각자의 스포츠 종목 특성상의 강점을 가지고 맞붙다 보니, 예상치 못한 경기의 향방에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가 지속된다. 특히, 예상치 못했던 연예부의 이이경, 김재환의 눈부신 활약과 포기하지 않는 허당 롤인 김용만의 팀워크가 빛을 발해 더더욱 프로그램에 반전을 준다. 

재미는 바로 이러한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벌어진다. 팀 대전을 결정하기 위한 순위 정하기 게임으로 진행된 팔씨름 대결, 밀치기 대결에서 서로를 향한 견제는 어이없는 허세 부림에 재미를 주고, 대결의 분위기를 풀어준다. 


재미 보장하는 허당 캐릭터 + 놀리는 데 도가 튼 해설위원

스포츠 안에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가 지속되는 동안, 그 안의 허당 매력으로 재미를 보장해주는 팀이 있다. 바로 야구부와 농구부는 다른 팀에 비해 연령대가 높은 팀으로 체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다른 팀보다도 서로를 상대할 대상으로 여기고, 견제한다. 전설적인 플레이어인데, 나이가 체력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현실에 웃프기도 하고, 7,8위전을 열심히 뛰는 그들을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된다. 

야구부, 농구부 외에 연예부의 대표 각설이로 불리는 김용만도 비슷한 맥락의 허당 캐릭터다.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만, 김재환-이이경이 보낸 패스를 매번 잘 받아내지 못한 덕에 해설위원은 그걸 캐치해내 지적하는데, 그 모습이 재미를 준다. 



갈등, 성장, 팀워크와 진정성을 모두 담을 수 있는 스포츠 예능이지만, <전국체전>은 그것보다는 가볍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 가깝다. 누구나 한 번쯤 응원해봤을 나만의 전설의 스타가 현역 때와는 다른 체력으로 이제는 '재미'로 스포츠에 임해 본다. 물론, 각 종목의 자존심을 걸고, 승부욕으로 열심히 싸우는 모습에서 박진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승패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전설이었던 스포츠 스타 40명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되는가. 그들의 친선경기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움을 주는 한 편의 드라마다. 프로그램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바로 <뭉쳐야 찬다 2>에 대한 기대감이다. <뭉쳐야 찬다>의 감독이었던 안정환은 이번 경기를 보며 영입할 선수를 고려중이라고 했다. 이 프로그램 중에 <뭉쳐야 찬다 2>에서 볼 수 있는 선수가 있을까. 누구일지 고민해보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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