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여세요."
"갈비뼈를 닫으세요, 끝까지."
오랜만에 내 몸의 호흡에 집중했다. 어느덧 20대 후반이고, 기대했던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내가 원하던 이상향인지는 모르겠는 시점. 익숙함이 늘면 더 여유로울 줄 알았지만, 마음의 여유는 줄었다. 아는 만큼 개선적인 방향으로 이어질 줄 알았지만, 불만과 회의 속에 방구석 불편러가 되었다. 학교가 아닌 사회의 흐름을 탔지만, 정작 내가 내 속도에 맞는 파도가 오는 때를 기다릴 능력 없이 파도에 속절없이 맞고 있었다. 내 속도, 내 흐름에 맞는 파도를 찾는 코어의 힘을 놓쳤다.
되게 단순하지만, 50분간 몸의 호흡에 집중했던 필라테스 수업. 내가 속하고 싶은 집단에 입성하면, 끝이다라고 생각하는 때가 지났다. 이제는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을 설정하고, 그 길을 위해 한가듬 숨을 들이쉬고, 기다리는 코어를 기를 때.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아침 브런치를 먹었던 때. 조금씩 내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을 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