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ofor Aug 27. 2019

자유를 갈망하며

나는 억압된 삶을 살았다.


겁이 많았던 나는, 남들 눈밖에 나는 게 싫었고

누군가를 실망시키는 일은 더 싫었고

그게 내 가족이라면 더욱 싫었다.


나는 내가 퍽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이런 내가 답답하게 느껴졌다. 아마 그 시작점은 티비 속 어느 강연에서부터였던 것 같다. 남들 시선에 맞춰 평범하려 애쓰는 삶, 나같은 삶을 바보같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바보같이 살았던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자 나는 보란듯이 반항기 있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사회가 내게 바랬던 모든 것들에 대해 아니를 외치기 시작했다. 더 이상은 바보같이 살지 않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 자유로워져야 해.


어느새 자유는 나에게 하나의 강박이 되어가고 있었다. 누구라도 나를 억압하는 것 같으면 거칠게 저항했다. 왜저러나 싶을 정도의 예민한 반응이었다. 내가 이러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자유로워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니, 바보같이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내 내 삶은 퍽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어쩐지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예민했고 방황했다. 문득 한 재즈피아노 연주자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재즈 피아노 연주자는 누구보다 자유롭게, 그 날 자기의 기분에 따라 음악에 따라 즉흥연주를 한단다. 자유로이 날아가는 새와 같이 말이다. 하지만 아무나 자유롭게 건반을 두드린다고 해서 재즈피아노 연주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건반을 두드리면 그건 소음에 가깝다.


우리는 많은 사회적 규칙과 시선 안에 살아간다. 때로는 그것들이 나를 옥죄기도 하지만, 그것들이 없다면 내 삶도 소음이 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래도 여전히 자유롭고 싶다. 사회가 기대하는 모습에서 하나씩은 다른 음을 연주하고 싶다. 그정도면 변주 정도는 되지 않을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 just do it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