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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칼럼니스트 Dec 29. 2020

미래의 당신은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까?

5년 뒤 나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


직장인이 정년이 보장되는 공간에서 일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을 그렇지 않다. 2019년 7월 취업포털 ‘사람인’이 382개 기업을 대상으로 ‘정년 제도운영’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기업에서 실제로 퇴직하는 나이는 평균 49세로 나타났다고 한다. 


실제로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원하는 만큼 직장에 머무를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회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나의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명예퇴직 등 관례에 따라 진퇴가 결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 좋은 위치에 있다 해도 미래를 생각하면 뭔가 불안이 엄습해 오는 것은 조사 결과가 얘기하듯 언젠가 원치 않는 상황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하면서 꾸준히 역량을 쌓아 나의 경쟁력, 나의 미래 가치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 


경쟁력을 갖춘 이들은 불안한 상황이 닥쳐도 잘 넘어지지 않고 설령 문제가 생겨도 활로를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에 대한 준비, 나의 경쟁력은 어떻게 높여가는 것이 좋을까? 삶의 중심부를 흐르는 전체 직장생활이란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세 가지 관점으로 접근해본다. 


첫째는 그야말로 현재의 일에 충실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준비를 자연스레 하는 것이다. 둘째는 자신의 분야에서 ‘업(業)’ 경쟁력을 높이는데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노력이다. 그리고 셋째는 일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풍성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미리 갖추는 것이다. 이 중에 첫 번째인 현재에 감사하며 주어진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가장 핵심적인 준비라 하겠다. 


예로써 10여 년 전 입사 동기인 A와 B를 보자. 세월이 흐른 지금 A는 부서장으로 사내에서 핵심 인재로 인정을 받는 데 반해 B는 만년 과장급으로 진급에도 애를 먹고 있다. 입사 당시를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는 변화이다. 학력을 비롯한 스펙에서 A에 훨씬 앞섰던 B는 주변에 대학 선배들까지 포진해 입사 당시만 해도 앞날이 밝아 보였다. 


그런데 처음과는 달리 시간이 흘러 이러한 변화가 생겼다.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낳게 했을까. 단적으로 얘기하면 그들이 기울인 정성과 노력이 달랐다. A는 어렵게 들어온 회사에 처음부터 감사한 마음이었고 자부심도 컸다. 자그만 일이라도 정성을 쏟았고 매사 열심이었다. A는 자신보다 우월한 스펙을 가진 동료 사이에서 생존하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B는 주변에 자기보다 더 좋아 보이는 직장을 가진 친구들이 어른거리기도 하여 A만큼 자부심이나 일에 대한 간절함이 부족했다. 그것은 정성과 열정의 차이를 낳았다.


요약하자면 A와 B처럼 출발선이 같은 입사 동기들이 갈수록 차이가 나는 이유는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자신이 맡은 일에서 보여주는 성과물이다. 이 성과는 보통 물적, 양적으로 기울인 정성과 개인이 가진 인사이트를 곱한 것의 결과물이다. 정성에 인사이트가 결합하면 좋은 결과물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A의 정성이, 혹여 있을 수 있는 B의 인사이트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사실 일이라는 것은 몰입하여 성과를 내다보면 인사이트도 더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주변 사람들의 인정이다. 아무리 좋은 성과물이라도 주변 사람이 긍정적으로 평가를 해주어야 한다. 혹여 좋은 성과를 냈음에도 겸손치 못한 모습으로 비친다면 주변의 시각이 달라진다. 자만은 실패를 부르기 쉽다. 주변과 꼭 적극적 관계를 맺지 않더라도 사람들의 공통적인 심리와 시각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좋은 품성과 태도가 중요한 것이다. 


위의 예에서 보듯 누가 B처럼 되고 싶겠는가. 그러려면 우선 출발선에서 마음가짐을 바로 해야 한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직장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리셋된다. 좋은 스펙은 취업하는데 유리한 것이지, 일단 들어오고 나면 그 모든 것이 새 출발이다. 프리미엄도 없고 핸디캡도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회사에서는 열심히 일 잘하여 좋은 결과물을 보여주면서 성격이 좋은 사람을 선호한다. 주어진 환경과 업무에 만족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그러한 자세로는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 


또 다른 예로 고객을 상대하는 영업부서의 뉴 페이스 C를 보자. 영업부서를 전문 분야로 보고 깊이 있게 접근하는 사람은 드문데 C는 달랐다. 영업에 배치되고 나서 먼저 필요한 지식을 갖추기 위해 관련된 서적과 문서를 탐독했다. 영업의 기본인 ABC와 여러 사례는 물론이고 고객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관련 지식도 공부했다.


그리하여 C는 영업의 본질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영업이란 업무에서 핵심적인 성공요소를 찾아 자신의 성공 방정식을 만들었다. 탁월한 실적을 거둔 영업의 선배들이 어떤 방식으로 성과를 냈는지도 살펴봤다. 필요하면 베테랑 선배들의 도움도 적극적으로 받았다. 영업을 잘 몰랐던 C는 이런 노력을 통해 차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C의 이러한 노력과 성과는 인정을 받게 되었고 이후 회사의 중추로 성장해갔다.


C처럼 주어진 업무를 잘하기 위해 애쓰며 자신의 역량을 갖춰가며 일을 하는 사람과 그냥 하루하루 사는 사람은 결국 미래 포지션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회사에선 때론 원치 않는 부서에 발령을 받기도 하는데 거기서 실패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느 부서에서든 성공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미래 자신의 경쟁력을 위한 노력이다. 필자가 신입 시절을 돌이켜보면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는데, 하나는 당시 월급보다 많은 돈을 들여 최고급 컴퓨터를 장만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통계 패키지인 SPSS와 SAS를 공부한 것이다. SPSS는 그룹 연수원에 개설된 과정에 자원했고 SAS는 외부에 개설된 SAS 아카데미를 통해 배웠다.


당시만 해도 SPSS와 SAS를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았는데 이들 통계 패키지를 다루게 되면서 필자는 데이터 분석을 하는 데 자신이 생겼다. 맡은 업무의 깊이도 더 할 수 있었고 그래서 이 분야에 전문성과 자신감으로 직장생활의 새로운 비전을 세울 수 있었다. 장만한 컴퓨터로 집에서 다양한 실습을 하며 ‘국내 최고 데이터 분석가’에 대한 꿈을 꿀 수 있었다.


또 이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야간 대학원에 진학하였다. 업무와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어려운 일이지만 이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전문성을 깊이 있게 갖출 수 있었고 취득한 학위도 도움이 됐다. 데이터 분석 분야에 대한 자신감은 직장생활 내내 필자에게 큰 무기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직장생활에서 자신의 가치와 경쟁력은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미래의 그런 모습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외부 기관이나 학원에 다니기도 하고 주말이나 야간에 진행하는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다. 혼자 전문서적 탐구나 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학습도 가능하다. 직장에서 일하며 별도로 공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남몰래 그렇게 준비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미래에 대한 준비는 또한 현재의 일터에서 잠재적인 경쟁력을 갖추면서 혹시 모를 다른 일터를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일터 중심보다 ‘업(業)’의 지속 관점인 것이다. 현재 위치에서 전진 스텝뿐 아니라 다른 공간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는 것도, 언젠가 있을 자신만의 ‘업’을 만들어가는 것도 자신의 경쟁력이 있을 때 더욱 유리해진다. 


셋째는 직장을 포함한 전체 삶을 건강하고 풍성하게 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는 정신이나 육체가 또는 경제적인 면에서 궁핍해지지 않기 위함이다. 예컨대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비슷한 상황이었던 두 친구가 십여 년 뒤 경제적인 여유에서 차이가 나는 경우를 흔히 본다. 경제와 금융에 관심을 가지고 미래 목표를 세워 살아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다. 생활경제란 현실 세계에 관심을 기울여 아웃풋을 극대화할 방법을 찾는 것은 나와 가족을 위한 길이다.


그리고 삭막해지기 쉬운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것들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인문학, 예술, 스포츠 분야이다. 예컨대 이천 수백 년 전 아테네 철학자나 중국 춘추전국시대 현인들의 사상과 철학을 접하면서 우리는 여전히 탄복하며 살아있는 교훈을 얻는다. 이는 삶의 깊이를 더해준다. 음악이든 미술이든 또 스포츠든 자신의 삶과 동반하는 취미를 하나 정도는 깊이 가지고 살아가노라면 삶의 눈빛이 더욱 평온하고 풍부해진다. 삶이 더욱 건강해진다. 


주변 직장인 중에 보면 숨을 헐떡이며 하이에나의 눈길로 거친 길은 가는 안타까운 사람들이 있다. 눈앞에 보이는 것 이외 그 이상을 보지 못하는 경우인데 인문학적 소양이 너무 빈곤한 가엾은 사람들이다. 설령 하이 포지션에 있더라도 메마른 심성이요 상처뿐인 영광이어선 롤 모델이 될 수 없다.


직장이 중요한 것은 길게는 은퇴할 때까지 30여 년을 보내는 삶의 중심을 지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그 기간을 거치면서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키우며 자기 삶을 다듬고 만들어간다. 직장에서 성패는 학창시절과는 달리 오랜 기간에 걸쳐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인생의 진정한 승부는 직장이란 일터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여기서 잘못되면 본인은 물론 가정이, 자녀의 미래까지도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직장의 삶이 중요한 것이고 잘해야 한다. 


현실이라는 오늘의 전투가 중요하지만, 그 전투의 와중에서도 때때로 미래의 나를 생각해 봐야 한다. 앞으로 닥칠 새로운 관문을 넘어서기 위해 오늘의 나는 얼마나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지, 변화할 미래 사회에 맞설 준비는 얼마나 하고 있는지를 점검해봐야 한다. 그래서, 묻는 것이다.


“미래의 당신은 어떤 경쟁력이 있습니까, 그 경쟁력을 위해서 무엇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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