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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icommerce Aug 21. 2024

이커머스 오픈마켓 사업구조(feat.네이버/쿠팡)

네이버와 쿠팡으로 살펴보는 성공방정식

오픈마켓의 비즈니스 구조는 냉혹합니다. 승자독식이 확실한 시장이죠. 정말 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 참전했지만, 이제 고객들의 선택을 받은 곳들은 몇가지로 좁혀지고 있죠. 오늘은 이커머스 시장, 그 중에서도 '오픈마켓'에 대하여 글을 적어보려 합니다.


여러분들은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실 때 어디에서 구매하시나요? 쿠팡, 네이버, 무신사,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등 여러 카테고리의 상품을 보유한 곳에서 구매하시는 분들도 계실거구요. 나이키, 컬리 등 특정 카테고리의 브랜드몰에서 구매하시는 분들도 계실거에요. 그냥 물건을 사면 되는거지! 하실 수도 있지만, 형태별로 성장해온 방식이 다르구요. 성장해나갈 방향성이 다릅니다. 고객들의 특성도 조금씩 다르구요.


그 중에서 오늘 다룰 주제는 오픈마켓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플레이어 쿠팡과 네이버를 통해 보겠습니다.


쿠팡


쿠팡은 이커머스 흐름에 상당히 늦게 합류한 기업입니다. 2010년 설립되었죠. 그 전에 사람들은 이미 지마켓, 옥션, 인터파크 등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쿠팡은 22-3분기 기준 분기매출 약 6.4조, 영업이익 1000억대를 기록했습니다. 쿠팡의 성장 동력은 당연 사입과 물류입니다.


성장동력 : 사입

사입은 물건을 직접 보관하고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입의 반대개념이 위탁인데, 위탁은 물건의 보관-배송-CS등을 물건 공급사가 관리하는 반면, 사입은 물건의 보관-배송-CS등 모든 것을 판매자가 담당하게 되죠. 그런 만큼 사입은 물건 1개당 마진이 많이 남습니다. 하지만, 물건 보관/배송에 대한 리스크를 온전히 판매자가 지게 됩니다.


쿠팡은 왜 사입을 선택하게 되었을까요?

쿠팡이 아마존의 비즈니스 형태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마존은 이커머스 3요소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낮은 가격, 더 넓은 선택 범위, 편리함에 대한 고객 욕구. 쿠팡은 '낮은 가격'과 '더 넓은 선택 범위'를 통해 고객의 편리함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왜 다른곳들은 사입을 안할까요?

건 앞에서 말했듯, 물건의 보관/배송에 대한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겁니다. 물건을 보관하려면 보관할 창고가 있어야겠죠, 배송을 하려면 배송할 국내외 운송수단이 있어야겠죠. 이러한 물리 인프라들은 한번 만들어놓으면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기업들은 망설였지만, 쿠팡은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수년간의 엄청난 적자가 발생한것도 이것 때문이구요. 이렇게 직매입 판매상품의 매출 비중이 한때 91% 였던 쿠팡은 플랫폼보다는 유통기업이라는 타이틀이 더 적합할수도 있겠습니다.


근데 요새는 쿠팡에 일반 판매자도 들어가던데요?

맞습니다. 직매입을 통해 '낮은 가격'을 내세웠던 쿠팡이었지만, 한계를 느낀 부분이 있었을 겁니다. 그건 바로 이커머스에서 중요한 '더 넓은 선택 범위', 즉 다양한 상품입니다. 아무리 쿠팡이 두발로 열심히 뛰어서 많은 상품을 소싱해온다곤 하지만, 이런 제품을 팔고 있던 기존의 판매자들을 입점 시키는게 상품을 확대시키는데는 가장 빠르다는걸 느꼈을 겁니다. 그런 쿠팡이 제트배송을 시작하며, 판매자 입점을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이게 가능한건 쿠팡의 기초체력 덕분입니다. 그건 바로 앞에서 온갖 적자와 난항을 겪으면서 감수했었던 물류인프라죠. 다양한 공급사들의 물건을 보관하고 배송해줄만한 인프라를 그것도 '직접' 운영하고 있으니, 판매사들에게도 좋은 어필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쿠팡은 수조원대의 적자를 감수해가며 확충하던 물류인프라를 외부 판매자들에게도 열어주기 시작합니다.  사입으로 자사 물류만 감당하던 쿠팡이, 오픈마켓 형태로 입점 판매사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젠 제3자 물류까지 진행하는 방향성을 갖게 되죠.


네이버스마트스토어

22-2분기 네이버의 실적을 살펴보겠습니다. 거래액 10조 3천억, 매출은 4395억입니다. 직매입 중심의 쿠팡은 매출액과 거래액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네이버의 매출은 거래액의 5%도 채 안되는 상황입니다. 이게 네이버가 추구하는 커머스 비즈니스의 본질입니다.

쿠팡이 엄청난 인프라 투자와 직매입으로 이커머스의 왕좌를 노려왔다면, 네이버는 'Asset light'와 '공급사 입점 형태의 비즈니스'로 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성장동력 : 인프라 투자/직매입 없는 네이버

쿠팡은 엄청난 투자와 직매입을 통한 가격우위가 아니면 커머스 시장에서 뾰족한 수를 마련할 수 없었기에 큰 리스크였던 인프라 투자를 감행했을겁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미 많은 무기를 가지고 있어서 굳이 큰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었을겁니다. 무기가 뭐냐구요? 바로 검색포털이죠. 구글링 구글링 하지만 아직도 국내 검색량의 대부분은 네이버에서 발생하고 있거든요. 어마어마한 상품 검색량과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생산해내는 지식인/블로그 콘텐츠.. 굳이 네이버는 큰 돈 들여 투자하지 않고 외부 판매사가 장사를 잘 할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준다면 꽤 매력적인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네이버 커머스의 수익 구성은?

그래서 네이버 커머스의 핵심은 '외부 판매사들이 장사를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상품은 각자 알아서 가져오겠지만, 상품을 홍보하고, 상품 보관/배송, 대시보드를 통한 관리용이성 등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네이버는 반품보험, 사업자대출지원 등을 통해 쉽게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해주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네이버 커머스 매출 비중을 살펴봐도 이러한 흐름이 느껴집니다. 60%는 광고상품이 차지합니다. 나머지 30%는 수수료구요. 많은 셀러들이 물건을 판매하면서 얻는 수익 기반 수수료도 중요하지만, 그 셀러들에게 잠재고객을 잘 노출시켜줄 수 있는 광고상품이 굉장히 중요한 비즈니스가 됩니다.


광고/수수류 + 이제는 결제까지.

광고/수수료가 네이버의 전부일까? 아닙니다. 네이버는 정말 많은 영역에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커머스도 커머스 하나만 봐서는 안됩니다. 앞서 언급했던 검색을 제외한다면, 결제의 중요성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검색 - 광고 - 커머스 - 결제의 생태계가 네이버에서 그리는 큰 그림의 일부일테니까요. 예를 들면, 네이버 입점 셀러의 거래액이 커지면 자연스레 네이버페이 결제액도 성장하게 되구요. 네이버페이에 상점의 거래데이터가 남는다는 건 다른 금융사 대비해서 네이버만이 가질 수 있는 데이터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최근 네이버가 런칭한 사업자대출의 기준을 보시면 일반 금융사 대출기준에선 볼 수 없는 것들이 보입니다. '3개월 연속 매출 50만원 이상', '반품률 20% 미만' 등이죠.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기준과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건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의 큰 경쟁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오픈마켓이란, 누구나 자기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의미합니다. 직장인 부업셀러부터 브랜드 셀러까지 그 범위는 다양하죠. 쿠팡과 네이버는 같은 타겟을 두고, 자신들의 강점을 바탕으로 입점 셀러들의 사업 성장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쿠팡은 이미 판매사 모집을 통해 네이버의 영역을 침범해오고 있구요. 네이버는 이에 질세라 파트너사들을 모아 도착보장솔루션, 사업자금융상품대출 등을 런칭하며 자신의 영역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결국, 두 기업은 다르게 출발했지만 셀러를 두고 싸우게 되었다는게 흥미로운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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