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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o Nov 11. 2019

3. 자택 근무 : 첫 번째 업무

"김 과장, 앞으로 진행할 일들에 대해서 계획안을 짜서 보내줄 수 있겠어?"

이탈리아 회사에 취업하고 나서 처음으로 주어진 업무였다.

약 한 달 반만의 일이었다.




한 달 동안은 아무런 연락이 없길래 다음 달로 입사 처리가 연기되었거나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아무 일도 안 하고 월급은 나올지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입사 한 달 뒤 월급이 입금되었길래 정상적으로 입사가 된 것을 알게 되었다. 국내 업체를 다닌다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면접 때 자기 스스로 일을 만들어서 진행한다고 하더니 정말 그 말대로였다.

계획안을 짜는 것은 꽤나 재미있는 생산 활동이었다.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스스로 회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면서 역량껏, 요령껏 열심히 작성하였다. 이렇게 일을 진행하다 보니 회사를 좀 더 생각하게 되었고 회사의 입장에서 계획을 세우고, 계획은 나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계획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만 했다.

그 사람이 가진 능력을 백분 활용할 수 있는, 능동적이면서 꽤나 효율적인 방법인 것 같았다.


계획안을 짜서 보내게 되자, 그 일은 나의 주 업무가 되었고 그렇게 이 회사에서의 근무가 시작되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은 한국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은 회사 브랜드의 입지를 높이는 일이었다. 대표적인 일이 전시회를 참여하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전시회 준비는 할 것이 너무 많았다. 또한 비용이 많이 발생되는 행사이기 때문에 그 준비에 특별히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 처음 입사하고 진행한 전시회에 들어간 비용이 약 2억 원이었다. 이 많은 비용의 대부분은 부스 목조 설치 비용이 차지하지만 전시할 장비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것도 한몫을 하였다. 회사는 장비 제조업 업체로써, 이탈리아와 핀란드에서 제조하여 납품을 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 장비가 와야 했으며 장비가 오게 된다면 한국에 설치할 엔지니어도 없었기 때문에 엔지니어의 일정과 호텔 예약 픽업 등 또한 나의 몫이었다. 회사의 중역들을 포함하여 약 20명의 인원의 픽업과 호텔 예약을 책임져야 했으며, 한국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도움을 줘야 했다. 또한 조립식 장비를 전시장에 설치하는 것은 꽤나 고달픈 일이었다.


성공적인 전시회라고 해야 되나. 개인적인 입장으로서는 문제없이 모든 일들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회사의 수익과 관련해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전시회였다. 전시회라는 것이 그 후의 성과가 전시회와 관련이 있었다 없었다를 가려내기가 어렵긴 하지만 회사의 지표상으로는 큰 성과는 없는 전시회 었지만 전시회 이후로 판매가 많이 이루어져서 그 시점을 기점으로 출장업무가 잦아졌다.   


출장업무의 동반자는 대부분이 이탈리아나 핀란드 엔지니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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