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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급 인생 Aug 27. 2022

일중독과 취미

자신은 아니라고 강력하게 부인하지만 내 눈에는 일중사람이 많다.

자신도 모르게 일중독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걸 보면 안깝기만 하다.

일이 좋아서 열심히 하겠다는 걸 탓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일을 좋아한다고 해서 일중독을 옹호해서는 안된다.

일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행복을 위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해야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현실에 있어서 우리 대부분은 생계유지를 위해 마지못해 다.

이것을 뛰어넘을 정도로 과도하게 일려면 그만한 의미나 가치를 가져야 정당성을 갖는다.

가령 목표로 한 일을 완수했을 때 맛보는 희열이나 보람처럼 경제적 가치로 길 수 없는 삶의 성취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삶을 갉아먹을 정도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자칫 중독이나 집착을 의지력이나 집중으로 착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적정한 일의 정도를 판단하 기준이 명확하진 않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눈에는 일중독에 빠진 사람 확연 구분된다.

어디에 가서나 대화가 사나 업무 얘기로 채워지거나, 주말이나 휴가를 가서도 일 생각에 편히 쉬지도 못하는 예가 대표적이다.

더욱 심각한 경우는 자의든 타의든 일을 하지 못하는 때 이유 없이 몸이 아프다고 토로하는 사람이다.

본인이 없으면 회사 일이 잘 돌아가지 않을까 불안해지는 부류는 내가 가장 혐오하는 일중독자다.  




동물 행태학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일을 열심히 하는 개미 사회에도 모든 개미가 시에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략 3분의 1 정도는 빈둥빈둥 놀기만 하는 개미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개미사회는 건강하게 잘 유지다고 한다.

모든 개미가 열심히 일하면 사회 전체의 에너지가 일시에 고갈 비상사태가 발생 때 사회의 처 능력이 거의 없는 지경에 이른다고 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3분의 1 정도의 개미는 휴식 상태의 예비 에너지로 비축해 놓는다고 한다.


이 현상은 인간 사회에 적용해도 무리가 아닐 거라 추론한.

심지어 개인의 삶 적용해도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살면서 매 순간 모든 일에 온 힘을 다한다면 삶의 의지력이나 동력이 금방 고갈되지 않을까.

일을 하다 실패하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을 맞을 때 누구나 실의에 빠지고 지치게 마련이다.

특히 온 힘을 쏟았다가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다시 일어설 의지가 좀처럼 생기지 않아 무기력해질 수 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매일같이 사에  힘을 다해 일한다면 조직에서 선호하는 원으로 인정받고 남들보다 빨리 승진하거나 보너스 같은 보상도 이루어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인간사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예기치 못한 조직 환경생겨 구성원을 비정하게 내칠 수도 있다.

개인의 사정으로 본의 아니게 조직 악영향을 미칠 경우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예도 많다.

비참하지만 그게 냉엄한 현실의 사회다.

조직은 내가 필요하고 이득을 가져다줄 때만 나를 보호한다.

아무리 공이 크고 능력 있는 존재였더라도 당장 조직에 해가 되고 거추장스럽다면 단호하게 버린다.

   

그러니 경험자들은 일을 하더라도 자신 할 수 있는 능력의 70퍼센트 정만 쓰라고 한다.

머지 30퍼센트는 돌발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예비 에너지로 비축해 두라고 한다.

조직에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에 따른 모든 해결책은 개인 자신이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행복을 보장해주지도 않면서 일소처럼 부려먹고 토사구팽 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마냥 순종해서는 곤란하다.

우리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기보다는 조직의 비정함과 회의 불합리함을 원망하고 비난하기에 바쁘다.

조직이 그런 실체임을 알면서도 어떻게 되겠거니 낙관하며 미리 대비하지 않는 순진한 태도는 현실에서는 용납되지  않는다.




일중독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일은 열심히 하되 나름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처리하겠다는 불가능한 기준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회사는 혼자 일하는 곳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협력과 공조를 통해 일이 완성되는 곳이다.

내가 모든 일을 완벽히 소화하겠다는 자세보다는 자신 있는 일은 남보다 열심히 하되 부족한 부분은 과감히 를 구해야 다.

할 수도 없는 일을 혼자서 완수하겠다고 덤비다가는 없이 에너지만 소진하고 일은 일대로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 하나, 자신이 가장 좋아하거나 하고 싶은  틈틈이 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

말하자면 아무리 바쁘더라도 자신의 마음으로 달랠 수 있는 취미 하나 계발해두는 것이 좋다.

취미 생활을 하다 보면 일에 무작정 몰두하기보다는 그 취미 시간을 어떻게든 만들기 위해 더 효율적으로 하려 노력하게 된다.

야근을 하거나 휴일 무를 가능한 하지 않고 평소에 강도 높게 일한다.

그래서 생기는 여유 시간을 취미 생활에 할애하는 것이다.

혹 취미 생활을 제대로 하면 일에 집중하지 못할 거라 부정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상식 있는 사람이라 주어진 임무를 도외시하면서까지 취미생활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취미생활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업무를 빨끝내 더 집약해서 일한다.

취미없는 사람은 일 시간많다는 생각에 같은 일이라도 질질 끄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쓸데없는 일도 만들어서 스스로 일을 증대시키는 경향도 다.

대개 이런 부류는 시간이 남아도 일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일 이외의 활동은 삶에서 별로 가치가 없다고 무시하기도 한다.

최소한 내 주변에는 취미가 없는 사람 중에 이런 일중독자가 많다.




퇴직할 무렵이 되면 그동안 일만 열심히 한 사람들은 인생을 참 잘 살았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그늘진 그들의 뒷모습을 보노라면  앞으로 삶이 막막하다는 공허한 소리로 들린다.

제대로 된 취미 생활을 한 번도 하지 않았으니 퇴직 후 뭘 해야 할지 몰라 늘 멍하게 지내는 사람이 많다.

우리 속담에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라고 한다.

말로 '놀아 본 사람이 잘 논다'는 말이다.

여분의 시간을 평소에 잘 활용해 본 사람이 퇴직 후 생기는 많은 여유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는 게 내 지론이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 있는 시간에 익숙하라고 한다.

그래서 일찌감치 혼자 노는 법을 배운 사람은 은퇴 후의 삶이 적적하지만은 않다.


취미생활이나 여가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일만 죽으라 한 사람은 이런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남아도는 시간을 의미 있게 사용하지 못해 집안에서만 빈둥거리다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일생각에서 벗어지 못해 전 직장의 후배들에게 연락해봤자 반갑게 맞아주는 이는 별로 없다.

간에 자기가 하고 싶은 취미 생활이나 활동을 하면 될 텐데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어 하는지 조차 모른다.  

심지어는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자신을 끝없이 책망하고 패배감에 젖어 사는 사람도 더러 보았다.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사람들이다.


※ 이 글은 진정으로 열심히 일하시는 보통사람들에게 해당하는 글이 아니라 일중독에 빠져 사는 안타까운 분들을 접하고 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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