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벌 디자인을 위한 아이디어 만들기
브랜드 비주얼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디자인 아이데이션 중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정의하기(Definition)'가 있다. '정의하기'란 브랜드 서비스의 본질적인 가치를 재해석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시각적 상징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림이나 소설과 같은 예술 작품에서 본질적으로 변함이 없는 인간의 본질이나 욕망 등을 새롭게 해석하고 이전에 없던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의 생각을 환기시키고 새롭게 느끼도록 하는 방식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브랜드는 세상에 그 존재 가치를 알려야한다. 그리고 브랜드 디자인은 가치를 시각적 이미지로 전달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브랜드의 존재 가치는 유사한 비즈니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끼리는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강렬하게 그 가치를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새롭게 생각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브랜드를 응축하여 상징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심벌 디자인이나 그래픽 모티프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데 정의하기는 필수적인 과정이라 생각된다.
브랜드 가치 정의하기
브랜드 가치를 정의한다는 것은 브랜드의 업의 본질이 무엇이고, 그 업을 통해 고객에게 어떠한 가치가 제공될 수 있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것이다.
브랜드 사례를 통해 재정의의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호텔의 본질적 가치는 무엇인가. 최근에는 호텔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호텔은 여행지에서 단순하게 잠을 자는 장소라고 정의할 수도 있지만, 여행이라는 새로운 세계로의 경험을 시작하는 관문이나 통로와 같은 의미로 정의될 수 있다.
제주에 위치한 파르나스호텔의 심벌 디자인은 미지의 세계로 통하는 관문이나 신비로운 분위기의 거울 같은 시각 이미지들을 수집하며 영감을 얻고 통로나 관문, 거울과 같은 요소들이 시각적 모티프가 되었다. 이렇듯 호텔업과 그 본질적 가치를 재정의함으로 브랜드의 컨셉이 만들어지고 심벌 디자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하나의 BI 사례를 통해 재정의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역사박물관의 가치는 무엇인가. 시대별 무형의 중요한 사건들의 기록물을 보관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볼 수 있게 하는 곳이 역사박물관이다. 미국의 '국립여성역사박물관(National Women's History Museum)'은 온라인 뮤지엄인데 그 본질이 다르지 않은 역사박물관으로서의 가치를 로고 디자인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여성 즉 Women의 이니셜 레터인 W를 활용한 이 박물관의 로고는 접이식 디스플레이 형태로 역사적인 사건의 기록물이면서 현재 온라인 뮤지엄이지만 향후 물리적인 공간에서의 전시를 하게 될 시기가 올 것이라는 것까지 고려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비유나 상징을 통해 가치에 대한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비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자연스럽고 가치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립여성역사박물관의 경우도 접이식 전시 보드 같은 사물에 빗대어 역사기록에 대한 물리적 전시 공간임을 표현한 것이다.
이렇듯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를 정의하는 과정을 통해 브랜드 디자인 아이디어를 만들게 된다면 디자인의 큰 숙제를 해결하는 셈이다. 디자인 작업을 의뢰받고 바로 시각화하는 디자인에 돌입하기보다는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정의하고 디자인을 위한 컨셉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