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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저김 Dec 11. 2023

#15. 테드창에게 감탄하고, 드니 빌뇌브에게 경탄하고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 컨택트(드니 빌뇌브)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상상력에만 의존한다면,


테드창은 그가 과학도라는 사실을 알고 읽어서 그런지, 터무니없게 느껴지지 않아 모든 글에 묘한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




<0으로 나누면> 같은 작품을 내가 온전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해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SF소설이 조금 더 마음에 남았던 것은 이해하기 힘든 과학적 지식을 뽐내는 글이 아니라,


결국은 인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늘 내포하고 있는 느낌 때문이라고 받아들인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네 인생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글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


그래서 드니 빌뇌브의 재능에 경탄했던 것 같다.


사실 원작 소설을 모르고 봤을 때는 '헵타포드'의 비주얼이 다리 7개 달린 오징어 느낌이라(심지어 먹물까지 쏘니깐...)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체경'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이나, 그들의 언어를 비주얼화 하는 과정에서는 감독의 재능이 빛났고


사전 정보 없이는 플래시 백인지 플래시 포워드인지 구분할 수 없던 장면들이 켜켜이 쌓아 올려지는 과정 역시 영상만이 할 수 있는 힘을 보여주는 것 같아 충분히 즐기며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처음 영화를 봤을 때보다 다시 영화를 봤을 때의 감동이 더 크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영화의 원제는 "arrival", 소설 원작의 제목 "네 인생의 이야기", 그리고 국내개봉 제목인 "컨택트" 각각의 의미가 모두 와닿긴 했지만, 영화와 소설 모두 딸에게 건네는 편지이자 미래의 기억을 담은 일기였던 이 모든 이야기를 포괄하기에는 "네 인생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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