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끄저김 Dec 11. 2023

#25. 인정해주지 않는 세상

파워 오브 도그(토머스 새비지) & 브로크백 마운틴(이안)

동성애라는 것이 존재하는지도 모른 채 살던 시절도 있었고,

그래서 대중적으로 '커밍아웃'이라는 단어를 모두에게 알린 홍석천 씨는 대한민국 전체에 꽤 큰 충격을 준 것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방송정지 처분까지 당하던 그가 다시 '토크쇼' 형태의 프로그램에 나와서 했던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데,

"이해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인정은 해줬으면 좋겠다."였다.

언제부턴가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말하기가 꺼려졌다.

내가 당사자가 아닌 이상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면서부터였던 것 같은데..

그래서 이성애자인 내가 동성애자를 인정할 수 있는 방법은 가장 쉬운 역지사지였다.

이성애자로 태어난 내가 동성애자가 절대 다수인 세상에 태어났다면, 과연 나는 이성애자임을 숨기고 살아갈 수 있을까?

결국 그들도 동성애자임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동성애자임을 밝히기로 선택한 사람들일 뿐인데

그들에게 세상은 너무 가혹하지 않나

그래서 책의 이 문장이 가장 와닿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세상을 혐오했다. 세상이 먼저 그를 혐오했으므로."

필, 에니스, 잭 모두 보수적인 미국사회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한 시대를 살고 있다.

어떤 사회건간에, 혐오는 쉽고 수용은 어렵나 보다.

지지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인정을 해달라는 것뿐인데도

그들을 지옥으로 몰아넣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대화하기 꺼리는 주제도 최대한 양지로 끄집어내 대화하는 것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어떤 집단의 소수자들도 결국에는 함께 살아가야 되는 사람들이니깐

세상이 혐오하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세상을 혐오하는 사람들도 줄어들길

매거진의 이전글 #24. 사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