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
아프다고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그때 아픔이 지금의 감정을 처음으로 느기게 했으니
몇 년 만에 친한 친구를 만난 듯 두 손을 진하게 잡았다.
환한 웃음이 절로 나왔다.
갑작스런 만남에 깊은 반가움이 밀려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었다.
표현할 길이 없었는데, 다행이다.
내가 감격하고 놀라는 건
아픔이 기쁨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 기쁨을 표현할 묘수가 떠오르지 않아 안타깝다.
고마움, 미안함, 기쁨을 안겨주고 싶은 마음
뭔가 도울 수 있으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
안아주고 싶고, 머리를 숙이고 싶은 마음
차원 높고 결이 다른 기쁨이었다.
그 아픔은 진주였다.
세월이 지나 진주가 될 줄 몰랐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아픔도, 앞으로의 아픔도
언제가 진주가 될 것이다.
새로운 다짐을 해 본다.
나의 아픔은 진주가 될 재료들이라고.
그러니 너무 힘들어하지 말자고.
진주 같은 아픔을 수용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