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랑하며 품고 싶고, 또 아껴주며 귀하게 여기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면 이 책이 어떨까요. 내게 주어진 환경이나 상항이 괴롭고 힘들어 그만 포기하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요.
저자는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열악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냈는지 생각만해도 아찔하고 먹먹합니다. 아무도 없는 깊은 산골의 산꼭대기에서 한센병에 걸린 할아버지와 단둘이 12년을 살았습니다. 친구는 늑대뿐이었고, 깊은 외로움과 아픔이 칠흑같이 깔린 환경이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저자는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를 발견합니다. 아버지를 대신해서 할아버지를 돌보며 살았는데, 하나님께서 할아버지를 통해 자신을 만지셨다고 고백합니다. 할아버지와의 친밀한 관계, 그리고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다녔던 교회에서 받은 사랑이 “정서와 감정”을 치유하고, “타인을 공감하고 상담하며 치유하는 능력”을 갖추게 했다고 합니다. 마치 요셉과 함께 하신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아버지의 영향이 지대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아버지는 자신과 어머니를 향해 폭력을 일삼았고, 심지어 어머니에게는 쥐약까지 먹였습니다. 중학생인 저자가 어머니를 업고 병원으로 뛰는 모습, 응급 처치를 받는 어머니 곁에 보호자로 서 있는 어린 저자의 마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옵니다. 저자가 가장 아팠다며 글에 담은 건 아버지가 자신에게 부엌 식칼을 휘둘러 머리 정수리와 손목을 다쳤다는 이야기입니다. 온 방은 피로 흥건했는데, 병원에서 돌아와 보니 아버지는 술에 취해 자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자는 예수님께서 아버지를 안고 우시는 모습을 보았다고 합니다. “…너도 아버지를 용서해 주어라. 네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사랑하는 너의 아비를 너도 사랑해 다오. 내가 오늘 밤에는 너의 아비를 위해 십자가 위에서 피를 흘린다.(79)” 저자의 글을 좀더 더 옮기고 싶습니다. “나는 힘을 내어 아버지를 안아 드렸다. 부디 아버지가 하나님을 믿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러자 내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다. 그와 동시에 아버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생겼다.(79)” 그 후에도 이어지는 아버지의 폭언에 저자는 한결같이 아버지를 대했습니다.
어두운 그림자가 매섭게 덮고 있는 그에게 이런 마음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과 하나님의 나라가 임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하나님의 돌보심이 아버지께 맞은 아픔을 덮는 큰 이불이 되어 지금은 가정 사역자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자신을 덮은 하나님의 사랑과 돌보심을 세상을 향해 힘껏 흘려보내는 하나님 나라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아내와 두 아들에게 깊은 사랑과 존경도 받고 있습니다. 저자의 아내는 남편에게 “여보, 당신은 인간문화재예요”라고 했는데, “상처를 주지 않고, 감정도 성품도 따뜻하고 기복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두 아들이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보면 부러우면서도 저 또한 좋은 아버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자에게는 모든 것을 수용하고 소화할 수 있는 바다 같은 마음이 있습니다.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해도 감정이나 말의 절제를 잘 하는 편”이라고 하며, “예수님이 주시는 성령의 은혜가 상처 하나 없는 것 같은 맑고 풍성한 감정이 되게 했다”고 밝힙니다. 그렇게 저자는 감정과 성품이 온전하게 치유되어 타인을 사랑하고 힘껏 안아줄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비결이 “교회를 통해 받은 하나님의 은혜”와 “어머니와 할아버지의 무조건적인 수용과 사랑”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깊고 넓은 사랑과 안정되고 풍성한 사랑이 삶의 현장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저자는 제자들에게도 아버지가 되어 준 것입니다. 아이들과 축구를 하고, 음식을 해 먹고, 일부러 똥침을 당해주고, 가출한 아이를 7일 동안 찾아다니고, 학교에서도 포기하려는 아이를 끝까지 붙들었습니다. 이외에도 어려움과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몸과 마음으로 뜨겁게 사랑했습니다. 또 반 아이들에게 타인을 사랑하는 법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렇게 학생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고, 예수님의 사랑을 삶으로 전했습니다.
저자의 ‘사람을 향한 사랑’은 어디까지 뻗어갈까요? 저자를 치유하고 회복하며 지붕이 되어 준 주님의 십자가 사랑과 하나님의 은혜는 다른 많은 영혼을 치유하고 살리는 삶으로 이끌어 갑니다. 가정 사역자로, 전문 상담사로, 목사와 저술가로 상처와 아픔이 있는 자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심어줍니다. 전 세대를 아우르고, 누구라도 끌어 안을 수 있는 넓은 품은 강의와 상담, 저술에서 고스란히 배어 나옵니다.
저자는 황폐하고 깨어진 곳, 눈물과 아픔이 짙은 곳을 보수하고 일으키는 목자로 그들 곁에 서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필요한 곳에 그 나라를 펼쳐 보이는 삶을 걸어 갑니다. 지금도 저자에게는 하나님의 사랑이 부어지고 채워지고 있습니다. 그 사랑이 많은 영혼을 살리는 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모든 사람들과의 만남을 복된 만남으로 만들었던 저자는 그들과 춤을 추었다고 말합니다. 그 춤을 배우고 싶습니다. 저도 저자처럼 사람들과 춤을 추는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이 춤을 배워보고 싶다면 <그 어디나 하늘나라>를 추천드립니다. 책에 담긴 저자의 이야기는 누구와도 춤을 추는 인생을 가능하게 하는 희망이 되어 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문장, 하나를 남기고 싶습니다.
“성령 충만하면 상대에게 나의 수치가 드러나도 괜찮다. 남의 수치를 덮어 주는 것도 가능해진다.(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