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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코딩 Jul 26. 2022

정보비대칭에서 큐레이션으로

정보의 연결로 중고거래를 개선하는 중고나라 위키

e커머스가 발달한 요즘에도 중고거래는 여전히 힘듭니다. 쓸모를 연결하는 중고나라는 중고거래일반 커머스보다 어려운 이유가 거래비용과 정보비대칭이라고 봅니다. 일반 커머스에서는 동질적인 여러 개의 물건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중고거래는 그렇지 않죠. 물건마다 다른 상태 때문에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의 비대칭이 발생합니다. 한 물건을 한 사람에게만 팔 수 있으므로 단위당 거래 비용도 올라가죠. 이러한 거래 비용과 정보비대칭은 중고거래에서 본질적으로 발생하므로 중고나라는 거래 비용과 정보비대칭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고거래에서 정보비대칭이 정말 본질적인 것일까요? 우리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새 상품을 살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중고거래를 할 때 우리는 여기저기서 정보를 찾습니다. 제품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남들이 많이 사는 제품이 무엇인지 찾아보기도 하고 리뷰 사이트를 뒤지고 유튜브에서 사용기를 검색합니다. 우리가 얻고 싶은 것은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이 제품을 이미 사용해 본 사람들은 어떤 평가를 하는지"입니다. 그래서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해 본 사람들을 찾아 헤맵니다. 그런데 말이죠, 제품을 사서 써 본 사람들은 어디에 제일 많이 있을까요?


네, 중고나라입니다. 제품을 제일 잘 아는 사람들 역시 중고나라에 있죠. 우리는 중고제품은 정보가 부족해서 정보비대칭이 발생한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중고제품은 풍부한 정보를 갖고 있습니다. 새 제품을 샀던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찾은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 결정을 했을 것입니다. 제품을 아끼며 사용하는 기간 동안 제품에 대한 평가도 생겼을 것이고, 이 제품을 어떻게 하면 잘 사용할 수 있는지, 고질적인 문제는 무엇인지도 체득했을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중고제품들은 이미 큐레이션을 거친 상품들입니다. 정보비대칭의 원인은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풍부한 정보를 "판매자에서 구매자로",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로" 연결해주지 못하는 데에 있는 것이죠. 쓸모를 연결하는 것처럼, 정보도 연결해준다면 중고거래의 정보비대칭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중고나라 위키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제품에 대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직접 전해주는 정보들로 중고거래가 쉬워집니다. 예를 들어 닌텐도 스위치를 사려는 사람들은 닌텐도 스위치에 구형, 신형, Lite, OLED 모델을 구분하는 법과 고질병인 조이콘 스틱 쏠림현상을 체크하는 법을 알 수 있습니다. 파는 사람들 역시 판매 시 적어야 할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내가 열심히 아끼며 사용했던 Pre-loved Goods에 대한 정보를 직접 남길 수도 있죠. 내가 적은 정보다른 사람들이 도움을 얻는 건 재미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중고나라 위키에서 사람들은 제품에 대한 경험을 서로 나누고 쓸모를 연결합니다.


그동안 Re-commerce 즉, 중고거래는 새 상품을 사는 e-commerce보다 어려웠습니다. 물건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더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그럴까요?


중고나라 위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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