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딩누크 Dec 23. 2023

산타의 존재를 묻는 아들에게

언젠가 그런 날이 올 거라 생각했지

엄마하고 아빠에게 산타가 진짜 있느냐고 묻는 날

엄마하고 아빠는 답을 미리 준비했었지


하지만 키위 네가 크리스마스 기적을 오랫동안 믿고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아이가 되었으면 했지


키위 네가

“엄마 유치원 친구들이 그러는데 산타가 없대 산타는 그냥 엄마 아빠래. ”하는 말 한마디에 엄마는 눈물이 날뻔했어.


왜 그랬을까

산타를 믿는 것과 믿지 않는 것이

순수함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누는 것도 아니고

아이와 어른으로 나누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그렇지?

혹시 아니면 그게 아니면 엄마랑 아빠랑 크리스마스 즈음에 너가 말을 안들으면 ‘너 올해 산타가 선물 안준다!’고 겁을 줄 수 없어서일까?


엄마는

마음을 가다듬고 얘기했지.

그 친구들은 산타의 기적을 경험하지 못해 본 걸까?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기적이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넌 천진난만한 미소를 띠며 얘기했지

근데 엄마, 나는 산타를 믿어. 그리고 나랑 여자친구들은 다 믿어. 친구들은 산타한테 선물을 안 받아 봤나 봐!


철렁 내려앉았던 심장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 너에게 얘기했지. 어른이 되면 산타의 선물들이 다른 모습을 하고 찾아와. 엄마한테 산타가 준 가장 큰 선물은 키위같아.


크크크 웃는 너. 맞아! 그리고 내가 엄마 뱃속에서 수영하고 다녔잖아~


하루하루 산타를 기다리며

산타에게 삐뚤빼뚤한 편지와

받고 싶은 선물을 써서 보내고


일어나자마자 어드밴트 캘린더를 찾아

오늘의 초콜릿을 까먹고


저 멀리 남쪽 뉴질랜드 가족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고


산타와 크리스마스 이야기 책을 읽으며

엄마와 아빠와 이야기하고


크리스마스 잠옷을 입고 나 홀로 집에를 수십 번 보며 킥킥대는 너


사랑스럽고 천진난만한 너를 보면 엄마는 어른이 되었지만 산타도 크리스마스 기적도 진짜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언젠가 산타가 네 마음속에서 산타복장을 하지 않고 루돌프를 대령하지 않았더래도

네가 다른 사람들에게 산타가 될 수 있음을

그리고 산타의 선물이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믿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


내일은 산타를 위해 만들자고 한 매직컵케익

같이 예쁘게 만들어 보자.

그런데 생크림은 못 샀어 키위야.

다들 산타 줄 케이크를 만들고 있나 봐!




작가의 이전글 어드밴트 캘린더 달콤한 크리스마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