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딩누크 Aug 19. 2024

홀수가 어때서?

홀수가 어때서

세 명의 엄마와 세 명의 외동이 모였다.

모두 워킹맘에다가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고 말도 잘 통했다. 아이들 또래도 비슷하여 우리는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만들기 좋아한다는 그 모임말이다.


독서모임을 만들어 볼까 하여 뒤적이던 책에 이렇게 쓰여있다. ‘아이들은 남녀 상관없이 짝수모임이 좋다’고. 책에서 본 건 있다고 우리 한 명 더 영입할까냐라는 이야기를 꺼내본다.


아니나 다를까 아직은 천방지축 남자아이들 셋이 모이니 한 명씩 돌아가며 속상한 일이 생긴다. 오늘은 A가 지난번에는 B가 속상한 일이 있었다. 역시 짝수가 답인 걸까? 다시 한번 말을 꺼내본다.


짝수가 맞을까요?


하지만 우리는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셋이 잘 놀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항상 서운한 일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니 홀수라서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친구들과의 모임도 홀수가 많았다. 보통은 이랬다. 셋이 만나는 경우도 있고 둘이 만나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는 꼭 한 명이 중간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서운한 것도 없었다. 내가 안되면 둘이 만날 수도 있지 않는가? 오히려 둘이면 하나가 안되면 그 만남 자체가 깨지는데 둘이라도 만나서 만남이 계속 이어지니 얼마나 좋은가!


그간 홀수는 외로움이라는 공식이 있었지만 나는 홀수야 말로 완벽한 숫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벌이나 작은 구멍가게나

직원이 몇 명이건 리더는 하나

홀수는 리더의 숫자였다.


1,3,5,7 럭키 넘버

우리가 좋아하는 대부분의 숫자는 홀수

홀수는 행운의 숫자였다.


우리나라의 3층, 5층 석탑이나

삼짇날, 칠월칠석이 다 홀수가 길하다는 믿음에서

기원한다고 하니 말을 다 했다.


그뿐인가?

로마제국의 건축가는 계단을 꼭 홀수로 배치히는 기준을 세웠다는데 그 이유가 그래야지 걷는 사람이 선호하는 발이 마지막에 닿는다는 이유라고 한다.


여하튼 나는 앞으로도 홀수를 사랑하련다. 나의 하나밖에 없는 남편을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여유와 빈틈과 융통성 있는 홀수 모임을


홀수가 어때서? 써 놓고 보니 더 좋구먼 그래.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 권태기 헤어 나오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