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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계형트렌드 Apr 02. 2021

기업들의 이유 있는 Upgrade!

우리 브랜드도 '레벨 업'하고 싶다면 꼭 봐야 할 레퍼런스

썸네일 이미지 ©우아한형제들



트렌드를 아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생계형트렌드 입니다. 

이번 트렌드 기획은 요즘 브랜드들의 <업그레이드>입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 브랜드들은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한 곳에 머무르기보단 변화를 꾀하고 있었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또 무엇을 위해 저마다 자체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었는지 카테고리별로 나누어 저희 나름대로 분류해 봤습니다. 또 이번 주부터는, 한 번에 읽기에 양이 너무 많다는 몇몇 구독자님의 의견이 있어 이번 주부터는 양을 조금씩 줄여보려고 합니다. 추가적인 의견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그럼 오늘도 즐겁게 봐주세요:)


 



Intro


ⓒ 지니뮤직

지난 주말 '앙리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전시회를 다녀왔는데요. 전시 티켓을 구매하니 티켓과 함께 QR코드가 담긴 팸플릿을 한 장 더 받을 수 있었습니다. QR코드의 정체는 바로 지니뮤직과 앙리 마티스 전시회의 콜라보레이션이었습니다. 이 콜라보레이션은 관람객이 작품을 관람하는 동안 지니뮤직의 추천곡을 들을 수 있도록 설정된 것으로, 미술관 내부의 재즈 관련 작품이 전시된 곳에 QR코드를 찍으면 지니뮤직의 추천 재즈 플레이리스트를 관람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관람객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이용권을 통해 지니뮤직 회원이 아니더라도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지니뮤직 이상헌 전략마케팅실장은 "앙리 마티스의 걸작을 음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함으로써 현대인들에게 정서적 위로와 행복을 선물하고자 본 프로모션을 기획했다"라고 밝히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고객에게 다가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이 프로모션을 통해 '재즈' 장르 평균 스트리밍 수치가 전월 대비 13배 상승했다고 합니다. 지니뮤직은 단지 음악 스트리밍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 영역으로 발을 넓히며 자사만의 차별점을 개척해나가고 있습니다. 지니뮤직뿐만 아니라 많은 브랜드들이 다방면에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안주하지 않고 자체 업그레이드로 저마다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던 기업들의 파격적(?)인 행보들은 함께 파헤쳐보겠습니다.






영역 확장을 위한 리브랜딩!


ⓒ 비즈니스워치

지난 1월 깜짝 합병 소식으로 서프라이즈를 준 기업이 있다. 바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지난 1월 25일 합병을 결의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새 출발 했다. 매출 규모가 수천억 원에 달하는 카카오 자회사 간 대규모 합병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페이지의 웹툰, 웹소설을 아우르는 글로벌적 IP 역량과 카카오M의 음악, 드라마, 영화, 디지털 등을 아우르는 콘텐츠 역량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에 그치지 않고 카카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카카오가 멜론을 독립시키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16년도에 멜론을 운영하던 로엔엔터를 인수하면서 멜론을 인수하게 됐다. 그 후 3년 만에 물적분할 방식으로 100% 자회사인 '멜론컴퍼니(가칭)'으로 독립시킨 것이다. 주목할 것은 다음 수순이다. 멜론을 독립시킨 이유가 카카오엔터와의 합병을 위해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멜론과 카카오엔터가 합쳐지면 카카오엔터는 콘텐츠 플랫폼으로써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IP, 장르 불문 콘텐츠, 음원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벨류체인을 확보하게 되며 시장에서 막대한 존재감을 뿜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올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카카오엔터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카카오엔터의 몸집 키우기가 콘텐츠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다음으로, 최근 사명을 바꾸면서 화제가 된 기업이 있다. 바로 구 빅히트 현 하이브엔터테인먼트다. 새 사명은 지난달 19일 자사 유튜브를 통해 진행한 '뉴 브랜드 프레젠테이션'에서 공개됐다. 방시혁 의장은 음악, 아티스트,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 많은 영역에서 경계 없이 음악의 변주를 시도하고 있는 지금 빅히트엔터라는 이름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든 사업을 아우르기 위한 새로운 이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바뀐 것은 이름만이 아니다. 하이브는 레이블, 솔루션, 플랫폼 세 축의 조직구조를 갖는다. 레이블 영역에 기존 빅히트 뮤직을 비롯한 쏘스뮤직, 플레디스엔터 등이 들어가게 된다. 솔루션 영역에는 IP, 학습, 게임 등에 특화된 전문 비즈니스 유닛이 포함된다. 플랫폼 영역의 위버스컴퍼니가 하이브의 모든 콘텐츠와 서비스를 연결하고 확장하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하이브는 이 구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사업 모델을 혁신하고 확장할 것으로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하이브는 리브랜딩의 연장선으로 용산 신사옥을 공개했다. 신사옥은 *'하이퍼 노마드(Hyper Nomad)' 콘셉트로 모든 구성원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연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쉽게 벽을 움직여 용도에 맞게 사무 공간을 변형시킬 수 있는 '모빌랙' 구조와 앱으로 좌석을 예약해 사용하는 자율좌석제를 도입했으며 리프레시를 위한 공중정원도 갖추고 있다. 새 기업 브랜드 개발 및 신사옥 공간 브랜딩, 디자인을 총괄한 민희진 CBO는 "연결, 확장, 관계를 지향하는 하이브의 가치를 담고, 기업 브랜드 변화와 함께 이루어진 공간의 변화가 업무방식과 조직 문화의 변화까지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사명과 사옥은 바뀌지만 '음악에 기반을 둔다'라는 기업 본질은 유지된다. '음악으로 감동을 전하고 선한 영향력을 나누며 삶의 변화를 만들어 간다'는 지향점을 분명히 하며 기업의 정체성을 확실히 담았다. 새로운 이름으로 시작될 하이브의 움직임이 엔터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볼만하다.

하이퍼노마드: 새로운 시장과 패러다임을 창출하며 창조적인 일을 하는 지적 자산가






좌) ⓒ할리스 우) ⓒ하이트진로

할리스커피는 최근 혁신적인 결단을 내렸다. 자신들의 브랜드명에서 '커피'를 떼내겠다고 밝혔다. 할리스는 마시는 공간을 넘어 일상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동안 카공족 좌석, 카페食,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굿즈 등을 선보여온 노력이 영역 확장을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함으로 보인다. 신유정 할리스 대표가 "할리스의 빨간 왕관을 쓴 것처럼 자신을 사랑하고 열정을 다해 최고가 돼가는 MZ세대들과 더욱 가깝게 호흡하고 싶다"라고 말한 만큼 앞으로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 공간이 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기업 리브랜딩 외에도 제품 리브랜딩으로 업그레이드를 꾀하기도 한다.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1924'의 제품명을 '일품진로'로 바꾸고 새로운 모습으로 리뉴얼 출시했다. 세련된 라벨 디자인, 크리스털 느낌의 병뚜껑, 슬림 병형으로 바뀐 모습에서 트렌디한 모습으로 거듭나고자 한 하이트진로의 노력이 엿보인다.








이용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할 업그레이드


좌) 왓챠관 ⓒ CJ CGV, 우) 왓챠 파티 갈무리 ⓒ왓챠

앞서 본 업그레이드 사례는 기업 관점에서의 업그레이드였다면, 이번에 소개할 업그레이드 사례는 이용자의 관점에서의 업그레이드다. 그중 왓챠가 눈에 띈다. 왓챠는 2월부터 지인들과 콘텐츠를 단체 관람하면서 채팅할 수 있는 '왓챠 파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지인을 최대 100명까지 초대해 함께 콘텐츠를 볼 수 있으며 초대받는 지인도 왓챠 이용권을 사용 중이어야 한다. 또한 왓챠는 온라인 상 경험 확대를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이용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왓챠는 이달 1일 CGV 왓챠관을 오픈한다. 왓챠관은 전국 CGV 매장 14개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왓챠의 수입·배급 작품을 큰 화면과 풍부한 음향으로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4월에는 왓챠가 독점 수입, 배급한 작품 '리틀 조'가 상영된다. 이 콜라보레이션은 기존에 경쟁구도라고 여겨져 왔던 OTT와 극장이 협업하여 상생 모델을 구축한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왓챠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역시 안드로이드 앱에서 '수면모드'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이용자를 위한 OTT의 다양한 업그레이드 활약이 기대된다.





좌) 카카오톡의 카카오쇼핑 탭 ⓒ 카카오, 우) 선공개된 배민쇼핑라이브 체험용 영상 ⓒ우아한형제들

카카오톡 유저라면 카카오톡의 달라진 점을 단번에 눈치챘을 것이다. 바로 하단 탭 메뉴에 카카오쇼핑 탭이 추가되면서 탭 메뉴가 다섯 개로 늘어난 것이다. 카카오쇼핑 탭에서는 선물하기·메이커스·쇼핑하기·카카오쇼핑라이브 등의 서비스에서 운영되는 상품 중 만족도가 높고 후기가 좋은 상품 등을 위주로 선별하여 카카오쇼핑에서 선보인다. 기존 더보기 탭에 있던 것과 큰 차이는 없지만 이용자 유입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눈여겨 볼만한 점은 카카오쇼핑라이브를 최상단에 배치해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확대를 반영한 업데이트로 보인다. 이런 라이브커머스에 주목한 또 다른 기업이 있다. 바로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9일 배달의민족은 국내 배달앱 가운데 처음으로 라이브쇼핑 커머스 '배민쇼핑라이브'를 시작했다. 배민 앱 내에 새로 생긴 아이콘을 통해 접속할 수 있으며 라이브쇼핑 방송을 실시간이나 VOD로 시청할 수 있고 관련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각 지역 배달 맛집의 인기 메뉴를 밀키트 상품으로 만들어 방송하는 등 배민 고객들에게 특화된 콘텐츠와 상품으로 차별점을 가져갈 전략이다. 점점 더 과열되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마지막에 웃게 될 자는 누구일지 주목해봐도 좋을 듯하다.




ⓒ 네이버

한편 네이버는 소비자 리뷰 방식을 올해 3분기 개편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소상공인 가게에 대한 소비자의 '별점'형 리뷰 방식에서 '태그 구름' 방식으로 새롭게 단장한다. 태그 구름은 각 가게의 특성을 보여주는 주제어가 가시화되어 표현되는 형태로, 네이버 AI 기술이 방문객 리뷰를 참고해 키워드를 추출하여 태그 구름을 만든다. 이것은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는 리뷰 방식으로, 리뷰 공간이 평가의 장을 넘어 개인의 취향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가 "오프라인 가게들은 소수 사용자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가게와 방문객이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리뷰 구조 등에 책임감 있게 고민해 새로운 툴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한 만큼 소수의 악성 리뷰로 인한 소상공인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짧은 코멘트 중심의 리뷰 환경도 개편되어, 사용자는 자신의 취향과 비슷한 리뷰어의 리뷰를 우선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고 리뷰어를 구독하는 것도 가능해지게 된다. 





ⓒ 벅스

이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이용자의 경험을 확대하고자 변화를 감행하고 있다. 벅스는 다수의 유저와 플레이리스트를 실시간 편집할 수 있는 '콜라보 앨범' 기능을 도입했다. 콜라보 앨범은 원하는 유저와 함께 재생 목록을 만들어가는 기능으로 실시간으로 곡을 추가하고 삭제할 수 있다. 벅스 앱을 설치하지 않은 외부 이용자도 곡을 추가할 수 있어 외부 이용자의 유입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메가박스와 문화 분야 주거서비스 개발 및 제휴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최신 영화 상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협약으로 '디에이치' 및 '힐스테이트' 입주민들에게 차별화된 주거서비스를 제공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였다. 현대건설은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에 메가박스 프리미엄 상영관을 구축할 계획이며 영화,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상영할 예정이다. 마켓컬리 역시 상반기 내로 수도권에 한정된 새벽배송을 비수도권 지역까지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김슬아 대표는 "우선 수도권에서 인접한 인구 밀접지역부터 새벽배송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며, 비수도권 지역 확장 계획은 추후 다시 공개하겠다"라고 밝혔다. 국내에 붐이 일었던 클럽하우스 역시 이르면 5월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 버전이 출시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최근 꺾인 성장세를 다시 회생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하락세를 타게 될지 전망을 예측해보는 것도 재밌을 듯하다.







브랜드 리바이탈을 위한 파격 업그레이드!

*Brand revitalization:  브랜드 이미지가 침체됐을 때 만회하기 위해 변화를 꾀하는 것


ⓒkb국민은행 블로그

모든 브랜드엔 '브랜드 라이프 사이클'이 존재한다. 처음엔 신선했던 브랜드도 시간이 지나면 진부해진다. 이에 많은 브랜드들은 지속적인 내외부 업그레이드를 통해 브랜드의 생명을 이어나가려 노력한다. 브랜드가 한 번 올드한 이미지로 각인되면 다시 이미지를 탈환하기 힘들어지므로 브랜드의 끊임없는 활성화가 아주 중요하다. 최근 MZ세대가 중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기업들의 업그레이드 노력이 돋보인다. 사례를 함께 살펴보자.




ⓒ 쌍방울 인스타그램
ⓒ BYC

이름부터 옛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60년 전통의 언데웨어 기업 '쌍방울'. 쌍방울은 젊은 세대보단 어르신들의 '매리야스'로 더 익숙한 브랜드였다. 그런 쌍방울이 배우 김수현을 'TRY' 모델로 발탁했다. 이덕화 엘리베이터 광고로 큰 인상을 남겼던 쌍방울이 젊은 대세 배우 김수현을 택한 것은 MZ세대와의 소통을 위한 파격적인 변신이라고 볼 수 있다. 관계자 역시 김수현 모델 기용을 기점으로 MZ세대를 겨냥한 홍보를 통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이라 밝혔다. 업종 내 비슷한 사례로는 BYC가 있다. 런칭 70주년이 넘은 BYC 역시 그간 '아저씨 내복' 같은 이미지로 통했다. 하지만 영한 이미지의 아이돌 '아린'을 내세워 상큼하고 트렌디한 이미지로 변신하며 브랜드 심폐소생에 대성공했다. 이처럼 적절한 모델을 기용하는 업그레이드 방법이 기업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승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HDC현대산업개발(왼쪽), 삼성물산, 포스코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한편 건설업계 최근 화두도 '브랜드 리뉴얼'이다. 보통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 강남권 진출을 위한 프리미엄 브랜드 확대에 힘써왔다. 그런 건설사들이 브랜드 고급화가 아닌 리뉴얼에 눈을 돌렸다는 것엔 어떤 의미가 있을지 살펴보자.


먼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아이파크'(IPARK) 브랜드 론칭 20주년을 맞아 리뉴얼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선포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현산이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산 관계자는 고객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새로 만들기보다는 기존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전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특허청에 자사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의 새 로고 상표권 출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20년 만에 단행한 리뉴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새 로고는 기존 래미안의 한자 '來未安' 대신 영문 'RAEMIAN'이 들어간다. 최근 건설사 네이밍 트렌드가 영어를 쓰는 것인데,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로 지난해에는 포스코건설이 '더샵'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하며 트렌디한 로고로 디자인을 변경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건설업계의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권 그중에서도 강남권에 진출하려는 중견 건설사와 지방 건설사와의 차별화를 꾀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시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시장의 분위기가 변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대중적인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건설업계에서도 브랜드 친밀성을 높이기 위한 업그레이드 노력이 돋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 리뉴얼 전과 후

제품 자체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브랜드 친숙도를 높이는 경우도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레쓰비 카페타임'의 패키지 디자인을 교체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패키지의 기존 레쓰비 카페타임은 20대부터 40대 직장인에게 많은 호응을 받는 제품이다. 레쓰비는 친근한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패키지 디자인을 전면 리뉴얼했다. 귀여운 이모티콘과 '#넛뿐이야', '#으른입맛' 등의 유쾌한 해시태그를 그려 넣어 젊은 감각을 살렸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이번 패키지 디자인 리뉴얼이 소비자에게 레쓰비 카페타임이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하며 이번 업그레이드의 의미를 밝혔다. 


ⓒ롯데칠성음료

반대로 요즘은 뉴트로 트렌드로, 향수를 자극하는 제품이 오히려 가장 트렌디한 아이템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브랜드의 업그레이드 전략은 리뉴얼이나 새로운 런칭이 아닌, 제품의 부활로 나타나게 된다. 앞서 살펴본 레쓰비 카페타임이 소비자와의 친밀함을 위해 리뉴얼을 단행했다면, 레쓰비 오리지널인 마일드커피에서는 추억을 부활시켰다. 롯데칠성음료는 레쓰비 30주년을 맞아 레쓰비 레트로 패키지를 한정 생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추억의 제품들이 재출시되면서 기성세대는 어린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반가움, 젊은 세대는 신선하고 독특한 제품으로 주목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목적은 같지만 다른 방식으로 제품 업그레이드 전략이 나타나기도 한다. 







뭉쳐야 산다! 콜라보를 통한 업그레이드


근래 몇 년간 기업들이 너도나도 손잡고 콜라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업계를 가리지 않고 열풍인 콜라보 마케팅은 톡톡한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많은 기업들이 업그레이드 방법으로 콜라보 마케팅을 택하고 있다. 연관성 있는 기업 간의 콜라보는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이종산업 간의 이색적인 콜라보는 이슈화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 최근 사례를 보자.


ⓒ4XR

매년 신박한 콜라보로 등장해 눈길을 끄는 기업이 있다. 바로 온라인 편집몰 4XR이다. 이번 콜라보는 '제비표페인트'와 함께했다. 제비표페인트의 색깔을 잘 살린 팝아트 느낌의 디자인으로 아이템을 구성했다. 4XR의 외국인 모델이 갓과 부채를 쓰고 있어 제비표가 주는 한국적인 이미지도 잘 살렸다. 콜라보를 기념해 구매 시 ‘4XR X 제비표페인트’ 콜라보 페인트통, 브러시, 페인트 0.5L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제비표페인트는 2015년, '제비스코'로 사명을 변경하였음에도 여전히 우리에겐 제비표페인트라는 이름으로 익숙하다. 즉 제비표페인트가 가진 고정된 이미지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패션 브랜드 4XR과의 콜라보는 더 파격적이고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한편 이러한 콜라보를 선두한 4XR은 지난해 곰표, 천마표와의 콜라보도 진행했다. 이에 대해 4XR 김광선 팀장은 “곰표, 천마표에 이어 제비표까지 이름 끝에 모두 ‘표’가 들어가는 기업 제품들일뿐 아니라 곰, 말, 제비 등 동물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로고들로 주변에서 동물농장 콜라보로 모든 제품을 한 번에 진행해보는 것은 어떠냐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라고 전하며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한 층 높였다. 



ⓒ뚜레쥬르

위 사례가 이종업계간의 이색적인 콜라보였다면, 동종 업계 간의 콜라보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사례도 있다. 뚜레쥬르는 교촌과 협업해 '교촌을 품은 뚜쥬 고로케'를 내놨다. 출시 일주일 만에 20만 개 판매량을 달성했는데, 이는 뚜레쥬르 출범 이후 단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 됐다. 한 기사에 따르면 이런 분위기가 뚜레쥬르에겐 새로운 국면이 될 수 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모펀드 칼라일과의 매각 협상이 불발된 가운데, CJ푸드빌이 뚜레쥬르를 다시 제대로 키워낼 명분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콜라보 이후 독자 행보에 박차를 가하며 공격적으로 콜라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31일에는 게임 '어몽어스'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녹인 케이크를 출시하며 이색 협업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례처럼 단 한 번의 성공적인 콜라보 마케팅이 기업에게 두 번째 전성기로 가는 발판이 되어주기도 한다.




ⓒ농심

타 기업이 아닌 자사 제품 간의 조합을 통해 콜라보 마케팅을 선보이기도 한다. 농심은 지난주 양파링에 짜파게티 맛을 조합한 신제품 '짜파링'을 출시했다. 양파가 짜장면의 주 재료로 사용된다는 재미있는 생각에서 탄생한 제품이다. 농심은 이전에도 포테토칩 육개장사발면맛(2019년), 김치사발면맛(2020년) 등 자사 상품 간의 콜라보를 활용한 제품 업그레이드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농심 관계자는 "양파링과 짜파게티는 모두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사랑받아온 농심의 대표 제품"이라며 "두 장수 브랜드의 조합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맛과 재미로 다가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자사에 인기를 보증하는 킬러 콘텐츠가 존재한다면, 그들 간의 콜라보를 통해 브랜드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된다. 




ⓒ LG전자

마지막은 콜라보를 통해 타 브랜드를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한 영리한 사례다. 인기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동숲)에 LG올레드 TV가 등장했다. LG전자는 동숲에 가상공간 '올레드 섬'과 올레드의 자발광 특성에서 착안한 '릿(LIT)섬'을 마련했다. 동숲 게이머들은 올레드 섬에 방문해 스포츠, 게이밍, 영화,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등 다양한 콘셉트에 맞춰 꾸며진 LG올레드 TV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게이머들이 섬 안에 숨겨진 LG 올레드 TV를 찾는 보물찾기 같은 소소한 재미 요소도 숨겨놨다. 이번 마케팅은 LG전자가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콘텐츠에 익숙한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메타버스 요소를 접목한 활동이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콜라보는 업계 최초, 디지털 전환은 물론 잠재고객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LG전자만의 똑똑한 업그레이드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사례다. LG전자의 필두로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과 콜라보하는 기업들의 新업그레이드 사례가 앞으로 다양하게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메타버스: 현실과 초월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돼 만들어지는 초현실세계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생트의 메타버스 편을 참고해주세요!)







Outro

외국 한류 전문 매체가 스포티파이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구 카카오M)의 갈등을 다룬 기사. (한겨레 재인용)

지금까지 각자 목적을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를 실행한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마지막 단락에서는 콜라보를 통한 업그레이드를 알아봤는데요, 그중 기업들이 반면교사하면 좋을 사례가 있어 가져와봤습니다. 바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구 카카오M)와 스포티파이의 갈등 사례입니다. 최근 카카오엔터와 스포티파이의 협상이 성사되며 이제 국내 스포티파이에서도 카카오엔터가 유통하는 아이유와 임영웅 등의 음원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꽤나 기쁜 소식인데요, 하지만 그 내막에는 소비자를 위해서가 아닌 기업간의 이해득실이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먼저 카카오엔터가 초기에 음원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카카오가 운영하는 국내 음원 서비스 멜론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스포티파이의 국내 시장 잠식을 견제한 것이죠. 그결과 스포티파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현지 0.5%에 그치는걸 보면 견제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맞서 스포티파이 역시 글로벌 서비스에서 카카오엔터의 음원을 모두 제외해버립니다. 스포티파이는 두 회사 간의 계약이 2월 28일 만료되면서 재계약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보복 조치라는 의견이 파다했습니다. 이에 많은 케이팝 팬들과 가수들이 피해를 보면서 트위터에서  #SpotifyKakaoM이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고 결국 두 회사는 지난달 11일 협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국내 가수 타블로의 트윗이 갈등의 핵심을 잘 찔러서 가져와봤습니다. 


“스포티파이와 카카오엔터의 협상 결렬 탓에 우리 뜻과 무관하게 에픽하이 새 앨범의 글로벌 서비스가 중단됐다. 누구 잘못인지를 떠나, 기업들이 예술보다 욕심을 우선할 때 왜 항상 아티스트와 팬들이 고통받아야 하는가?” ⓒ타블로 트위터


이번 협상은 겉으로 보기에는 스포티파이의 서비스 업그레이드로 보여지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지향점이 이용자에게 있지 않고 기업에 있다는 것을 시인한 것과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이처럼 기업간의 이해득실 싸움으로 인해 이용자의 새우등이 터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기업 간의 이해득실 싸움은 기업 이미지 훼손으로 귀결돼, 돌아보면 결국 기업 스스로에게도 장기적인 손해로 남게 될지도 모릅니다. 기업의 욕심이나 사익은 잠시 내려놓고, 고객과 상생하는 방향이 우선되는 '건강한 업그레이드'를 지향하길 바라며 이번 생트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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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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