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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담홍 Nov 19. 2023

내 몸 상태 인정해 주기

2023.11.18.토


감사일기

1) 푹 늘어져서 쉴 수 있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2) 오디오 북에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3) 가족들과 드라마 보며 함께 하는 시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정일기

1) 금요일부터 컨디션이 쭉쭉 내려앉았다. 허리가 아파서 누워있기도 힘들고, 걸을 때는 더 심했다. 토요일 아침에는 더 안 좋아졌다. 병원 문 닫기 전에 서둘러 정형외과에 갔다. 가자마자 초음파하고, 허리와 골반에 주사를 맞았다. 10대 넘게 맞은 듯. 염증이 심하다면서 링거까지. '아 이렇게 심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한 것도 없는데 도대체 왜 아픈 거야! 김장한 이후로 좀 안 좋긴 했는데, 방치해서 그런가? 김장 때 내가 일을 하면 얼마나 했다고. 엄마가 거의 다 했는데. 앉아서 조금 버무린 것밖에 없는데'하면서 별거한 것도 없이 아파하는 내 몸이 너무 싫었다. 그러다가 아차 싶었다. '그래, 누구에게는 별것 아니지만 내 몸에는 별거처럼 무리가 되었는지 모르지. 그걸 내가 알아줘야지. 내가 안 알아주면 어떻게! 너무하네. 아무도 아픈 거 몰라주는 데, 나라도 내가 나를 알아줘야지!' 했다. 링거는 오버 아닐까 싶으면서도 의사가 맞으라는데 그냥 맞자 하고 한 시간 동안 링거 다 맞고, 물리치료를 받고 집에 왔다. 집에 와서도 축 늘어지는 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밥도 마다하고 종일 누워서 잤다. 


[위대한 유산] 오디오 북을 틀어 놓고, [애니팡] 게임을 하면서 침대에서 뒹굴뒹굴했다. 얼마 만에 눈 딱 감고 뒹굴 뒹굴 하는 건지. 종종 뒹굴거리긴 하지만 그때마다 마음이 좀 불편했었다. 이번에는 나에게 스스로 말했다. '어차피 쉴 거면 내려놓자' 남편에게 다 맡기고 푹 쉬었다. 그랬더니 이제야 기운이 좀 난다. 


이 시간에 되어서 무언가 할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밀린 감투성 일기를 쓰고, 오늘의 감투성도 써본다. 


몸이 아프면 아프냐고 알아주자. 제발 별것도 안 했는데 왜 아프냐고 타박하지 말고!

2) 이 이야기를 쓰는 데, 어제 어모쌤님과 카톡으로 대화한 게 내용이 생각난다. 

"오늘 일 안 했어요."라고 내가 말하자 

어모쌤님이 " 오늘 일 안 했어도 일한 거지. 일이 없었던 거지 일을 안 한 게 아니잖아" 

이 말을 듣자마자 아! 하는 탄성이 나왔다. 그렇다. 나는 일은 없었지만 일을 안 한 건 아니다. 대기를 하고 있었으니깐.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회사 일이 언제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자리를 비우지 않고 지키고 있었다. 그러니 이것은 일이 없었던 거지 일을 안 한 게 아니었다. 그 시간을 회사의 시간으로 비워두었으니깐. 


매번 회사에서 일이 안 올 때마다 나는 일을 안 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일 한 것처럼 피곤했다. 마음이 그래서 그런 것 같다. 일이 안 와도 일이 언제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항상 긴장은 하고 있으니깐.


마음 편하게 있다가 일 오면 하면 되지 하면서도 늘, 카톡을 수시로 확인한다. 책임감이 너무 강한 걸까? 

암튼 어모쌤님이랑 대화할 때마다 나가 생각하게 되는 방식을 알게 되고, 내가 여기서 관점을 조금 바꾸게 되면 내가 나를 덜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고마운 분~^^ 


성공일기

1) 푹 쉬기!


바람

1) 주말엔 쉬기


피드백 글쓰기

침대에 누워서

오디오 북 들으면 게임을 하는 시간.

아무 생각 없이 아주 좋았다.


사실 밀린 책들 많은데..;;


내일은 책을 좀 펼쳐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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