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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하 Jun 05. 2024

왜 문학인가

나에게 문학은 무엇인가?     




나는 여행을 준비 중이다. 여행을 가려고 보니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선글라스다. 선글라스를 챙겨가지 않아서 현지에서 선글라스 파는 곳을 찾아 헤맨 적도 여러 번 있다. 나이가 들어 웬만큼 화장을 해도 표시가 안 나지만 선글라스 하나면 멋까지 부릴 수 있어서 좋다. 여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선글라스인 것이다. 우리의 인생에도 선글라스가 필요하다. 손그늘을 만들어야 보이는 먼 풍경과 가까워도 눈이 부셔 볼 수 없는 진실들을 탐구하기 위해서 마법처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선글라스를 끼면 즉각적인 현실을 넘어 광범위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빛에 색조를 입히고 눈부심을 줄여 세상을 더욱 생생하고 보기 쉽게 만든다. 유해한 자외선과 밝은 빛의 불편함으로부터 눈을 보호한다. 나만의 여행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선글라스다.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순간적으로 주변환경에서 분리된 느낌이다. 문학이 우리의 일상에서 일시적인 탈출을 허용하는 것처럼 다양한 세계와 경험에 몰입시켜 새로운 사고와 상상을 탐구할 수 있다. 일상에서도 선글라스만 끼면 나만의 여행이 가능한 것이다.


수전 손택은 소설가는 여행을 데려가는 사람이라고 했다. 소설 속으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꼭 착용해야 하는 것이 바로 나만의 선글라스다. 문학은 새로운 통찰력과 관점을 제공하여 우리의 생각을 변화시킨다. 다양한 렌즈를 통해서 세상을 보고 강렬한 빛으로 인한 왜곡을 줄여 선명도를 높여 보다 미묘한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선글라스가 다양한 스타일과 디자인으로 개인의 개성과 패션 감각을 표현할 수 있듯이, 문학도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 목소리를 포괄한다. 기드모파상은 비평가가 예술 작품의 다양한 예술적 가치를 편견 없이 선입견 없이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문학의 다양성은 인간 표현의 다양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문학은 다양한 맥락, 문화, 상황을 다루면서 우리의 삶에 선글라스를 착용시킨다. 우리가 위안을 구하든, 이해를 구하든, 모험을 구하든 관련된 통찰력을 제공한다. 


마찬가지로, 좋은 문학 작품은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아 제시된 이야기나 아이디어에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집중시킨다. 어렸을 때 처음 소설을 읽고 책 속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밤을 지새운 적이 있다. 소설에 몰입되어 잠시 일상과 분리되고 오로지 소설 속의 주인공이 살아가는 이야기에 그토록 가슴이 아려왔다. 밀란쿤데라는 소설의 정신은 복잡함의 정신이라고 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데 그저 보이는 대로만 보고, 믿는 대로만 믿는 단순한 사실로 치부되는 현실을 비판한다.


문학은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탈출할 수 있게 해 준다. 물리적 세계에 문학이라는 선글라스를 끼면 독특한 렌즈로 내가 진실이라 믿었던 세계의 복잡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다. 인생이라는 여행을 잘하기 위해서 꼭 문학이 필요하다. 문학을 통해 아름답고 다양한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보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 문학은 인생이라는 여행에  없어서는 안 될 마법의 선글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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